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도 '고딩' 프로선수 시대 열렸다[취재파일]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9. 5. 1. 06: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달 26일 K리그에는 기념비적인 일이 있었다.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의 2019 K리그1 9라운드 경기 중 후반 33분 수원 공격수 타가트가 나가고 오현규가 투입된 것.

2001년생으로 현재 수원 매탄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오현규는 K리그 준프로계약이 생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K리그 무대에 데뷔한 고등학생 선수가 됐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2017년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앞두고 독일 레버쿠젠 소속의 카이 하베르츠의 결장 이유가 '고등학교 시험일과 겹쳐서'라는 다소 황당하면서도 부러운 사례가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게 된 것.

K리그 구단 산하 유스팀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유망주 조기 발굴은 물론 프로팀들은 재능 있는 유소년 선수를 활용하면서 유소년 클럽에 대한 투자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실시된 것이 준프로계약 제도.

프로축구연맹은 준프로계약 제도 도입을 위해 2017년부터 제도 검토 이후 2018년 이사회를 통해 실시를 의결했다.

현재 프로축구연맹은 준프로계약을 맺을 수 있는 연령을 고등학교 2,3학년에 재학 중인 선수로 대상을 확정하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1월 1일부터 계약 체결이 가능하게 했다. 연 1200만원(월 100만원)의 기본급에 수당은 클럽과 선수간의 합의에 따라 천차만별로 지급이 가능하게 했다.

아무리 고등학생 선수지만 기본급이 너무 적다는 의견에 대해 연맹 측은 “빅클럽에서 돈으로 지나치게 유망주 선수 모으기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특정 클럽에 유망주 쏠림 현상이 생길 수도 있어 부득이하게 기본급은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준’프로계약이라는 말대로 이 선수들은 정식 프로는 아닌 ‘준’프로다. 평소에는 일반 유소년 경기(18세 이하 경기)에 나서면서 프로팀 감독이 원하면 바로 콜업해 프로 등록도 가능하다. 즉 유소년 선수와 프로 선수의 두 가지 신분을 가질 수 있는 것.

연맹 측은 “사실 프로계약의 연령을 낮추는 방안도 나왔다. 하지만 그럴 경우 프로 계약을 맺은 어린 선수의 경우 일반 유소년 경기는 나올 수 없다. 결국 경기를 뛰어야하는 시기에 프로에서 벤치만 달굴 수도 있다. 이렇게 두 가지 신분이 가능해야 선수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기에 ‘준프로계약’이 필요했다”고 언급했다.

최초의 준프로계약 선수 출신 K리거가된 오현규. 프로축구연맹 제공

각팀당 3명 이상의 준프로계약은 할 수 없다. 이 역시 특정팀이 준프로계약을 미끼로 유망주 싹쓸이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또한 준프로계약 선수의 임대나 이적은 불가능하게 제한했고 만약 타유스클럽에 있던 선수가 전학 후 그팀에서 준프로계약을 맺을 경우 전 소속팀의 동의가 필요하게 했다. 이 역시 지나친 유망주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방지턱이다.

오현규처럼 준프로계약을 맺은 선수가 정말 프로경기까지 뛴 경우에는 일단 이 선수는 정말 ‘프로선수’로 봐야하기에 아마추어 경기인 유소년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제한될 수도 있다. ‘프로’가 ‘아마추어’와 함께 뛰는 것은 반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에도 고등학교 재학 중에 K리그 프로 선수로 경기를 뛴 사례가 있다. 국가대표 골키퍼인 김승규가 바로 그 첫 사례. 18세 1개월 23일의 나이에 울산현대고를 재학 중이다 2008년 11월 울산과 포항의 경기에 울산 소속으로 뛰었던 김승규는 K리그 역사상 첫 고교 재학생 프로선수가 된 바 있다. 당시 김승규는 준프로계약이 없었기에 정식 프로계약을 맺었었고 이후 일반 유소년 대회 참가에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만 18세 14일의 나이에 프로 무대를 밟은 오현규의 사례가 K리그 역대 최연소 출전은 아니다. 오현규 위에 무려 14명이나 더 있다. 역대 최연소 출전은 FC서울 소속이던 한동원으로 2002년 데뷔했는데 당시 나이 16세 25일이었다.

한동원, 이청용, 김은중, 고명진, 신영록 등의 유명선수들도 일찍 K리그에 데뷔했지만 이 선수들은 모두 중학교 중퇴 혹은 고등학교 중퇴를 한뒤 프로계약을 맺은 사례였다. 이러다보니 선수가 학업을 중단해야하는 위험성, 프로계약 이후 유소년 경기는 뛸 수 없어 경기감각 유지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의 단점이 나왔고 결국 준프로계약을 통해 ‘공부하는 축구인’과 ‘실력이 된다면 고등학생도 프로가 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다.

여전히 갈 길은 남았다. 일본의 경우 만 15세 5개월의 나이에 J3리그(3부리그)에 쿠보 타케후사가 데뷔한 사례도 있다. 올시즌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의 경우 한국의 준프로계약인 ‘프로 2종 계약’을 맺은 선수가 5명이나 되고 그 중 3명이 2002년생(한국나이 고2)일 정도다. 영국 EPL의 경우 웨인 루니, 마커스 래시포드, 옥슬레이드 체임벌린 등 대단한 선수들?일찍 프로에서 기회를 얻었기에 성공했다고 보는 시선이 일반적이다.

한국의 경우 아직 만 17세부터 준프로계약이 가능하지만 더 어린 나이는 아직이다. 프로축구연맹은 “궁극적으로는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은 물론 클럽당 3명 제한도 없어져야하지 않나 싶다. 또한 지금은 유스제도가 시행 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K리그1 상위클럽만 이 제도를 활용하지만 조금 더 유스시스템이 자리 잡혀 각 구단이 활발하게 준프로계약 제도를 활용해 더 어린 선수들이 실력만 되면 프로에서 뛰는 것이 전혀 신기하지 않는 K리그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수원 삼성 내 매탄고 출신의 선수들. 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