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일본 나루히토 왕세자의 즉위식 퍼레이드 차량으로 쓰인 도요타 센추리 오픈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센추리는 일본 내에서만 판매되는 도요타의 최고급 모델이다. 일본 왕실이나 기업인 등이 타는 차량으로, 가격은 우리 돈 2억 455만원(17만 5000달러)에 이른다. 그렇다면 세계 유명 럭셔리카를 제치고 일왕 의전용 차량으로 도요타 센추리가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에서는 일왕이 공식적으로 타는 차량을 ‘고료 차(車) 차’라고 한다. 일본에서 고료 차에 마차 대신 자동차가 처음 도입된 것이 1912년이다. 초기의 고료 차로는 ‘다임러’가 선정이 됐으며, 1921년에는 ‘롤스로이스’, 1932년에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사용됐다. 일본에서 7대가 수입됐다고 알려진 메르세데스 벤츠 770 중 1대는 1968년까지 36년간 사용된 뒤 1971년에 다임러·벤츠에 기증돼 지금도 독일의 벤츠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1951년에 4대째 고료 차로 캐딜락이 도입된 후, 1967년에 첫 번째 일본 브랜드 고료 차로 선정된 것이 프린스 자동차(현 닛산)의 ‘프린스 로열’이었다. 그 뒤 40년이 지난 2006년부터는 6대째로서 ‘도요타 센추리 로열’이 쭉 고료 차로 사용됐다.

일본 궁내청은 도요타 센추리 로열이 도입될 당시 “닛산 프린스 로열이 고료 차로 도입된 후 40년 가까이 사용해왔다. 차량 노후화, 부품 교체의 어려움, 운행의 제약 등 유지에 한계가 있어 교체를 결정했다. 그래서 도요타의 센추리 로열을 새로운 고료 차로 선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도요타의 센추리 로열은 총 4대가 도입이 됐으며, 그중 하나는 운구차라고 한다. 궁내청 측은 고료 차는 국회 개회식이나 전국 전몰자 추도식 행차에 사용되며, 국빈을 비롯한 외국 원수의 공식 방문 때 사용되기도 한다고 했다.
센추리 로열은 기본 모델에서 길이를 885mm를 늘려 6155mm의 긴 리무진으로 변형시켰다. 3열 시트로 돼 있으며 밖에서 내부가 잘 보이도록 천장을 높이고 창문을 크게 꾸민 것이 특징이다. 당연히 고료 차 전용 모델은 일반인에게 판매되지 않는다. 일왕에게도 센추리 로열은 특별한 날에만 사용이 제한되며 일상에서는 보통의 센추리 모델이 고료 차로 쓰인다.

고료 차로 선정된 센추리는 차체에 차명의 로고나 엠블럼이 없으며, 왕실 가문을 상징하는 국화문장(기쿠카몬쇼)만 붙어 있다. 궁내청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고료 차는 왕실 전용 번호판이 붙은 차량 버전과 시나가와 번호판이 붙은 차량 버전이 있다. 국회 개회식 등 공적인 이동에는 왕실 번호판이 붙은 차량을, 그 외에는 시나가와 번호판이 붙은 차량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왕실 번호판은 프런트 그릴 구석에 장착된 지름 10cm 정도의 작은 배지 모양 식별 플레이트다. 보통 차의 번호판 위치에는 국화 문장으로 장식하고 있다.
한편 오는 10월에 진행하는 레이와 원년 축하 퍼레이드에 사용할 차는 2018년형 센추리를 오픈카로 개조한다고 한다. 그동안 축하 퍼레이드에서는 롤스로이스 오픈카가 사용돼왔다. 이 차는 궁내청이 아닌 내각부 소유로 왕실 전용차가 아닌 도쿄올림픽 등 행사에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