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4년 학사 땄는데"..전문대 심화과정 졸업생의 눈물

이진한 2019. 5. 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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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기본과정 마친 뒤
추가로 1~2년 심화 이수땐
4년제 학위 인정해주는 제도
"이력서에 입력칸도 없어요"
졸업생 올해만 1만1천명인데
기업 채용과정서 홀대 여전
경남 거제시에 사는 이주경 씨는 한 대기업 공개채용에 지원하려다 뜻하지 않은 벽에 부딪쳤다. 전문대에서 전공심화과정을 거쳐 4년제 학사 학위를 취득했음에도 회사 측이 자격으로 '정규대학'을 명시해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정확한 설명을 듣고 싶어 이 기업 채용담당자에게 문의했지만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졸업자를 학사 학위 취득자로 보기는 하지만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 기준은 아니다'는 설명을 하더라"며 "마음의 상처만 입었고, 그냥 일반대학을 가야했나 하는 후회가 들었다"고 토로했다.

산업체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으로 졸업 후 바로 현장에서 전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대학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졸업생들이 아직도 만연한 선입견에 취업과정은 물론 국가자격시험 응시 과정에서도 과도한 피해를 보고 있다.

정부는 전문대학들이 전공심화과정을 운영하는 데 걸림돌이었던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자율성을 넓혀주는 방식으로 취업률 제고 같은 우수사례를 이끌어내 인식 개선까지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은 전문대학에서 전문학사 과정(2년 또는 3년)을 졸업한 학생들이 전공심화 과정(1년 또는 2년)을 이수하면 4년제 일반대학을 나온 것과 동등한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설계한 제도다. 전문대학들은 간호·보건은 물론 서비스와 보육,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직업분야에서 직무심화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체 모집단위 중 야간과정 개설 비율이 80.6%에 달해 기업체 재직자의 일·학습병행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전공심화과정 입학생 수도 2015년 9248명에서 2019년 1만3354명으로 44% 이상 늘었다.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에 대한 산업현장의 만족도도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전문대학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간호·보건 분야는 물론이고 미디어창작이나 실용사회복지학 등에서도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지 못한 탓에 산업체와 사회에서 전문대학의 학사학위가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공심화과정 졸업생이 학사학위 소지자 자격으로 기업체에 입사를 지원할 때, 입사지원시스템에 전문대학 학사학위 취득자라고 입력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지역공단의 경우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해야만 전공심화과정 학사학위 자격을 인정하겠다는 차별적 절차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이수자들이 민간 기업 취직 과정에서 겪는 차별은 더 크다. 일부 기업은 채용 사이트 서버에 전문대학 데이터를 반영하지 않아 학교명 선택 과정에서 입력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서울 충정로에 사는 김은영 씨(가명)는 "최근 진행한 롯데그룹 채용모집에서 학교 이름을 검색해봤는데 '조회할 데이터가 없다'고 나와 당황했다"고 전했다.

전문대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이처럼 전공심화과정 졸업생들의 온라인 지원이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한 기업들은 LG그룹, 신세계, 호반건설, 게임빌, 한컴, 교원그룹 등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당국은 관련 제도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에 앞서 내실화를 통한 인식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운영협의회와 협의해 전문대학 연차평가 방식과 지표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인가심사와 운영진단 체계를 개선하고 규제사항을 완화해 대학의 운영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배진숙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 사무관은 "정부는 지금까지 대학에 가해졌던 규제를 철폐하는 대신 운영진단 지표를 강화하는 등 보다 엄격한 교육의 질 관리로 사회적 신회 회복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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