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전 태아 고통 없고 모체 부담 적어" OECD 36개국 중 31개국이 '낙태 합헌' [낙태죄 헌법불합치]

김서영 기자 2019. 4. 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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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인공중절률은 한국보다 낮아

11일 낙태죄를 헌법불합치로 본 헌법재판소 결정은 임신 초기만큼은 여성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가 반영돼 있다. 해외에서는 임부의 의사만으로 임신중절이 허용되는 기간을 대략 임신 초기에 해당하는 12주 이내로 본다. 이 시기는 태아의 골격이 형성되기 전이고, 중추신경이 있더라도 고통을 느끼지 못할 때라는 점에서 모체의 정신적·육체적 부담이 적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국가 중 경제·사회적 이유로 낙태를 허용하는 국가는 총 31개국이다. 독일, 프랑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노르웨이에서는 임신 12주까지는 임부의 요청만 있으면 낙태가 합법이다. 영국은 임부가 원할 경우 2명의 의사 의견이 있으면 24주까지 가능하다. 해당 국가에서 낙태를 허용하는 사유는 모체 생명 보호, 모체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경제적·사회적 사유, 본인 요청 등이다.

일각에선 낙태가 폭넓게 허용되면 무분별한 낙태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지만, 정작 낙태를 보장하는 OECD 국가에선 한국에 비해 낙태를 경험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 만 15~44세(또는 49세) 여성 1000명당 인공임신중절 건수를 의미하는 인공임신중절률을 보면 영국 13, 덴마크 15.5, 노르웨이 12, 프랑스 15, 독일 7.2 등이다. 한국은 15.8이다.

동아시아 사례를 보면, 중국은 임신 12주 이내엔 본인 요청에 따른 시술을 허용하며 그 이후는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포함해 폭넓게 허용한다. 일본은 전문가 2인의 승인 및 배우자 동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임신 22주 이내엔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따른 시술이 적법하다.

한국도 과거 논의를 되짚어보면, 임신 초기(12주)까지는 임신중절을 큰 제한 없이 허용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국회에서도 ‘임부 건강상 문제로 낙태할 때 20주 이내에만 허용하고 강간·준강간에 의한 임신으로 낙태할 때 사유 확인 절차 후 9주 이내에만 허용’ 방안(18대 국회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 ‘제한적 낙태 허용 사유에 임신 12주 이내에 한해 사회 경제적 사유 추가’ 방안(18대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 등이 나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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