[중고차 다시보기] 단박에 사는 전기차? 2세대 쏘울 EV

매주 중고차를 소개하는 로드테스트 <위클리 중고차> 3편. 이번엔 중고 전기차다. SK엔카 진단을 받은 데다 보험 이력 하나 없이 깨끗한 기아 쏘울 EV를 소개한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임근재 실장(www.studio-z.co.kr), 취재협조 SK엔카

전기차를 새 차로 사려면 구매 절차가 다소 복잡하다

복잡한 절차, 딱 질색이라면

‘전기차 한 번 사볼까?’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한 번쯤 드는 생각이다. 그러나 아무나 살 수 없다.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신청해, 지자체가 지원 대상자로 선정해야 살 수 있다. 올해 구매보조금 대상은 4만3,000대. 이 안에 들어야 한다.

이런 복잡한 절차가 딱 질색이라면, 손쉽게 살 수 있는 중고 전기차는 어떨까? 신차 보조금은 못 받지만, 가격을 보조금만큼 덜어낸 후 매기는 데다 취·등록세를 최대 200만 원까지 덜어준다. 공영주차장 할인(50%) 및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50%) 등 혜택도 그대로다.

전기차 신차 구매 후 의무운행 기간은 2년(일부 지역은 다른 지역 판매만 금지). 2017년 2월 이전에 등록한 중고 전기차가 물망에 오른다. 때마침 보험 처리 이력 하나 없는 말끔한 2017년형 쏘울 EV가 매물로 올라와 직접 살펴봤다.

친환경 네모

먼저 간단 소개부터. 쏘울 EV는 2세대 쏘울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우리나라 전기차 시대를 연 1세대 전기차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 3만여 대를 넘었다. 박스카 스타일 실용성과 전기 파워트레인 경제성이 강점이다.

매물은 2016년 9월 등록 후 3만8,000㎞ 달렸다. 앞서 말한 대로 보험처리 이력은 전혀 없다. SK엔카 진단사가 외판 교환 하나 없는 출고 상태 그대로 유지한 상태를 확인했다. 값은 1,780만 원. 신차 때 값이 4,552만 원이니 단순히 계산하면 2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61%가량 값이 줄었다.

일반 쏘울을 바탕으로 하늘색 장식을 더했다

수많은 중고차가 빽빽이 늘어선 매매 단지. 쏘울 EV는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마치 ‘나 전기차야’라고 자랑하듯, 흰 차체 위 지붕 등 곳곳에 푸른색 포인트를 더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일반 쏘울과 다를 바 없으나, 네모난 박스카 스타일이 친환경 분위기 색감과 퍽 잘 어울린다.

충전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실내 램프, 충전구 두 개를 품은 그릴 장식, '3'자 모양 쏘울 EV 전용 테일램프, 흰색 플라스틱을 덧붙인 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재밌는 사실은 꽉 막은 그릴 모양 장식이 일반 쏘울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이유는 모양뿐인 쏘울과 달리 안쪽에 충전구를 품기 때문이다. AC 완속과 DC 급속 두 개 충전구가 모두 들어간다. 이 외에도 흰색 플라스틱 장식을 덧붙인 16인치 휠과 붉은 LED를 ‘3’자로 배치한 테일램프가 다르다.

첨단 느낌을 낸 디지털 계기판(왼쪽),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통풍, 열선 등 풍부한 편의장치가 있는 변속레버 주변(오른쪽)

속도 마찬가지다. 순수한 하얀색으로 뒤덮은 센터패시아와 변속 레버가 ‘배출가스 없는 차’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더욱이 운전대 뒤에선 전자식 계기판이 빛난다. 요즘 차처럼 통째 화면은 아니다. 하지만 작은 LCD 및 OLED 화면 세 개를 검은 바탕 위에 늘어놓아 하나의 큰 화면처럼 보인다. 천장과 바닥 곳곳에 사탕수수와 옥수수로 만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촉감도 색다르다.

네모난 모양 덕분에 공간이 넉넉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박스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앞 유리가 곧추서고 천장이 높아 작은 SUV에 앉은 기분이다. 물론 백미는 공간. 천장이 높아 2열 앉는 자세와 시야가 쾌적하며, 60:40으로 나뉘는 뒷좌석을 접으면 짐 싣기 좋은 네모난 공간이 펼쳐진다.

토션빔 서스펜션 뒤로 바닥으로 낮게 내려온 배터리와 덮개가 보인다

그런데 전기 배터리는 어디에 있을까? 대개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은 친환경차는 배터리가 실내 공간을 잡아먹는데, 쏘울 EV는 공간이 그대로다. 자세히 살펴보니 배터리는 바닥에 납작하게 붙었다. 평평한 덮개까지 덧붙인 높이는 뒤 양쪽 바퀴를 잇는 토션빔보다도 낮다. 아래로 끌어당긴 무게중심을 예상할 수 있는 구조다. 제원상 가장 낮은 바닥 높이는 150㎜.

중고차인데도 운전석 시트 가죽이 늘어나지 않을 만큼 상태가 좋다

직접 본 매물은 3년이 채 안 된 시간과 짧은 주행거리를 대변하듯 신차와 다름없이 깨끗했다. 잿빛 실내는 오염에 덜 민감하기도 하다. 운전석 통풍 시트,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뒷좌석 열선까지 여러 편의장치도 모두 문제없이 작동한다.

7년 또는 12만㎞ 보증 남았다

아무래도 전기차라서 배터리 수명 걱정이 앞선다. 기아차도 이런 걱정을 예상해 망설이지 않도록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배터리 및 전기차 주요 핵심부품을 10년 또는 16만㎞ 동안 보증한다. 2년 5개월, 3만8,000㎞ 달린 매물은 아직도 7년 7개월 또는 12만2,000㎞가량 보증 기간이 남은 셈이다.

최고출력 111마력, 최대토크 29㎏·m 성능을 내는 전기 파워트레인

전기 파워트레인 성능은 무난하다. 최고출력 111마력, 최대토크 29㎏·m 뿜는 전기 모터를 심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11.2초 만에 가속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145㎞. 최고출력 200마력을 넘나드는 요즘 고성능 전기차에 비하면 그저 평범하다.

2017년형 매물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48㎞. 27㎾h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바닥에 붙는다. 충전시간은 급속 33분(94%)가량, 완속 4시간 20분이다. 참고로 2018년형 쏘울 EV는 30㎾h 배터리를 얹어 주행거리가 180㎞로 오른다.

음악에 따라 스피커 색을 바꾸는 '라이팅 스피커'는 쏘울만의 특징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ADAS)는 없다. 2014년 출시한 준중형급 차에 이런 장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단지 일반적인 크루즈 컨트롤과 급제동 시 테일램프를 빠르게 깜빡이는 급제동 경보시스템, 주행 속도에 따른 가짜 엔진 소리를 내는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 등이 눈에 띈다.

기아 쏘울 EV는 시세가 생길 만큼 거래가 많지 않다. 단순히 현재 SK엔카 매물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2014년식은 1,550만~1,650만 원, 2015년식은 1,630만~1,690만 원, 2016년식은 1,499만~1,790만 원, 2017년식은 1,600만~1,890만 원에 판매 중이다.

한편, 쏘울 EV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했다. 5년간 연도별 주요 변화와 리콜 정보를 아래 정리했다.


<연도별 쏘울 EV 주요 변화>

<쏘울 EV 주요 리콜>

<제원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