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변화가 불러오는 힘..'쓰레기'를 덕질하는 사람들 [밀착취재]


◆“제로웨이스트가 아니라 우리 쓰레기덕후들 같아” 그렇게 시작된 덕질

◆‘맨땅에 헤딩’ 지속 홍보에… 시장 상인도 “재래시장도 봉투 규제해야” 인식 전환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금자씨는 “재사용 용기에 익숙지 않은 상인들이 한 팩에 3000원인 멸치볶음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당황스러워하시고 손님을 냉대하거나 아예 안 해주는 곳도 있었다”며 “심지어 ‘일회용팩 그대로 가져가서 집에서 옮겨 담으라’는 소리도 들었다. 좋은 일을 하는데 왜 우리가 칭찬은커녕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가? 열 받아서 시장 내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쓰덕 회원을 포함한 여러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시장 안을 돌아다니며 일회용품 줄이기 홍보 활동도 하고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를 했다.
고작 몇 명이 무엇을 바꿀까 싶었건만 결과는 금자씨의 표현대로 ‘감동적’이었다. 시장에서 장바구니와 재사용 용기를 환영하는 문화가 싹텄다. 일회용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상인들은 스스로 ‘대형마트·중소마트도 비닐봉투를 못 쓰게 하는데 왜 전통시장은 그대로 두냐. 규제가 있으면 손님들에게 안 줄 수 있는데 없으니 그러기가 힘들다’고 속상해했다. 한 반찬 가게 사장은 ‘플라스틱은 멀리, 가족은 가까이’라는 현수막까지 걸고 자비로 장바구니 200개를 제작해 뿌리며 ‘제로웨이스트 반찬 성지’로 거듭나기도 했다. 금자씨는 “물론 10~20년 관성적으로 일회용품을 제공해왔던 상인들의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는다. 변화는 천천히 오고 있다”며 “그래도 ‘일회용품을 안 쓰는 게 불편하긴 하지만 이게 좋은 거고 다 같이 해보자’는 인식과 문화가 생겼다는 게 정말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매장 내 일회용컵을 잡았으니 이젠 테이크아웃(Take-out)컵 잡으러!”

시즌1의 성공을 자양분으로 쓰덕은 플라스틱컵 어택 시즌2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금자씨는 “매장의 일회용컵을 잡았으니 이젠 테이크아웃(Take-out)컵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 달 쓰덕은 시민들과 서울 홍대거리에 버려진 일회용컵을 모아 브랜드별로 분류한 뒤 가장 많은 양을 배출한 커피전문점 브랜드 매장에 이를 다시 갖다 주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컵 보증금 제도 부활을 촉구하는 맥락이다. 올삐씨는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아무렇지 않게 많이 제공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그러한 관성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며 “보증금 제도가 있으면 지금 당장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일회용품 과다 사용을 막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던 2002~2008년 매장당 일회용컵 사용량은 평균 2만7011개였으나 폐지 후 10만7811개로 5배 증가했다. 이후 증가 추세는 계속돼 폐지 6년 만에 일회용컵 전체 사용량은 2009년 4억3246만개에서 2015년 7억1914만개로 66.3% 늘었다.
◆“꼭 완벽하지 않아도 좋아” 2% 변화가 불러오는 힘


플라스틱컵 어택 시즌2 참여를 독려한 씽씨는 “책이나 영상을 통한 간접경험보다 직접 몸을 움직였을 때 사람이 훨씬 더 많이 배우고 변한다”며 “이번 시즌2 행사는 그러한 의미에서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라스틱컵 어택 시즌2는 다음달 25일 토요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참여 신청은 웹페이지(bit.ly/플라스틱컵어택)에서 할 수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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