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들 나라 사랑 모를쏘냐"..'의병가사집' 문화재로
[경향신문] ㆍ‘안사람 의병단’ 조직해 활동
ㆍ윤희순 선생 한글 친필 유고

“아무리 외놈(왜놈)들이 강성한들 우리들도 뭉쳐지면 외놈 잡기 쉬울세라. 아무리 여자인들 나라 사랑 모를쏘냐. 아무리 남녀가 유별한들 나라없이 소용있냐. 우리도 의병하러 나가보세.” 여성 의병장 윤희순 선생(1860~1935)이 지은 ‘안사람 의병가’ 가사의 일부이다. 당시 가사만 전담했던 여성들의 구국운동을 일깨우고 의병활동을 권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화재청은 11일 윤희순 선생이 의병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지은 낱장의 친필 가사를 절첩의 형태로 붙인 순한글 가사집인 <의병가사집>의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윤희순 선생은 국내 의병 15년, 해외 독립운동 25년의 성상을 쌓은 대표적인 여성 독립운동가이다. 그는 36세이던 1895년 시아버지(유홍석·1841~1913)와 함께 의병운동에 나서 다수의 격문과 의병가를 지었다.
“조선의 안사람도 의병을 할 것이다. … 이 마적떼 오랑캐야. 좋은 말로 할 때 용서를 빌고 가거라. 이 오랑캐야. 대장놈들아. 우리 조선 안사람이 경고한다.” 윤희순 선생은 1907년에는 30여명으로 ‘안사람 의병단’을 조직했다. 강원 춘천 여우내 골짜기에서 고된 훈련까지 받은 ‘안사람 의병단’은 화약 만드는 일까지 뒷바라지했고, 군자금 355냥도 거두었다. 한일병합 이후인 1911년에는 중국으로 망명해 시아버지를 도와 민족해방운동을 펼쳤다. 친·인척 20여명으로 가족부대도 결성했다. “저는 천하에 무서울 게 없습니다. 천번을 넘어지면 만번을 일어서겠습니다.”
강철같던 그도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던 아들(유돈상)이 체포되어 모진 고문 끝에 순국(1935년 7월19일)한 지 1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문화재청은 윤희순 선생의 <의병가사집> 등 항일독립유산 5건과 <매천야록> 등 경술국치 직후 순절한 매천 황현과 관련 있는 문화유산 4건, ‘서울 한양대학교 구본관’ 등의 문화재 등록을 예고하고, ‘서울 구공군사관학교 교회’를 문화재(등록문화재 제774호)로 등록했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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