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사제' 음문석 "시즌2 한다면? 단발머리 장룡으로 돌아올게요"[인터뷰①]

[TV리포트=손효정 기자] 최근 '지드래곤'보다 대중의 입에서 더욱 자주 언급된 '롱드래곤'이 있다. 최고 시청률 22%로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 속 캐릭터다. '롱드래곤'을 연기한 배우의 이름은 음문석이다.
극중 '롱드래곤' 장룡은 황철범(고준)의 부하였다. 무엇보다 장룡은 강렬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촌스러운 칼단발 헤어스타일을 하고, 화려한 셔츠와 원색의 정장을 입었다. 여기에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고, 카포에라를 오버스럽게 했다. 과거 한 골목에 실제로 살았을 것 같은 장룡, 음문석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찰진 연기가 만든 결과였다.
장룡은 황철범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했다. 사람을 죽이는 일도 죄의식 없이 했다. 특히 장룡은 중국집에서 일하는 태국인 쏭삭(안창환)을 볼 때마다 괴롭히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간장공장공장장'을 해보라고 하고, 이유없이 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알고보니 쏭삭은 태국 무에타이 고수였고, 전세가 역전돼 통쾌함을 안겼다. 그러면서 정이 든 두 사람은 결국에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한마디로 말해 장룡은 악역이었다. 그런데 밉지 않고, 허당스럽고 귀엽기까지 했다. 특히 김해일(김남길)과 구대영(김성균)의 작전으로 인해 장룡은 꽃잎설사를 하게 됐다. 진짜 설사를 하는 듯 고통스러워하는 음문석의 리얼한 연기와 꽃잎설사 CG는 웃음 폭탄을 투하했다. 음문석은 그날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싹쓸이하며, 꽃잎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터뜨렸다.
6개월을 장룡으로 살았던 음문석. 그는 아직 장룡을 떠나보내지 못했다. 음문석은 인터뷰 도중 여러번 장룡으로 빙의해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회에 나온 장룡과 쏭삭의 교도소신을 얘기할 때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장룡에 대한 애정이 깊었고, 허투루 찍은 장면이 단 하나도 없었던 것. 유쾌하다가도 진지한, 장룡을 꼭닮은 음문석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 '열혈사제'를 마친 소감은? 그리고 '열혈사제'는 어떤 작품이 될 것 같나?
"정말 감사하고, 정말 뜻깊고 행복해요. 또 한편으로는 서운하고 아쉽고요. 되게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어요. 복합적인 감정이 들어서 롱드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아요. '열혈사제'는 음문석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 아닐까요?"
- 장룡의 단발머리는 원래 정해진 것이지만, 금니는 본인 아이디어라고 들었다.
"감독님이 장룡은 단발머리여야 한다고 해서 가발을 사서 하고 셀카를 보내드렸어요. 그 열정을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작품에 캐스팅 되고 난 다음에 드라마, 영화 다 통틀어서 이름을 얻은 것이 '열혈사제'가 처음이었어요. 그동안 부하, 선배 몇 번 이런 것이었는데, 장룡이라는 이름이 딱 있는 거죠! 캬~ 믿기지도 않고 정말 행복했어요.
금니를 한 것은 극 중 대사 때문이에요. 신부님이 '(성당) 와서 과자 먹고 가'하면 '이빨 끼는 게 딱 질색이여'라고 장룡이 답해요. 그 대사가 딱 두번 나와요. 그 두번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장룡이 실존의 인물이라면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브릿지를 한 다음에 밥을 먹으면 진짜 껴요. 그래서 대사를 리얼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금니를 했지만 치아를 일부러 보여주려고 한 적은 없었어요. 브릿지가 있다는 것은 할머니 때문에 알았어요. 할머니는 8개를 하셨어요."
- 충정도 사투리 연기가 맛깔스러웠다. 이범수가 연상된다는 평도 있었다.
"영광이죠. 한국에서 연기 잘하시는 분 중에 한 분이니깐요. 충청도 사투리를 한 것은 개연성 때문에 접근했던 거예요. 장룡은 시간이 멈춰있는 사람이에요. 혼자 1970년대에 살고 있는 거예요. 서울 사람보다는 충청도 사람이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고향이 충남 온양이에요. 최양락, 이영자 선배님의 고향 후배죠. 이영자 선배님의 어머니는 실제로 뵌 적도 있어요."
- 포상휴가에서 시즌2 얘기가 오갔다고 하던데?
"진짜 마지막회에 'WWB(We Will be Back)'가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WWB'가 뭐예요? 했다니깐요. 전혀 몰랐어요. 감독님한테도 물어보니깐 확답을 안 주시는 거예요. 시즌2 하면 좋죠. 모든 배우들이 다 연기 잘하고 좋았으니깐 시즌2를 하면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롱드의 시즌2에서의 모습은 생각 안 해보긴 했어요. 그래도 예상해보면 머리는 다시 길러서 교도소에서 나올 것 같고(장룡은 마지막회에서 머리가 짧아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착한 쪽으로 가면 좋겠죠."
- 음문석 씨하면 '꽃잎 설사신'을 빼놓을 수 없다. 진짜 아파 보였는데, 어떻게 연기했나?
"장렬하게 했죠. 내장까지 튀어나올 정도로.(웃음) 그거 찍기 전에 똥신 영화들을 다 봤어요. 모티브나 피지컬적인 것을 따오려고 했는데, 장룡스럽지가 않은 거예요. 그래서 똥이 너무 매려운데 누을 수 없는 상황이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그래서 연기할 때 항문을 닫고 배를 살짝 구부리고, 스트레칭이 안 되게 복부에 힘을 줬죠. 꽃잎 설사 CG할 때는 엉덩이를 새우처럼 접으라고 감독님이 하셨어요. 제가 춤을 췄어서 몸을 이해하고 있으니깐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그리고 장렬한 똥신인데 흰색 바지를 입어서 더욱 센세이션했던 것 같아요. 갈색으로 묻은 것은 커피 프림이었어요. 실제로도 비싼 옷인데 촬영하고 버렸죠. 그리고 아침부터 뒹굴다 보니까 그날 저녁에 계속 설사를 했어요. 생각의 힘이 진짜 무섭구나 느끼고, 신기했어요."

- 마지막회에서 교도소에서 롱드와 쏭삭(안창환)이 얘기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두 사람의 우정이 돋보였다.
"장룡이 속 얘기를 하는 장면이 딱 두번이었어요. 신부님 시체를 유기하고 '미안해요' 하는 장면과, 쏭삭한테 '와줘서 고마워 친구야'하는 장면이에요. 원래 없었는데,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쏭삭의 얼굴을 보고는 못하겠더라고요. 우는 모습,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어요. 롱드가 쏭삭을 처음으로 친구라고 느끼고, 나보다 난놈이고, 그릇이 큰놈이라고 느낀 거죠.
사실 이 장면이 슬픈 신이 아니었어요. 제가 항상 고민했던 것이 계획된 연기를 하지 말자였어요. 사람이라는 것이 억지로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깐 계획된 연기를 하지 말자고 했죠. 한편으로는 장룡이 갑자기 캐릭터가 바뀌었다고 걱정하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정말 음문석이 아닌 장룡의 시선으로 쏭삭을 보는 것이 슬펐어요. 그리고 슬프다는 것을 안 걸리려고 진짜 노력했어요.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신 중 하나예요."
- 실제로도 쏭삭 안창환 씨와 제일 친해 보인다.
"연기하면서 제일 많이 만났고, 대화도 많이 했죠. 요한 역의 규필이까지 셋이서 사석에서 자주 모였어요. 작품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죠. 극 안의 인물이 다 보일지 모르지만 조그마한 디테일을 우리가 서로 알고 있으면 조금 더 밀도 있는 집중력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했어요. 촬영하기 전에 창환이랑 신을 찍어서 모니터 해보기도 했고요. 제가 카포에라를 한 것도 회식자리에서 규필이가 '단발머리에 카포에라하면 웃기겠다'고 한 덕분이에요. 카포에라 하는 애들이 실제로 머리가 길어요. 프로페셔널하지 않은데 깐죽거리는 느낌을 살리려고 했죠."
- '열혈사제'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대단했다고 하던데, 음문석 씨의 애드리브는 어떤 것이었나?
"깨알같이 생각나는 말들을 했던 것이 터졌던 적이 있어요. 피해자를 말해야 하는 상황인데, '내가 가해자여'라고 했죠. 저 어렸을 때 피해자와 가해자가 진짜로 헷갈렸는데 그 기억이 났어요. 쏭삭하고 대결신에서는 '뭐지, 청소년 드라마 같은 상황은?' 다음에 '반올림이여?'라고 한 것이 애드리브예요."
- 종방연 사진 때문에 금새록 씨(서승아 역)와의 사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금새록 씨가 마지막회에 패러디한 것은 어떻게 봤는지?
"종방연에 새록이랑 규필이랑 창환이랑 넷이 왔어요. 그런데 둘이 서게 됐고, 옷이 비슷하니 오해를 하신 것 같더라고요. 제가 생각해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것도 관심을 가져주시니깐 나온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동료와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이성으로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때 촬영은 새록이가 옷을 빌려달라고 해서 옷만 빌려서 갔어요. 연기는 제가 현장에서 카포에라를 가르쳐주는 영상이 있어요. 그걸 보고 따라 했더라고요. 촬영을 하고 사진을 스태프들이 보내줘서 봤어요. 나인 줄 알았잖아요.(웃음) 그걸 보면서 롱드가 이 드라마에서 캐릭터를 잘 잡았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까지 롱드가 나와서 기뻤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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