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계 '반골' 스파이크 리 화려한 부활 [2019 아카데미 시상식]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2019. 2. 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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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리 감독이 자신이 수상한 제91회 아카데미상 각색상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AP·연합뉴스

제91회 아카데미상 수상식에서 미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반골’로 꼽히는 배우 겸 감독 스파이크 리가 화려하게 제기를 했다.

스파이크 리는 24일(현지시간) 로스엔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고 연출을 한 <블랙클랜스맨>로 각색상을 수상해 무대에 올랐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1990년대 후반까지 미국 흑인영화와 세계독립영화계 ‘스타’로 군림을 했으나 <말콤X>에 전력을 쏟아 부은 후 21세기에는 점차 흥행과 비평에서 침체를 이어왔었다.

그의 재기작 <블랙클랜스맨>은 1978년에 백인우월주의 테러집단 KKK에 잠복을 해 비밀정보를 수집한 흑인 형사 론 스툴워스의 자전적 에세이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이날 사회자 없이 진행이 된 시상식에서 영화 제작에 함께 참여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 후 주최 측이 수상소감 연설시간에 제약을 둔 점을 의식한 듯 “잠시만 시계를 멈춰 달라”며 미국 역사에 대해 말했다. 그는 “2월은 (미국에서)흑인(역사의)달 이기도 하다. 이제는 노예들이 사라졌다”며 “100년 전에 나의 증조할머니는 노예였지만 할머니는 대학에 갔다. 또 나를 영화학교에 보내 주셨다. 조상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 제작사 로고

스파이크 리는 또 “이 나라를 만든 사람들, 원주민(과 노예를)죽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 힘을 모아 역사의 바른 편에 서야 한다.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하자”고 외쳤다. 이에 관객도 환호의 함성과 함께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 말미에 <그린북>의 작품상 수상이 호명이 된 후 특유의 반골 기질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외신들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 작품상으로 <그린북>이 호명되자 자리를 뜨려했다”며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결국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는 <그린북>이 흑인인 영화 속 피아니스트 측 입장을 배제하고 백인인 운전사 겸 보디가드 가족 주장만 일방적으로 취합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 백인 운전사는 실제로는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해고를 당한 후 흑인 피아니스트 측과 껄끄러운 관계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1950년대에 태어난 미국 흑인 영화인 중 드물게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을 했고 초기 작품을 가족의 제작비 지원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독립제작사의 긴 이름 ‘Forty Acres and a Mule Filmworks’(40에이커 땅과 노새 한 마리 영화사)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제작사 이름은 남북전쟁 당시 북군이 흑인 노예들을 군에 입대 시키며 약속한 해방 후 각자 받게 될 경제적 권리를 공약한 내용이다. 이 공약은 남북전쟁 초기에 잠시 지켜지는 듯 했으나 결국 폐기가 됐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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