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반려동물 고슴도치에게 겨울잠은 해가 된다

최영민 수의사(최영민동물의료센터) 2019. 5.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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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는 1500만년 동안 비슷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로, 추워지면 스스로 잠에 들었다가 따뜻해지면 깨어납니다.

반려동물로 키우는 고슴도치에겐 겨울잠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양의 사료를 먹는 반려동물 고슴도치는 미리 살을 두둑이 찌워 놓을 기회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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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는 천적을 만나면 몸을 둥글게 말아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행동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슴도치는 1500만년 동안 비슷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 최근 유럽에서는 도심의 공원이나 집 마당에서도 흔히 만나는 동물입니다. 프랑스 도시에 사는 고슴도치의 수는 시골의 9배에 이릅니다.

독일 함부르크대 리사 바르네크 연구원은 도시와 시골 고슴도치에 각각 송신기를 달아 활동 영역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도시 고슴도치의 활동 영역은 5만㎡ 로, 시골 고슴도치의 18분의 1에 머뭅니다.  시골 고슴도치는 곤충과 달팽이, 거미, 도마뱀 등을 먹는 반면, 도시 고슴도치는 주로 음식물 쓰레기나 길가에 버려진 과자 등을 주워 먹습니다. 도시의 고슴도치는 활동 영역을 줄이고 먹이를 바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겁니다.  

이처럼 뛰어난 적응력을 지닌 고슴도치도 아직 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자동차입니다. 야생 고슴도치는 수리부엉이나 오소리 같은 천적을 만나면 다리와 꼬리를 집어넣고 몸을 둥글게 만듭니다. 천적이 삐죽삐죽 가시가 돋힌 공 모양 고슴도치에 위협을 느끼고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전략입니다. 도시 고슴도치도 달려오는 자동차를 천적으로 인식해 본능적으로 몸을 둥글게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그냥 고슴도치를 치고 지나갑니다.  

겨울잠 빠지지 않게 유의 

고슴도치는 천적을 만나면 몸을 둥글게 말아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행동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에선 삐죽삐죽 가시가 돋힌 고슴도치를 기르는 애호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꽃샘추위로 다시 겨울이 온 것처럼 기온이 떨어지면서 애호가들이 집에서 기르는 고슴도치들이 긴 잠에 빠지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로, 추워지면 스스로 잠에 들었다가 따뜻해지면 깨어납니다. 평소에는 분당 18ml의 산소를 소모하는데 겨울잠에 든 고슴도치는 분당 0.08ml만 소모합니다.  평소 35℃인 체온을 5℃까지 낮추고 호흡 횟수를 줄입니다. 신진대사를 억제해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겁니다. 추운 날씨에도 살아남기 위한 전략입니다. 

반려동물로 키우는 고슴도치에겐 겨울잠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야생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자기 전에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합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양의 사료를 먹는 반려동물 고슴도치는 미리 살을 두둑이 찌워 놓을 기회가 없습니다.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고 겨울잠에 들었다가 에너지를 다 써버리곤 영영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슴도치가 겨울잠에 들지 않도록 사육장의 온도를 항상 22~26℃ 사이로 맞춰 주어야 합니다. 고슴도치는 활동량이 많은 동물입니다. 따라서 너비가 60cm 이상인 넓은 사육장과 쳇바퀴 같이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합니다. 또 매일 고슴도치 전용 사료를 주되 가끔 밀웜 등 작은 벌레를 주는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고슴도치가 밀웜처럼 말랑한 먹이를 먹을 경우 치아에 껴서 치석이 생긴다. 이는 구강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필자소개

최영민 건국대학교에서 수의학 박사를 받았으며, 최영민동물의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서울시수의사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TV 동물농장’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고 있다.

관련기사:  어린이과학동아 2019년 9호 (5.1발행) 잠만 자는 고슴도치, 깨워라!

[최영민 수의사(최영민동물의료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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