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23일, 미국 튜너 HPE(헤네시 퍼포먼스 엔지니어링, 이하 헤네시)가 맥라렌 600LT의 튜닝 버전 HPE 800을 공개했다. 앞서 HPE 800으로 공개한 차들과 같은 이름이어서 600LT도 최고출력이 800마력에서 끝나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헤네시의 욕심은 멈출 줄 몰랐다.
헤네시 회장 존 헤네시는 처음엔 600LT를 개조 할 마음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차를 받고 첫 시승 후, 힘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고 HPE 800을 만들기로 했다. 더 나아가 600LT를 시속 241㎞까지 달리는 스프린트 레이스에서 맥라렌의 하이퍼 카, ‘스피드테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헤네시가 HPE 800을 공개했을 땐 사진만 있었을 뿐, 자세한 정보가 없었지만 HPE 1000을 내놓으면서 세부 사항도 함께 공개했다. 헤네시는 708마력, 805마력, 그리고 1001마력까지 총 3개의 버전을 내놓았다. 0→시속 100㎞ 가속을 각각 2.6초, 2.4초, 2.1초에 마치고 400m 거리를 시속 223㎞로 10.5초, 231㎞로 10.1초, 251㎞로 9.6초 만에 통과한다. 튜닝을 하지 않은 600LT는 V8 3.8L 트윈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592마력, 최대토크 63.2㎏·m를 뿜고 2.9초 만에 0→시속 100㎞ 가속을 끝낸다.

헤네시는 HPE 1000을 만들면서 기존 에어 필터와 웨이스트 게이트를 하이 플로우(High-Flow)방식으로 바꿔 넣었다. 그리고 ECU는 모텍(Motec) 튜닝 ECU로 바꾸고 한층 강력한 힘에 맞게 변속 시스템도 만졌다. 엔진은 스테인리스 터보 헤더, 트윈터보를 손보고 스테인리스강 배기 및 인터쿨러로 마무리했다. 그 결과 최고출력 1001마력, 최대토크 119㎏·m를 뿜는다.


외모는 마치 눈속임이라도 하려는 듯 순정 600LT와 차이가 없다. 유일한 차별점은 겉모습에 붙는 헤네시, HPE 엠블럼. 헤네시가 손본 스포츠카들의 공통점으로 그들이 추구하는 튜닝 방향을 엿볼 수 있다.
HPE 700, 800, 1000의 튜닝 가격은 각각 1만7,950달러(약 2,010만 원), 3만4,950달러(약 3,920만 원), 9만9,950달러(약 1억1,100만 원)다. 엔트리 급인 HPE 700은 튜닝이 끝나 고객들이 살 수 있지만 나머지는 아직 다듬고 있어서 한 차원 강한 힘을 원하는 사람들은 더 기다려야 한다. 제일 센 녀석인 HPE 1000은 현재 존 헤네시의 600LT에 작업하고 있다.

헤네시가 HPE 1000의 경쟁상대로 지목한 맥라렌 스피드테일은 V8 4.0L 트윈터보 엔진에 전기모터가 힘을 더해 최고출력 1050마력을 뿜는다. 12.8초 만에 0→시속 300㎞ 가속을 마치며, 최고속도는 시속 403㎞다.
글 강동희 기자
사진 맥라렌, H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