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배터리의 기적'.."아프리카 아이들 삶 바꿨다, 일터 대신 학교로"

김민석 기자 2019. 3.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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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성은 요크대표 "솔라카우 도전기 '디자인'으로 해법 찾아"
아프리카에 솔라카우 10만대 지원-新태양광배터리 개발..'투트랙' 전략
아프리카 케냐 포콧마을의 한 어린이와 장성은 요크 대표가 '솔라카우'에서 태양광 충전 배터리(파워밀크)를 꺼내고 있다. © 뉴스1© 뉴스1

(의왕=뉴스1) 김민석 기자 = 뜨거운 대륙 아프리카의 마을 곳곳에선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전기에너지가 귀하다. 평균 10만원이 안 되는 한 달 수입에서 10%(약 1만원)를 전기에너지 값으로 지출해야 할 정도. 밤에 등불을 밝히기 위한 등유비까지 더하면 소득의 상당부분을 에너지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케냐의 포콧마을 주민들도 휴대전화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멀리 떨어진 시내 충전숍을 찾아야만 했다. 왕복으로 무려 4~6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충전 비용 역시 만만찮다. 이 때문에 마을 부모들은 아이들을 학교가 아닌 일터로 보냈다. 아동의 노동력도 중요 수입원이어서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스타트업 요크의 장성은 대표가 다녀간 후 180도 달라졌다.

장 대표는 학교에 태양광 충전시설을 설치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만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시스템이 설치된 이후 부모들은 아이들을 일터가 아닌 학교로 돌려보내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아동 노동문제 해결의 도움이 될 태양광충전시스템 '솔라카우'를 개발한 기업 요크(YOLK)의 장성은 대표가 1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 IT밸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3.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아동노동·교육·에너지난, 디자인 혁신으로 한 번에 해결"

지난 13일 오후 인덕원 IT밸리 요크(YOLK) 사무실에서 만난 장 대표는 '솔라카우'를 자세히 소개해 달란 말에 눈을 반짝였다. 솔라카우는 젖소를 형상화한 태양광 발전기다. 소의 등엔 태양광 패널이, 배 쪽엔 우유병 모양 배터리를 꽂을 수 있는 충전판이 있다.

요크는 지난해 7월 솔라카우를 포콧마을의 학교에 설치됐다.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태양광시스템 보급 프로젝트(솔라카우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장 대표와 직원 4명이 함께 직접 디자인했다. 시장 조사에서부터 제품 개발까지 2년 정도 걸렸다.

장 대표는 목에 걸고 있던 솔라카우용 '충전배터리(파워밀크)'를 '똑'하고 분리하며 "이게 별거 아닌 것으로 보여도 아프리카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일터가 아닌 학교로 보내게 하는 동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디자인한 솔라카우와 우유병 모양 배터리로 부모들이 아이를 학교로 보내도록 한다는 것. 많은 사람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멋진 일인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아프리카 케냐의 포콧마을 학교에 설치된 솔라카우를 살펴보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모인 모습.© 뉴스1

솔라카우 프로젝트는 아프리카의 아동노동, 교육문제, 에너지난 등 떼놓고 봐도 심각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장 대표가 내세운 해법은 '디자인'이다.

장 대표는 "아프리카 아이 중 20%는 아침에 학교에 가지 않고 일터에 가거나 소와 염소를 돌보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이 소똥을 손으로 치우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아프리카 현지를 찾았을 때를 회상했다.

이어 "솔라카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부모들에게 학교를 보내는 조건으로 보상을 주면 어떨까 생각했다. 아이들이 소를 돌보게 하는 게 아닌 소로부터 도움을 받도록 해보자는 관점을 프로젝트 디자인에 녹였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아동 노동문제 해결의 도움이 될 태양광충전시스템 '솔라카우'를 개발한 기업 요크(YOLK)의 장성은 대표가 1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 IT밸리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3.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장 대표는 이후 아프리카에 보급하는 '솔라카우 시스템'은 전혀 다른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할 것이라고 이날 처음 밝혔다. 그는 학교 지붕에 소 모양을 접목한 대형 태양광 판을 설치하고 배터리 충전시설은 교실에 배치하는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다.

솔라카우 한 개당 도킹되는 휴대용 배터리 개수도 초기의 32개에서 250개로 8배 늘리기로 했다. 지금까지 소 모양 구조물을 학교 운동장에 설치해 상징성을 추구했다면 앞으로는 한 발 더 나아가 실용성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장 대표는 조만간 케냐를 시작으로 탄자니아와 우간다에 차세대 솔라카우 시스템을 대량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또 향후 1년 간 전문조사기관과 손잡고 솔라카우시스템이 아프리카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는 '임팩트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아프리카 전역에 솔라카우 시스템 10만대를 보급해 글로벌이 주목하는 변혁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일터가 아닌 학교로 보내겠다고 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며 "이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개도국에 물품과 금전 등을 기부하면 단발성으로 끝나기 마련이어서 오히려 사람들을 절망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며 "그러나 태양 에너지는 무한하고 초기 설치 비용만 지원하면 기존의 솔루션 대비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지속 가능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아동 노동문제 해결의 도움이 될 태양광충전시스템 '솔라카우'를 개발한 기업 요크(YOLK)의 장성은 대표가 1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 IT밸리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3.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솔라페이퍼 100만달러 펀딩, 솔라카우 도전 이제 시작" 장 대표와 요크는 이미 태양광충전기 '솔라페이퍼'로 글로벌에서 주목하는 스타트업으로 떠오른 바 있다. 2015년 세계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미국의 '킥스타터'에서 '솔라페이퍼'로 45일 만에 100만달러를 투자받아 화제가 됐다. 국내 기업으로 최고액이다.

당시 CNBC, BBC를 비롯한 전 세계 300여곳 외신이 앞다퉈 소개했다. 솔라페이퍼는 편의성을 높인 얇은 디자인이 주효했다. 가로9㎝·세로19㎝·두께1.1㎝의 검은색 판 무게는 장당 70g에 불과하다.

장 대표는 솔라페이퍼로 국내에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2016), 창업진흥원장상(2017)을, 세계최대 IT 박람회인 CES에선 혁신상(2017)을 받았다. 솔라카우프로젝트 역시 CES 'Tech for a better world' 혁신상(2019)'과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인 독일 iF어워드(2018) '소셜임팩트상', 'AidEx 혁신챌린지(2018)'에서 대상을 받았다.

장 대표는 솔라카우 이후 수익 모델을 갖추기 위한 상용화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태양광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점은 솔라카우 배터리와 유사하지만 용량을 키울 계획이다.

장 대표는 "솔라페이퍼는 선진국, 솔라카우는 개발도상국이 타깃이라면 새로 개발 중인 제품은 선진국, 개도국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캠핑을 갔을때 선풍기와 전기랜턴 정도를 작동시킬 수 있는 전압과 용량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축은 상용화를 바탕에 둔 신제품, 다른 한 축은 솔라카우프로젝트를 고도화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크의 신제품이 출시되면 솔라에이드, 솔라페이퍼, 솔라모듈, 솔라카우에 이은 5번째 제품이다. 다만 아직 제품명과 가칭도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케냐 포콧마을 어린이들은 학교를 마친 후 우유병 모양의 배터리를 집으로 가져가 가족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뉴스1©

장 대표는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SAIC)에서 회화와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미술학도다. 뉴욕과 이탈리아에서 경험을 쌓고 한국에 돌아와 2012년 8월 요크를 설립했다. 설립 철학은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을 통한 혁신'이다. 장 대표는 미술 전공 이력이 아이디어와 디자인 구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장 대표는 태양광 에너지를 주목하게 된 이유로 '지속가능성'을 꼽았다. 요크의 정체성은 '태양열 에너지에 디자인적 사고를 접목,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안하는 기업'으로 정의했다. 장 대표는 매출과 수익 관련 질문엔 "저흰 그걸 말할 정도가 못 돼요"라고 말하곤 웃었다.

"안 그래도 태양광 에너지 사업으로 수익이 나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나 전 혁신을 통해 사회와 지역에 공헌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면 수익도 따라올 거라고 봅니다. 또 일단은 에너지 사업이니까 성장하다보면 다른 산업과 협업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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