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필리핀 두테르테, 이번엔 강간 소재로 농담
![연설하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5/27/yonhap/20190527120411636xecb.jpg)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성폭행 문제에 대한 농담과 여성 비하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강간을 소재로 농담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GMA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바기오시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PMA) 졸업식 연설 말미에 생도들의 범행을 사면하는 서류에 서명했다. PMA 졸업식의 오랜 전통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러면서 생도들이 사면을 요청하며 쓴 글을 읽는 척하며 "첫 번째는 강간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는 마약과 강도, 세 번째는 바기오시에 있는 아름다운 여성을 수차례 성폭행했다는 것인데…"라며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느냐"고 물었다.
이어 "나는 좋고 유능한 군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봐주겠다"고 농담을 이어갔다.
당시 현장에서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연설 도중 졸업식에 함께 참석한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을 놀리기도 했다. 여성인 로브레도 부통령은 야권 인사로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두 사람의 이날 조우는 지난 13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야권이 참패한 후 처음 이뤄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로브레도 부통령을 거론하며 "나를 보며 잘 웃더니 왜 더는 웃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여성 비하 발언 등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2016년 대선을 한 달 앞둔 유세에서 내뱉은 말이다.
그는 1989년 다바오시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을 언급하며 "수감자들은 모든 여성을 성폭행했고, 그중에는 호주 선교사도 있었다"면서 "그녀의 얼굴을 봤을 때 나는 안타까웠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고, 나는 시장이 먼저 해야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되기까지 한 호주 여성을 비하한 이 발언에 대해 호주와 미국 대사가 강하게 비판하자 "입 닥쳐라"며 외교 관계 단절까지 거론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다바오시에서 강간 사건이 많다고들 한다"면서 "아름다운 여성이 많이 존재하는 한 강간 사건은 벌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당시 로브레도 부통령은 "성폭행이 농담의 소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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