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인+아자르, 첼시의 새로운 승리 공식 될까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첼시, 허더스필드전 5-0 대승. 이과인과 아자르 사이좋게 멀티골. 아자르와 이과인, 서로에게 가장 많은 패스 제공하며 찰떡궁합(아자르 -> 이과인 12회, 이과인 -> 아자르 9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 에이스 에당 아자르와 새로 가세한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 허더스필드전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며 5-0 대승을 이끌었다.
첼시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허더스필드 타운과의 2018/19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25라운드 홈경시에서 5-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첼시는 1경기를 더 치른 상태에서 아스널에 승점 3점 차로 앞서며 챔피언스 리그 마지노선인 4위 재탈환에 성공했다.
첼시 대승의 중심엔 바로 에이스 아자르와 구단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베테랑 공격수 이과인이 있었다. 둘은 사이 좋게 2골씩을 넣으며 첼시가 기록한 5골 중 4골에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이과인이었다. 경기 시작 16분 만에 영리한 움직임으로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간 그는 첼시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의 스루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기분 좋은 EPL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바통을 이어받은 건 아자르였다. 전반 종료 직전 첼시 오른쪽 측면 수비수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의 기습적인 돌파를 허더스필드 공격수 엘리아스 카충가가 뒤에서 무리하게 수비하려다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 킥을 헌납했고, 이를 아자르가 차분하게 넣으며 첼시가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도 아자르와 이과인의 위협적인 공격은 그칠 줄을 몰랐다. 이번엔 아자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후반 21분경, 캉테의 가로채기에 이은 첼시 미드필더 로스 바클리의 전진 패스를 감각적인 볼 터치로 받아낸 그는 상대 골키퍼를 제치고선 사각에서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곧바로 3분 뒤에 이과인의 추가 골이 터져나왔다. 아자르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가다 패스를 연결한 걸 캉테가 뒤로 내주었고, 이를 이과인이 강력한 오른발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멀티골을 작성했다.
이과인과 아자르의 멀티골 덕에 4-0 여유 있는 리드를 잡은 첼시는 경기 종료 4분을 남긴 시점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 윌리안의 코너킥을 중앙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가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으며 5-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주중에 있었던 본머스전 0-4 대패의 치욕을 씻는 기분 좋은 대승이었다.
이 경기의 영웅은 단연 아자르이다. 그는 무려 14회의 드리블 돌파를 시도해 12회를 성공시키며 이번 시즌 EPL 전체 한 경기 최다 드리블 돌파를 달성했다. 유럽 축구 통계 업체 'OPTA'가 데이터를 수집한 2006/07 시즌 이래로 EPL 역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공동 4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흥미로운 점은 공동 2위가 아자르로 2013/14 시즌 스토크 시티전과 2016/17 시즌 본머스전에 드리블 돌파 13회를 기록한 적이 있다. 참고로 1위는 안드로스 타운센드로 2012/13 시즌 위건전 14회이다). 말 그대로 드리블 돌파를 통해 허더스필드 수비진을 파괴했다고 할 수 있겠다.
당연히 아자르는 통계를 바탕으로 평점을 책정하는 'Whoscored'로부터 평점 10점 만점과 함께 이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영국 스포츠 전문 방송국 '스카이 스포츠' 역시 아자르에게 평점 9점을 부여하며 이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로 뽑았다.

사진캡처: Squawka Football
이과인의 활약상도 뛰어났다. 이번 시즌 첼시 선수들 중 한 경기에 가장 많은 6회의 슈팅을 시도해 2골을 넣었다. 유효 슈팅은 2회였으나 2회의 슈팅은 수비 벽에 맞았고, 나머지 2회의 슈팅은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즉 6번의 슈팅이 모두 위협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더해 2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와 2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과인 역시 'Whoscored'로부터 아자르 다음으로 높은 평점 9.4점을 받았고, '스카이 스포츠'에서도 아자르 다음으로 높은 평점 8점을 부여받았다. 이번 시즌 전반기 내내 이어졌던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임대 이적)와 올리비에 지루의 부진을 고려하면 첼시 입장에선 상딩히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진캡처: Squawka Football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부분은 바로 아자르와 이과인의 호흡이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데에 있다. 사실 지난 본머스전에선 아자르가 이과인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데도 패스를 주지 않는 모습들을 연출했다. 결국 이과인은 EPL 데뷔전에서 단 한 번의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한 채 65분경에 교체되고 말았다. 이에 영국 정론지 '텔레그래프'를 비롯해 많은 언론들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경기 종료 후 아자르에게 이기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사리 감독의 쓴소리가 통했을까? 허더스필드전에서 아자르는 첼시 선수들 중 이과인에게 가장 많은 12회의 패스를 제공했다(2위는 알론소로 8회). 이과인 역시 아자르에게 다른 선수들보다 2배 이상 많은 9회의 패스를 연결해 주었다(2위는 알론소와 캉테로 각각 4회씩). 둘이 많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첼시 공격을 이끈 것이다. 특히 첼시의 4번째 골 과정에선 아자르의 돌파가 기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사리 감독 역시 허더스필드전이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이과인은 골과는 별개로 아자르와 같이 뛰기에 적합한 선수다. 그는 우리에게 매우 유용한 자원이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첼시는 24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40득점에 그치며 EPL 상위 6개 팀들 중 팀 득점 최하위에 그치고 있었다. 팀 득점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도 8골이 더 적었던 첼시다. 만약 이과인과 아자르의 호흡 및 득점력이 허더스필드전처럼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첼시의 목표인 EPL 4위 진입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이번 시즌 첼시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이과인과 아자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