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에 퐁당 빠진 위스키, '여심저격' 잭다니엘 허니

잭다니엘 측은 "잭다니엘 허니는 약간의 꿀과 충분한 잭(다니엘)의 조합"이라면서 "잭다니엘에 우리만의 독특한 꿀 리큐어를 섞어 독특한 맛을 냈다. 약간의 꿀향과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피니시로 뜻밖의 풍미를 선사한다"고 설명한다.
내 주위 복수의 술꾼들은 이 설명에 수긍하지 않았다. 술꾼 A는 "달아도 너무 단 술"로 잭다니엘 허니를 기억했다. 술꾼 B는 "너무 달아 한 잔을 다 못 먹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술꾼 A는 이렇게 말했다. "소주와 양주 싫어하는 여성들도 잭다니엘 허니만은 잘 마셨다."
호기심이 동했다. "그래도 위스키인데 달아봐야 얼마나 달겠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잭다니엘 허니를 한 병 샀다.
오리지널 잭다니엘이 아주 어두운 갈색을 띠는 것과 달리 잭다니엘 허니는 밝은 금빛이다. 잭다니엘 허니의 냄새는 노골적으로 달지 않다. 휘발하는 알코올 기운 사이로 달콤함이 비치는 정도다. 물론 일반적인 위스키보다는 훨씬 달다. 인삼향이 나는 것은 아닌데 왠지 꿀에 절인 인삼이 떠오른다. 잔을 돌리면 잔의 벽을 타고 술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점도가 제법 높은 모양이었다.
살짝 한 모금 마신다. 달다. 정말로 달다. 진하게 탄 꿀물을 마시는 기분이다. 피니시에서 알코올 기운이 올라오고 혀가 얼얼해질 때 비로소 이게 술이 맞구나 싶다. 몇 모금 마시고 혀로 입술을 닦으니 단맛이 느껴질 정도다. 성분표를 확인한다. 꿀향 0.47%, 벌꿀 0.01%를 첨가했다고 쓰여 있었다. 맙소사, 고작 이 정도 꿀로 이런 단맛을 내다니.
냉동실에 뒀다 먹으면 좀 낫다는 얘기를 들었다. 12시간 동안 차갑게 식힌다. 잔에 따른다. 상온에서보다 훨씬 점도가 높은 액체가 왈칵 쏟아진다. 마신다. 달다. 여전히, 정말로 달다. 잭다니엘 허니는 어떤 식으로든 간에 스트레이트로 마실 만한 술은 아니라고 나는 결론 내린다.
뭐에 타서 마시는 수밖에 없다. 좀 찾아보니 '잭허니진저'라는 칵테일이 있다. 잭다니엘 허니와 진저에일만 있으면 된다. 레시피가 간단해 마음에 든다. 큰 잔에 얼음을 채운다. 소주잔 한 잔 정도로 잭다니엘 허니를 따른다. 진저에일을 두 잔 따른다. 젓가락으로 살짝 섞는다. 끝이다.
꿀에 절인 생강차를 차갑게 식혀 탄산을 주입하면 이런 맛일까. 잭다니엘 허니의 달콤함과 진저에일의 생강향이 조화롭다. 이런 맛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술술 넘어가기는 한다. 아마 꽤 많은 사람 입맛에 맞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기에 맥주만 추가하면 또 다른 칵테일 '잭허니비어'를 맛볼 수 있다. 비율은 잭다니엘 허니 1, 진저에일 2, 맥주 4다. 나는 잭다니엘이 미국 술이라는 점에 착안해 맥주를 버드와이저로 골랐다. 굳이 버드와이저를 섞지 않아도 된다. 취향에 맞는 라거 맥주면 된다.
잭허니비어는 잭허니진저보다 좀 더 다층적인 맛을 낸다. 잭다니엘 허니가 바닥을 깔고 그 위를 진저에일이 부유한다. 맥주 맛은 도드라지지 않는다. 맥주는 마치 쌈채소처럼 잭다니엘 허니와 진저에일의 풍미를 감싸 노골적인 맛을 완화하고 고소함을 더한다. 나쁘지 않다.
내가 먹으려고 잭다니엘 허니를 또 살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어디 모임에 갈 때에 진저에일, 맥주와 함께 사갈 의사는 있다. 다가오는 여름, 수다 떨며 가볍게 마시기 좋겠다. 대형마트 기준 750㎖ 한 병에 4만원대 후반이다. 알코올 도수는 35도다.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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