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죽은 뇌세포를 되살리다

이정아 기자 2019. 4.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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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돼지의 일부 뇌세포를 6시간 동안 작동하게 해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이미 4시간 전에 죽은 돼지의 일부 신경세포를 6시간 가량 재활성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네이처 제공

뇌 형태로 쌓여 있는 모래가 조금씩 주르르 흘러내리는 모래시계. 그 옆에는 '과거로 되돌린 시간(Turning Back Time)'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8일 네나드 세스턴 미국 예일대 의대 신경과학과 교수팀이 4시간 전에 죽은 돼지의 뇌 일부 기능을 6시간 가량 다시 살리는데 성공한 것을 '뇌 모래시계'에 비유해 표지로 실었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의 뇌는 무척이나 예민해서 조금이라도 산소가 공급되지 않거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세포가 괴사해 손쓸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신경세포는 피부나 근육세포와 달리 재생능력이 떨어져서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죽은 돼지 32마리의 뇌를 꺼낸 다음, 자체 개발한 장비(브레인Ex)를 이용해 뇌동맥으로 '인공혈액'을 넣었다. 브레인Ex는 혈액순환과 체온(37도) 등을 흉내 낸 뇌 저장소이며, 인공혈액에는 산소, 혈액을 대신하는 안정제, 보존제 등이 들어 있다.

실험 결과 약 6시간 동안 일부 신경세포(뉴런)가 괴사를 멈추고 다시 작동했다. 해부학적인 형태를 살아 있을 때처럼 유지하고 일부 혈관세포가 살아났으며, 신경세포 간 시냅스에서 신호를 주고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연히' 살아 있는 돼지처럼 인지, 지각 등은 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해 사망한 뇌를 의학적으로 연구하거나, 뇌 외상 또는 뇌질환으로 손상된 조직을 살리는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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