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클라이밍을 그만두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실력이 잘 늘지 않거나 암장에 다닐 시간이 없어서 자발적으로 관두는 경우도 있고,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도 있다. 부상 때문이다.
운동을 그만둬야 할 정도의 부상은 보통 어깨에서 발생한다. 한 번 다치면 쉽게 낫지 않는 고질병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스포츠클라이밍과 어깨에 관련된 5가지 궁금증을 풀어 본다.
넓고 강한 클라이머의 어깨.
아직 성장기인 남자 중학생입니다. 몸이 왜소한 편이라 어깨를 넓히고 싶은데 스포츠클라이밍이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어깨가 넓어지려면 어떤 동작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을까요? 또, 힘든 운동이라 키가 크는 데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어깨를 강하고 멋지게 만든다 YES!, 힘든 운동이라 키가 크지 않는다? NO!
스포츠클라이밍은 최고의 어깨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동작을 통해 어깨에 관련된 다양한 근육을 고르게 발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학생 시기 청소년은 신체발달과정 중 근육이 막 자리를 잡는 시기다.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고 꾸준히 운동한다면 멋진 몸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클라이밍은 균형 잡힌 몸을 만드는 운동이지 직접적으로 어깨 근육을 커지게 하는 벌크업류 운동이 아니란 점은 유의해야 한다.
스포츠클라이밍을 통해 어깨를 단련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동작을 사용하는 볼더링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좋다. 특히, 등 근육에 부하를 주는 큰 동작들을 반복하면 앞으로 굽은 어깨를 펴서 당당한 어깨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운동 전에 앞쪽으로 어깨를 붙들고 있는 가슴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 주는 것이 팁이다.
힘든 운동을 하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는 건 낭설이다. 힘쓰는 운동과 키는 과학적으로 큰 상관관계에 있지 않다. 가령, 키 작은 선수들이 많은 역도의 경우 무게중심이 낮은 선수들이 유리하기 때문이지 역도를 해서 키가 작아진 건 아니다.
스포츠클라이밍도 마찬가지다. 김자인, 민현빈 같은 단신 선수들은 리드 종목에 강하고, 볼더링과 스피드에 강점이 있는 천종원, 사솔, 이승범, 정지민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장신에 속한다. 체형마다 장단점이 있을 뿐이다.
대표적으로 어깨에 큰 부담을 주는 다이노 동작. 충분한 준비운동과 단련 없이 급격히 어깨에 부하를 줄 경우 부상의 우려가 크다. 사진 강서클라이밍센타.
클라이밍을 하다 보면 다양한 어깨 부상을 당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클라이밍을 하면서 주의해야 하는 어깨 부상 종류와 예방 방법이 궁금합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어깨 안정화 운동은 필수!
스포츠클라이밍은 어깨의 쓰임이 많아 부상 빈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클라이밍의 어깨 부상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급성은 잘못된 자세로 추락하거나, 발이 빠지면서 팔로만 매달릴 때 어깨가 정상위치에서 벗어나는 탈구나 골절이 대표적이다.
매트리스를 믿고 잘못된 자세로 추락하면 굉장히 위험하다. 떨어지는 순간 팔이 펴진 상태에서 바닥을 지탱하면 어깨, 팔꿈치, 손목 등 관절부위에 심각한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추락할 때는 온 몸을 이용해 충격흡수를 할 수 있도록 발을 딛는 동시에 온몸을 구부려 착지하는 방법을 익혀 주는 것이 좋다.
초보자는 어깨관절부가 충분히 단련되지 않아 팔로만 매달릴 경우, 특히 부상위험이 높다. 팔 근육이 약하면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괜찮지만, 반대로 힘이 좋으면 억지로 홀드를 붙잡고 매달리려 하다가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몸이 회전하는 데도 홀드를 놓지 않고 버틸 경우 온몸의 뼈와 관절을 걸레처럼 짜는 것과 마찬가지의 충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히 발 쓰임을 익혀둬야 하며, 포기할 줄 아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스포츠클라이밍의 어깨 부상은 급성보다 만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깨관절의 불안정성, 잘못된 어깨관절의 위치, 과도한 사용 등이 원인이다. 잦은 어깨 사용은 어깨관절 사이의 연부조직을 손상시킨다.
어깨에 관련된 부상들은 어깨감입 증후군, 회전근개 건염 및 파열, 견봉하 활액낭염, 이두박근 건염, 관절와순 파열 등이 있다. 이들의 특징은 동시에 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깨관절을 잡아 주는 근육들이 불균형하게 발달한 경우, 클라이밍을 할수록 상해는 더 심해진다.
최선의 예방은 어깨 안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준비 운동 중에 어깨를 충분히 풀어 주고, 탄성밴드를 활용한 어깨 운동과 코어운동의 일종인 네발기기 운동Animal Exercise(아기처럼 네 발로 기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거북목과 앞으로 굽은 어깨(라운딩숄더) 증상은 컴퓨터를 오래 하는 현대인들의 고질병이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이러한 증상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준다. 사진 셔터스톡.
20대 여자인데 체중 감량에 효과가 좋다고 해서 클라이밍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어깨도 넓어진다고 해서 주저하게 돼요. 여자도 어깨가 많이 넓어지게 되나요?
체중감량? 숙련돼야 극적인 감량효과 YES!
어깨가 넓어진다? 어깨근육이 발달해 굽은 등이 펴진다 YES!
클라이밍은 중력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에 상지(손가락-팔-어깨)의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상지가 견딜 수 있는 무게, 즉 몸무게가 가벼워야 유리한 운동이다.
스포츠클라이밍이 시간당 소모되는 칼로리가 매우 높은 운동이긴 하지만 지속시간이 다른 운동에 비해 짧다. 충분한 감량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장시간 스포츠클라이밍을 지속할 수 있는 숙련도가 필요하다. 순수 운동 시간이 길어야 극적인 감량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이밍이 어깨를 넓게 만든다는 것은 사실이다. 정확히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어깨의 다양한 근육을 발달시켜 움츠러든 어깨를 펴는 것이다. 어깨가 펴진다는 건 몸 전체가 균형 있게 발달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어깨 발달은 현대병 중 하나인 라운딩 숄더(앞으로 굽어진 어깨)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좁은 어깨보다 건강한 어깨가 더 멋진 몸이다.
MMT 방법으로 어깨의 전방 관절 가동범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EducatedPT’ 유튜브 영상 갈무리.
최근 어깨관절 가동범위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가동범위 이상 운동하면 어깨를 다친다는 것 같은데 사실인가요? 또, 어깨관절 가동범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가동범위 이상의 동작을 하면 다친다? YES!
‘가동범위Range of motion’란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를 의미한다. 이 범위 이상의 부하를 주면 관절에 손상이 간다. 치킨 먹을 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뼈와 뼈를 잡고 관절을 꺾어 힘을 주면 먼저 건과 인대들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끊어지고 관절낭(관절을 동그랗게 싼 주머니)이 찢어진다. 좀더 힘을 주면 관절 안쪽을 가로지르는 인대들이 뽑혀 나가며 관절 분리가 끝난다. 이를 인체에 대입하면 관절 가동범위의 중요성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어깨관절 가동범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깨관절을 다양한 각도로 돌려 주고, 다양한 관절 가동성 운동을 병행해 주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어깨관절 가동성 운동으로는 양 손을 S자로 해서 등 뒤에서 맞잡는 스트레칭이 있다.
측정방법은 눕거나 일어선 상태에서 한 팔씩 앞과 옆으로 움직이는 각도를 재면 된다. 180°가 정상 각도다. 클라이밍에서 중요한 가동범위는 외회전과 내회전이다. 일어선 상태에서 팔꿈치를 직각으로 한 채 아래로 내리는 것이 내회전, 위로 올리는 것이 외회전이다. 두 동작 모두 지표면과 수직을 이루면 정상 각도다. 정상 각도 미만으로 움직이거나 각도 내에서 통증이 발생한다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가동범위뿐만 아니라 어깨관절의 협응과 근육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싶다면 전문가에게 MMTmanual muscle test나 FMSfunction of movement screen법으로 측정을 의뢰하면 된다.
힘을 뺀 채 매달리면 부상의 위험이 높다.
클라이밍을 하나씩 배워 가고 있는 초보입니다. 군대 훈련 중 어깨를 다친 적이 있는데 센터장님은 ‘어깨로 매달려야 한다’고 해서 다시 부상이 재발할까 두렵습니다. 어깨로 매달리는 게 맞는 건가요?
어깨로 매달린다? 어깨 관절의 근육을 사용해 안정된 자세로 매달린다! YES!
어깨는 단순히 하나의 기관이 아니라 4개의 뼈와 4개의 관절이 결합된 어깨복합체다. 결국 ‘어깨를 다쳤다’는 말은 어깨에 관여한 무수한 근육과 인대, 관절 중 어딘가가 손상됐다는 말이다. 따라서 정확한 손상부위를 알지 못하는 한 클라이밍 가능 여부나 적합한 재활 운동을 조언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어깨로 매달린다’는 표현을 어깨에 힘을 빼고 축 늘어져서 매달리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매달리면 부상의 위험이 매우 높다. 정확히는 어깨관절의 근육을 이용해 매달려야 한다. 트레이닝보드에서 매달리기 훈련을 할 경우 머리를 뒤로, 턱은 위로 들어 어깨를 조이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또한, 어깨 부상 재발이 우려된다면 손가락 운동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다. 손가락 힘이 충분하지 않거나 적절한 그립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부족한 힘만큼 어깨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적절한 발놀림이 뒷받침된다면 상지에서 감당해야 할 무게가 줄어들어 어깨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꾸준한 어깨 재활운동도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