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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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자 동기(同氣)와 관련된 친족어휘로 '누이, 누나, 누님, 누이동생'이 쓰이고 있다.
'누님'은 '누이'에 접미사 '-님'이 결합된 '누이님'에서 변한 것이고, '누이동생'은 '누이'와 '동생'이 결합된 합성어여서 '누이'가 핵심어임을 알 수 있다.
곧 손위의 누이는 물론이고 손아래의 누이도 '누나'라고 했던 것이다.
손아랫사람에 대한 예법이 퇴색해 손아래 동기를 지시하거나 부르는 친족어휘의 용법이 사라지면서 '누나'에도 의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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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자 동기(同氣)와 관련된 친족어휘로 ‘누이, 누나, 누님, 누이동생’이 쓰이고 있다. ‘누님’은 ‘누이’에 접미사 ‘-님’이 결합된 ‘누이님’에서 변한 것이고, ‘누이동생’은 ‘누이’와 ‘동생’이 결합된 합성어여서 ‘누이’가 핵심어임을 알 수 있다.
‘누이’의 어원에 대해서는 ‘눕다’에서 파생된 명사로서 ‘寢友(침우·같이 누워서 자는 친구)’라는 의미를 띤다는 설이 있으나 이는 민간어원에 불과하다. ‘누이’는 형태상 여타의 여성 관련 친족어휘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서 그 어원을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다. ‘누나’의 경우도 매한가지다. 어원사전에 ‘누의’와 ‘누나’ 항목이 빠져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누니’라는 단어가 발견됨으로써 ‘누나’의 어원 해석에 실마리가 잡혔다. ‘누니’가 ‘조선어사전’(1938)에 올라 있는데, 여기서는 이를 ‘누나’의 동의어로 설명하고 있다. ‘누니’의 실제 용례는 발견하지 못했으나 이것이 사전에까지 실려 있는 것을 보면 그 존재가 분명하다. 제주 방언에 ‘누니’가 남아 있어서 더욱 그렇다. ‘누니’는 존칭형 ‘누님’에서 말음 ‘ㅁ’이 탈락한 어형으로 추정된다. ‘어마님’이 ‘어마니(어머니)’가 된 것도 그러한 변화의 예다. ‘누니’에 호격조사 ‘-아’가 결합된 어형이 ‘누나’인데, 이것이 19세기 말의 ‘한영자전’(1897)에 처음 보인다.
주목되는 점은, 초기의 ‘누나’는 여자 동기 모두에게 적용됐다는 사실이다. 곧 손위의 누이는 물론이고 손아래의 누이도 ‘누나’라고 했던 것이다. 여동생을 ‘누나’라고 불렀다니 놀랍지 않은가. 이러한 호칭 용법이 20세기 초 소설 작품에서도 목격된다. 그런데 지금은 적용 범위가 축소돼 손위의 누이에게만 적용된다. 손아랫사람에 대한 예법이 퇴색해 손아래 동기를 지시하거나 부르는 친족어휘의 용법이 사라지면서 ‘누나’에도 의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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