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을 짚어도 아빠는 아빠다.. 아이 키우는 아빠들, 김정숙 여사와 함께 [키우며 자라는 아빠]

이상훈 기자 2019. 6. 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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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키우며 자라는 아빠] 목발을 짚어도 아빠는 아빠다

■아빠의 목발도 우리들의 놀이터

어린이 스포츠 교육 전문 스쿨을 운영하는 이혁호(37)씨는 블로그에서 ‘개코아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꽤나 유명한 인사다. 아빠가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달인이다. 첫 아이를 낳고 난 뒤 언론에 등장한 이후 각종 매스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유아체육을 전공해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학부모들이 하나같이 ‘선생님은 좋은 아빠가 될거 같다’ 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과연 그랬을까?

아이가 태어난 이후 다른 아빠들처럼 월급쟁이 생활을 한 이씨도 10시가 넘어 퇴근을 하는 경우가 잦아 아이들을 돌 볼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과감히 직장을 그만두고 하루 3~4시간 프리랜서로 일하며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혁호씨는 어릴 적 아버지와 낚시나 캠핑 등을 다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아빠와 함께 한 소중한 추억들을 남겨주기 위해 주말이면 각종 체험행사를 찾아다니며 차곡차곡 추억 쌓기에 나선다. 무릎십자인대 파열로 목발을 짚고 다니지만 아이들이 목발을 놀이기구 삼아 같이 노는 모습에서 친구 같은 아빠, 뭐든지 함께하는 아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혁호씨는 이렇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한마디 남긴다. ‘목발을 짚어도 아빠는 아빠다’

■아이 키우는 아빠들과 함께

이혁호씨가 용인시와 함께 기획 ,진행한 아빠 육아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 쪽 왼쪽 두번째가 이혁호씨(이혁호씨 제공)

보통의 아빠들은 아이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소중한 시기에 직장일이나 생계에 전념하느라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잘 못보고 지내는 것이 몹시 안타까웠다. 그래서 초보 아빠 되기 프로젝트를 만들어 본인이 기획, 진행해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아빠들에게 본인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일에 열심이다. 용인시와 함께 진행한 행사에는 김정숙 여사도 참석해 아빠들과 함께했다.

■의젓하고 반듯한 아이들

주원(7), 로운(4)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엄마 아빠와 한 집에 산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인사성이나 쓰는 말들이 참 반듯하다. 엄마가 단잠에 빠져 있는 아빠를 깨울려고 하면 주원이가 ‘로운이는 내가 놀아주면 되니까 아빠 깨우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의젓한 장남이다. 한 달 뒤면 태어나는 여동생 열매(태명)도 오빠가 잘 보살펴 줄 거라고 큰소리친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대부분의 문제점은 아이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빠들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그는 생각한다.

큰 아이가 두 살 때부터 스키장을 데리고 다니면서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네 살 때는 스키를 타도록 했다. 스포츠를 하면서 원만한 교우관계, 리더십,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했다. 피아노 선생님인 엄마와 주원이가 함께 ‘젓가락 행진곡’을 치자 둘째 로운이도 건반을 두드리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둘째가 찍은 가족사진

로운이가 기자가 든 큰 카메라에 관심을 가진다. 손에 카메라를 쥐어주니까 더듬더듬 셔터를 찾는다. 엄마, 아빠와 형이 로운이의 모델이 되어준다.

아빠가 아이들 이름으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아직 아이들이 글을 올리는 것은 못하지만 아이들이 사진은 찍는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과 아빠가 대신 쓴 1인칭 시점의 글을 올린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아빠는 놀랐다고 한다. 어른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다가 눈높이를 낮추니 사물이 달리 보이는 것이다.

아이들 입장에서, 아이들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소통하려는 아빠. 훌륭한 멋쟁이 아빠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이상훈 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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