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새로운 시각으로 농구를 바라보다' 농구인생, 류상준 대표를 만나다

[점프볼=강현지 기자] 바야흐로 뉴미디어 시대다. 텍스트만큼이나 영상이 중요한 시대가 찾아왔고, 그 흐름은 농구계도 비껴갈 수 없었다. 이 가운데, 독특한 영상미와 새로운 시각,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농구를 화면에 담는 이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글과 영상으로 농구팬들을 찾고 있는 '농구인생'이 바로 그들. 점프볼은 선의의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농구인생’ 류상준 대표를 만나 그들이 추구하는 ‘농구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본 기사는 점프볼 2019년 2월호에 게재되었던 내용입니다.
Q. ‘농구인생’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제가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 기록 분석을 전공했어요.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전 농구를 좋아했거든요. 우연히 2014년에 청소년 대표팀에서 전력분석을 한 경험이 있었고, 잡지에도 관심이 생겨서 창간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국내 유일의 야구잡지인 「덕아웃(DUGOUT)」 편집장님을 알게 됐죠. 매거진은 ‘사양 산업’이니 먼저 웹진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주셨죠. 그렇게 2015년 8월에 웹진으로 출발했어요. 페이퍼 매거진이 나온 건 1년 정도(2018년 4월 창간) 됐어요. 매달 한 권의 책이 나오고 있고, 2월이면 11호가 나옵니다.
Q. ‘농구인생’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이런저런 후보군이 있었는데, ‘농구인생’이란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이름도 딱 마음에 들었죠. 사람이 하는 일인데,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게 좋았죠. 회사 모토가 농구가 좋아서 이 일을 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 이야기를 많이 담고 싶었거든요. 이거다 싶었어요. 지금은 다른 이름들이 기억이 나진 않는데, 영어로 된 회사들이 많은 가운데 한글 로고도 색다른 것 같아 바로 결정한 것 같아요.
Q. 점프볼도 그렇지만, 농구를 좋아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에요. ‘농구인생’ 직원들도 다들 농구를 좋아하나요?
반반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직원이 반, 농구를 모르는 직원이 반이에요. 저희는 영상 채널을 만들어서 콘텐츠를 만드는데, 영상제작을 하는 분들은 (농구를 잘)몰라요. 채용할 때는 그 부분이 오히려 좋았어요.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농구를 모르다 보니 오히려 그런 부분이 더 좋았어요. 영상을 만들 때 관점이 (농구를)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 부분은 생각대로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분들은 편집을 하시면서 농구를 알게 된 경우죠(웃음). 농구인생을 만들 때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방향이 뚜렷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그래서 더 잘 가고 있는 것 같고요. 매거진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생각했던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농구’라는 카테고리에서 다양한 도전을 하는 것 같습니다.
웹진으로 시작해서 페이스북,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에 콘텐츠를 많이 올리기도 하고, 현재는 매거진도 내고 있어요. 영상 운영 채널은 ‘매거진 농구인생’과 ‘뽈인러브’ 두 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죠. 그 외에도 KBL과 같이 영상 제작을 한다든지, 서울 SK와도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KBL과는 올스타전에서 라건아팀, 양홍석 팀을 꾸리는 브루마블 콘텐츠를 저희가 기획했거든요. 사실 농구인생 사무실에는 「덕아웃(DUGOUT)」도 들어와 있는데, 농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일을 하고 싶어요. 그 속에서도 지금 농구 이외에도 기아 타이거즈(야구), 골프 등에서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고 있어요.
Q. 처음에는 생활체육 영상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실 저희도 농구를 직접 했던 사람들이거든요. 생활 체육인들의 스토리텔링이 좋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반대로 기존 매체들을 보면 엘리트 선수들을 다루면서 아마추어 선수들을 취재하시는데, 저희는 반대로 위에서 내려오는 것보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물건을 구매하는 분들도 생활 체육인들이 많고, 오히려 그쪽에서 어필을 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지금도 이 부분은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지난 주말에는 의료인 농구대회를 위해 광주를 다녀오기도 했어요.
사실 취재를 하다보면 기억에 남는 건 사람들이에요. 특정 대회가 기억에 남는다기보다 그 속에서 인터뷰하는 게 더 기억에 남아요. 예를 들면 LP서포트라는 팀은 원래 팀명이 민들레였거든요. ‘왜 민들레가 되었을까’라고 살펴보니 이 팀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농구를 하는 팀이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서 하늘로 갔죠. 그래서 가슴에 민들레를 달고 시작한 것이 ‘팀 민들레’가 된 거예요. 그런 스토리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맨땅에 헤딩과도 같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사실 이 일을 시작하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에요(웃음). 수입은 있냐, 직원들은 몇 명이나 되고, 잘 먹고는 사냐는 걱정을 하시는데, 처음에는 당연히 기반이 없어 힘들었죠. 일단 하고자 하는 일을 시작한 거라 일정 기간에는 수업이 안 생기더라도 회사를 운영해야 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했죠. 나머지는 회사가 성장하는데 있어서 수익 무대는 만들어가야 해요. 생활 체육 영상을 만들면서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등 나름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고 있죠. 그 부분은 늘 고민해야 해요. 사실 처음에 자리를 잡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농구인생입니다’라고 소개했을 때 우리를 모르다 보니 일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죠. 하지만 생활체육인들에게는 반응이 좋아서 빠르게 넓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어떻게 보면 농구에서는 프로농구가 메인 스트림이라 할 수 있는데, 메인 스트림에 도전장을 낸 계기가 있다면?
사실 농구 인기가 많이 떨어졌잖아요. 저희도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다시 저변이 확대돼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러려면 생활 체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KBL도 우리나라 최고의 프로리그이다 보니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저도 어렸을 때 항상 프로농구 경기를 챙겨볼 정도로 농구를 좋아했던 사람이거든요. 농구를 대상으로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아직 그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지난 시즌에 저희가 KBL 플레이오프 특집 영상을 만들었는데,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재미 요소가 충분히 많거든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다면요?
첫 프로젝트가 ‘농구인생이 간다’였어요. 콘텐츠가 나간 순서는 태국이 먼저 나갔었는데, 사실 미국을 가장 먼저 다녀왔어요. 생활체육을 주로 다루던 때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잘 하는 나라인 미국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거든요. 콘셉트를 ‘도전’으로 잡았고, 함께한 사람이 ‘박스타’ 박민수였어요. 또 김현중 트레이너는 당시 선수에서 은퇴를 하고, 스킬 트레이너에 도전할 시기였죠. 저희에게도 미국에 가는 건 큰 도전이었거든요. 그렇게 도전을 모토로 미국에 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다행히 반응도 좋았고요.

Q. 농구 이야기를 하다 보니, 대표님 소개를 잊었네요(웃음)…. 대표팀 소개도 부탁드리겠습니다.
농구인생 대표 류상준입니다. 대표이다 보니 회사 전반적인 업무에, 영업, 직원 관리까지 하고 있어요. 앞으로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등 보통 회사 대표분들이 하는 걸 하고 있는데, 거기에 기획 일을 좀 더 하는 정도예요.
Q. 농구는 언제부터 좋아하게 되었나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농구를 하게 됐어요. 전학 온 친구가 농구를 해보자고 했는데, 그때가 KBL이 리그 개막을 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죠. 농구대잔치 시절에도 집에서 농구를 보긴 했는데, 농구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농구에 관심을 두게 됐죠. 어렸을 때부터 통통해서 운동을 잘 못 했는데, 제가 그래도 그나마 초등학생 치고 신장이 큰 편이라 잘하는 축에 속했던 것 같아요. 농구를 많이 하기도 하고, 보기도 많이 봤죠.
Q.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요?
KBL에서는 서장훈, NBA에서는 샤킬 오닐을 좋아했어요. 당시 전 큰 편이었으니까 센터 선수들을 좋아했죠. 서장훈 선수를 만나고 싶어 부산에서 한 은퇴식을 찾아가기도 했어요. 나중에는 서장훈 선수를 만나고 싶기도 해요. 남자를 좋아하실 진 모르겠지만(웃음).

Q. 류상준 대표는 국가대표 전력분석원도 맡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2014년이었어요. 당시 (명지대)대학원에 있을 시기였는데, U18 남자대표팀의 영상을 점프볼이 도와줬었어요. 그러다 전력분석원 자리에 공백이 생겼는데, 당시 명지대 김남기 감독님에게 괜찮은 사람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학교에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으니 하게 됐는데, 그때 U18 여자대표팀을 맡게 되면서 전력분석원 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어요.
Q. 어찌 보면 ‘비선출’인데, 대표팀 전력분석원을 하면서 어려운 일은 없었는지요?
농구를 좋아하긴 했지만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모르는 용어가 많았어요. 전력분석원이 우리나라에서 자리 잡은 영역이 아니다 보니 개인적으로 공부도 많이 해야 했었어요. 누군가를 보고 배울 환경도 아니었고요.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개인적으로 공부도 많이 하고, 자문은 대표팀 형들에게 물어봤죠. 비전공자다 보니 전술적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어도, 데이터와 영상을 기반으로 자료 준비를 했죠. 고민을 많이 했죠.
Q. 협회 일을 하면서 한국농구의 열악한 현실을 더 느끼셨을 것 같아요.
사실 그 부분은 농구 일을 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어요. 이전에는 팬이었고, 지금도 농구를 사랑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현실을 마주하다 보니 어려운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예전 인기를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Q. ‘농구인생’에서 꿈꾸는 목표가 있나요?
농구 인기가 다시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제1의 스포츠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농구를 좋아하고, 즐겼으면 하는 게 바람이에요.
Q. 꼭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농구인생’이란 콘텐츠가 있지만, ‘뽈인러브’는 공이에요. 지금은 농구 일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농구 외에도 다른 종목의 스포츠도 접목해보고 싶어요. 농구랑 콜라보레이션을 가는 거죠. 골프, 축구 등과 말이죠. ‘농구인생’에서는 NBA 선수들을 만나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르브론 제임스나 스테판 커리를 만나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죠.
Q. ‘대농여지도’도 큰 인기를 끌었죠?
다행히 반응이 좋았어요(웃음). 기존에 ‘슛포러브’라는 축구 채널이 있었거든요. 맘스터치가 후원을 받아서 2002년 월드컵 레전드 선수들이 지구방위대를 만들어서 시즌2까지 콘텐츠 제작을 했는데, 새로운 종목을 해보고 싶다며 저희에게도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기획을 하게 됐고, 좋은 취지다 보니 선수들도 흔쾌히 오케이를 해주셔서 재밌게 찍었어요.
준비를 하는 입장에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바로 날씨였어요. 계절을 잘못 선정한 거 같았어요(웃음). 야외다 보니 신경이 쓰였는데, 전 직원들이 재밌게 찍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지원을 해줬어요. 기획은 도와줄 수 있지만, 콘텐츠 제작은 직원들에게 맡기거든요. 그래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재밌는 것이 나와요.
Q. 앞으로의 목표는?
스포츠 미디어가 되고 싶어요. 지금은 농구를 하고 있지만, 스포츠 종합 잡지를 만들어보고 싶죠. 영상 콘텐츠는 좀 더 재밌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Q. ‘농구인생’에게 농구란?
여러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학창시절에는 도전과 같았어요. 앞 번에 잠시 이야기했지만, 제가 유일하게 잘하는 운동이 농구였거든요. 얼마나 농구를 잘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좀 더 몰입해서 농구를 했고, 대학에서는 동아리 회장을 맡을 정도였어요. 지금은…, 조금 어렵네요(웃음). 저도 이런 질문을 자주 하는데, 막상 받다 보니 어려운 것 같아요. 흔히들 하는 대답이긴 하지만, 제 삶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아요 굳이 표현하자면 공기 같은 거죠. 구분되지 않는 것이라고 할까요? 삶에 농구가 베이스로 깔린 것 같아요.

농구인생 류상준 대표는…
류상준 대표는 명지대학교 스포츠 기록 분석학과를 거쳐 2014년 FIBA U18 여자 청소년대표팀 전력분석원을 맡았다. 이후 청소년대표팀 전력분석원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온 그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성인 남자 농구대표팀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 사이 ‘농구인생’을 설립, 영상 및 페이퍼 매거진 등으로 농구 팬들과의 소통을 시작했다.
# 사진_ 유용우 기자, 본인 제공
2019-03-05 강현지(kkang@jumpball.co.kr)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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