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반한 'BTS'..브랜드 불어넣은 남자들

권한울 2019. 2. 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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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섭·변사범 '플러스엑스' 대표
네이버 관두고 2010년 창업
방탄 더 매력있게 브랜드화
작년 'iF 디자인어워드' 수상
11번가·카카오페이지부터
中알리바바·텐센트도 고객
"디자인 솔루션 수출하고파"
신명섭(왼쪽)·변사범 플러스엑스 공동대표.
최근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그래미상 무대에 시상자로 오른 방탄소년단(BTS)의 영문명은 한때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옮긴 'Bang Tan Sonyeondan'이었다. 외국에선 문자 그대로 방탄을 뜻하는 'Bulletproof'와 소년단을 뜻하는 'Boys Scouts'를 합해 'Bulletproof Boys Scouts'로 불리거나 'Bangtan Boys'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BTS에게 'Beyond the Scene(비욘드 더 신)'이라는 영문 이름을 달아준 사람이 있다. 브랜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신명섭(42)·변사범(39) 플러스엑스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2017년 플러스엑스는 방탄소년들이 가진 기존 의미인 '10대의 억압과 편견을 막아주는 소년들'에서 더 나아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청춘'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현실의 장면(scene)을 끊임없이 넘어서려는(beyond) 청춘을 함축해 'Beyond the Scene'으로 표현한 것이다.

방탄조끼 대신 미지의 문을 형상화한 심벌도 제작했다. 꿈을 향해 문을 열고 나가려는 모양에 착안했다. BTS 팬클럽 '아미(ARMY)'의 심벌도 함께 만들었다. BTS가 연 문을 반대편에서 바라본 모양으로 아이돌 그룹과 팬덤의 상호 관계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BTS 디자인 리뉴얼 작업으로 지난해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독일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지난 8일 서울 청담동 플러스엑스 사무실에서 만난 신명섭 공동대표는 BTS 브랜드에 얽힌 뒷얘기를 털어놨다.

"6년 전 YG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아이돌 브랜드 작업에 관심이 많았던 찰나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 의뢰를 받고 BTS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맡았죠."

그는 "BTS에 대해 철저히 연구한 끝에 도전하는 청춘의 의미를 담아 로고와 심벌 등을 제작했다"며 "브랜드 리뉴얼 작업 이후 우리 사이트에 접속자가 폭등해 서버가 다운돼 BTS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플러스엑스가 만든 BTS 로고는 전 세계 팬이 재해석해 다양한 로고로 승화됐다.

잘 다니던 네이버를 그만두고 2010년 브랜드 디자인 회사를 창업한 신명섭·변사범 공동대표는 한때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직원 월급을 충당할 정도로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약 60억원을 올리는 회사로 키워냈다. YG엔터테인먼트, 편의점 CU, CJ대한통운, 11번가, 카카오페이지 등 디자인이 그들의 손에서 탄생했고 최근에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과도 일하고 있다. 사무실 한편에 빼곡히 진열된 상패가 이를 방증한다. 플러스엑스는 국내외 디자인 관련 상 104개를 석권했다.

변사범 공동대표는 "롯데그룹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엘포인트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리뉴얼했던 작업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앱에 접속하면 마치 나를 잘 아는 사람이 환대해주는 느낌을 받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러스트레이션 등을 젊고 캐주얼하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앱 다운로드 건수가 누적 기준 650만건에서 1년 만에 800만건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1000만건을 돌파했다. 디자인을 바꾸니 앱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통합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는 플러스엑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 러브콜도 받고 있다. 신명섭 공동대표는 "지난해 회원 10억명을 보유한 중국 간편결제 업체인 '알리페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업체가 플러스엑스를 인정해준 것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들의 목표는 한국 디자인을 수출하는 것이다. 신명섭 공동대표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해외 디자인 회사에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외국에서 한국 디자인 회사에 프로젝트를 의뢰한 적은 드물었다"며 "알리페이와 텐센트 등 중국 업체와 작업하면서 해외에서도 우리 디자인 컨설팅 방식이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의 디자인 솔루션을 수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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