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단독 콘서트 NCT127, 그들이 알을 깨고 나오려면 [편파적인 콘썰리뷰]
SM엔터테인먼트의 그룹 NCT는 지금까지 가요계를 취재해 오면서 가장 고난도의 이해력을 필요로 하는 그룹이었다. 우선 그룹을 소개함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였던 ‘몇인조’라는 수식어의 의미가 없었고 NCT127, NCT U, NCT드림(Dream) 그리고 최근 그 모습을 보인 ‘웨이션V(WayV)’까지 많은 유닛그룹을 산하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NCT는 ‘네오 컬쳐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의 준말로 그룹의 정체성을 포괄하는 큰 브랜드이고, 127은 경도 ‘동경 127도’에서 착안해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팀이다. Dream은 주로 미성년자가 중심이 된 청소년팀 그리고 U는 이들 중 누구라도 데려와 조합해 만드는 새로운 팀이다. ‘웨이션V’는 주로 중화권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과거 우주의 탄생이 그랬다고 하지 않는가, 실제로 NCT는 바닥도 천장도 벽도 존재하지 않는 무한확장성을 가진 하나의 가수 집단체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열혈 팬덤을 제외하고 나면 일반 대중들에게 큰 진입장벽이 되기도 한다. 활동을 거듭할수록 늘어나 이제 20명을 넘어선 멤버 수에 가끔씩 볼 때는 누가 누군지 알기가 쉽지 않아 그룹 자체를 인지하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대중이 NCT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인식의 장벽은 이들의 노래 중 이른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곡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는 과거 슈퍼주니어를 시작으로 엑소(EXO)를 거쳐 계속 추진해왔던 무한확장과 조합이 가능한 그룹의 완성 의지를 고집스레 꺾지 않았다. 그리고 그 노력은 어느 정도 결실을 맺어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NCT127이 데뷔 4년차 만에 첫 단독 콘서트를 열게 됐으며 그 장소 또한 많은 가수들이 선망하는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구. 체조경기장)으로 결정됐다.
그래서 이번 NCT127의 첫 단독 콘서트 <네오 시티:서울-디 오리진(Neo City:Seoul-The Origin)>을 보면서는 이들이 스스로 주창하던 것처럼 얼마나 팀의 품 안에 넓은 음악적 폭을 갖고 있는지를 주로 살폈다. 이들은 앵콜곡을 비롯해 두 시간 반이 가까운 시간 동안 총 21곡의 노래를 불렀으며 중간중간 등장한 댄스배틀, 피아노 독주 등의 파트를 포함하면 멘트를 최소한으로 줄여가며 스스로를 보이려 애를 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NCT127이 대중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의 장벽 그 실체와 그 이면의 다른 모습 모두를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들이 2016년 내놓은 데뷔곡 ‘소방차(Fire Truck)’, 미니 2집 타이틀곡 ‘무한적아(Limitless)’, 미니 3집 타이틀곡 ‘체리 밤(Cherry Bomb)’, 최근 발표한 1집 리패키지 타이틀 ‘사이먼 새즈(Simon Says)’ 등은 모두 힙합을 기반으로 둔중한 베이스 사운드 그리고 그 위에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트랩, 뭄바톤, 라틴 계열의 기타 사운드 등이 첨가되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면서도 하나 같이 모두 하드코어 스타일로 사운드와 랩핑의 극단을 오가는 구성을 취하고 있었다.
이는 과거 SM 가수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른바 ‘SMP(SM 뮤직 퍼포먼스)’로 불리는 계열의 음악들인데 과거 H.O.T나 신화, 동방신기나 엑소 등 SM의 아티스트들은 모두 거쳐갔던 장르였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를 기반으로 사회비판 또는 저항의 메시지를 하드코어 스타일로 풀어냈다. 이는 팬덤의 집중도는 높아지지만 그만큼 대중들과의 거리는 벌어졌던 ‘양날의 검’과도 같았다. NCT127의 타이틀곡은 그 기반이 록에서 트랩 기반의 힙합스타일로 바뀌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SMP의 2019년 형태의 그것을 상기시켰다.
그런데 NCT127의 모습은 SMP 스타일로 한정시키기에는 폭이 넓었다. 특히 1집 정규앨범 수록곡 ‘지금 우리’를 시작으로 한 발라드 메들리와 태일, 도영, 재현 등이 전면에 나선 보컬멤버들의 퍼포먼스 그리고 정글짐 퍼포먼스가 들어갔던 태용, 태일, 도영, 마크 등의 ‘나쁜 짓(Baby Don’t Like It)’ 등에서는 섹시한 매력이 돋보였다. 후반부 ‘굿 띵(Sood Thing)’이나 ‘터치(TOUCH)’ 등의 노래에서는 20대 본연의 청량한 모습도 드러났다.

멤버들 역시도 이번 공연에 대해 자신들의 장르는 ‘도전’이라고 말했고, 멤버 도영은 “어떤 콘셉트에 한정되지 않고 새로움을 시도하는 모습”이라고 구체화했다. 그렇게 보기엔, 그리고 이들을 강한 힙합 기반의 노래에 한정하기에 이들이 보여줄 것은 더 많아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앞선 선배그룹들의 역사를 지켜보면 대중과의 접점을 넓혔던 노래는 ‘캔디’ ‘으쌰으쌰’ ‘허그’ 등 부드러운 풍의 노래였기 때문이다.
반드시 대중성을 넓힌다는 것이 음악성의 저하를 일컫는 말은 아니다. 둘은 별개의 개념이다. 우리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에 열광했지만 이 노래가 6분이 가까운 굉장히 어려운 형식의 노래였다는 점을 상기할 때 말이다. NCT127이 한 계단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강성 일변도의 타이틀 전략을 벗어나 팀의 능력을 더 다채롭게 펼쳐내는 방식의 활동이 필요해 보였다. 준비는 충분해 보였다. 이제 그 알의 껍질을 깨기만 하면 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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