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긴 마·작두콩 푸딩·참나물 된장국.. 자연 담은 밥상 [안젤라의 푸드트립]


후쿠오카공항에 내려 한국의 티머니카드 같은 역할을 하는 교통카드 니모카(Nimoca)를 구입한 뒤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텐진역으로 향했다. 공항선으로 약 11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라 부담이 없다. 텐진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에 있는 무인호텔 미즈카 다이묘에 체크인한 뒤 무거운 짐을 던져두고 밖으로 나왔다. 저녁에 도착한지라 여행의 피로를 풀기 위해 뜨끈한 후쿠오카식 뚝배기 물만두와 군만두를 먹을 수 있는 교자노테무진 (餃子のテムジン)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후쿠오카에서 교자 맛집으로 손꼽는 곳으로, 만두피와 만두소를 일일이 빚고 있는 정성이 가득한 곳이다. 특히 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들이 반죽을 직접 치대며 만두를 빚고 있기 때문에 식사하는 내내 활기가 넘친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후쿠오카 미식가들에게 소문난 프렌치 내추럴 와인바 르루비스(Le Rubis)를 찾았다. 이곳은 2007년에 후쿠오카의 북쪽에서 가게문을 열고, 최근에 후쿠오카 도심으로 이전했다. 주력 메뉴는 프랑스 요리와 내추럴 와인으로 약 11년 넘게 운영을 해오며, 후쿠오카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미식가들이 내추럴 와인 성지순례길로 찾는 곳 중의 하나다. 남편은 요리를 하고 부인은 와인을 추천한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지만 여행의 피로를 치유하고 가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우루우비(閏日). 여기도 부부가 운영하는 2인 식당으로, 주변에 상업시설이 없는 주거지 안에 자리 잡고 있다. 택시를 타고 내리니 “깊은 산 속 옹달샘” 노랫가락이 떠오른다. 정원을 지나 미닫이문을 여니 햇살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나무로 만든 집이다. 이곳에서는 남편이 손님맞이를 하고 부인은 요리를 한다.
요리는 단품으로 주문할 수도 있고 코스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처음 방문하는 것이라면 코스 주문을 추천한다. 런치 코스는 3000엔으로 약 7~8가지 요리가 제공되며 음식이 천천히 나오기 때문에 약 두 시간 동안 식사가 이어졌다. 모든 요리는 직접 수집한 그릇 위에 나뭇잎 한 장을 올려 나오는데, 청아하고 단아한 담음새에 기분이 좋아진다. 첫 번째 요리는 완두콩 수프로 소금간 전혀 없이 약간의 크림을 넣어 저어 먹는다. 두번째 요리는 데친 두릅 위에 토마토소스를 올려 감칠맛을 살렸다. 세번째 요리는 완두콩보다 작은 콩과 콩깍지가 통째로 나오는데 얼마나 아삭한지 씹을 때마다 머릿속에 아삭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이어서 튀긴 마, 작두콩 푸딩, 된장소스에 담긴 닭고기구이, 생선구이가 들어가 있는 크레이프가 나왔고 참나물 된장국과 직접 지은 하얀 밥으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식재료 본연의 맛이 무엇인지 탐구심을 끌어내고, 자연의 맛이 무엇인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우루우비.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면 우루우비의 치유의 음식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김유경 푸드디렉터 foodie.angel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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