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마'의 사생활, 그들은 왜 카메라를 들었나 [TD기획①]

황서연 기자 2019. 5. 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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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최하나 기자] 케이팝 시장의 성장과 함께 아이돌 팬덤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이 팬덤의 중심축에는 소위 '홈마'라 불리는 이들이 있다.

아이돌 가수의 하루를 쫓으며 이들의 모습을 사진, 영상으로 남겨 온라인에 남기는 이들은 단순한 팬의 영역을 넘어서 팬덤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인플루언서가 되거나 개인이 촬영한 사진을 직접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홈마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면서 이들을 향한 소문과 환상, 오해도 커져갔다. 이에 티브이데일리에서 실제 2세대 남자 아이돌 그룹의 팬인 홈마 A, 3세대 남자 아이돌 그룹의 팬인 홈마 B, 홈마 C를 만나 홈마의 모든 것을 물어봤다.

◆ '홈마'란 무엇인가?

A : "아이돌이 좋아서, 사람을 찍는 사람." / B : "'홈페이지 마스터'의 줄임말. 요즘 버전으로는 '찍덕'을 통칭하는 단어." / C: "좋아하는 아이돌의 순간을 남기는 사람들."

홈마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과거에는 '홈페이지 마스터'의 줄임말이었지만 사실상 요즘은 '찍덕(찍는 덕후)', '찍사(찍는 사람)'과 혼용해 쓰는 단어가 됐다"는 공통된 답변이 나왔다. B와 C는 "예전에는 홈페이지 운영이 필수였지만, 지금은 SNS가 활성화돼 대부분 SNS를 기반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A는 "거창한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다. 지금 이 사람을 보는 게 너무 좋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이 아이의 예쁨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 카메라를 드는 사람들"이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 "이 사람의 멋짐과 아름다움과 예쁨과 잔망스러움과 능력치를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게 억울해서 고생을 자처한 사람들"이라는 '웃픈'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 홈마, 실제로는 어떤 활동을 하나?

A는 "스케줄을 알아내서 아이돌을 보러 가서 사진, 영상을 찍고 그걸 편집해서 올린다. 그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공개 방송은 사실상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구조다. 예쁜 모습을 찍을 수 있는 팬 사인회 같은 스케줄을 훨씬 선호하는 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B는 음악 방송, 라디오 스케줄, 공개 방송, 행사, 콘서트 입·출국 공항 일정, 팬 사인회 등의 스케줄을 챙긴다. B는 "출·퇴근길의 경우에는 대중이 없다. 여건 상 갈 수 있는 스케줄이 있다면 미리 가서 자리를 잡아두는 편"이라고 답했다. 또한 "'그녀의 사생활' 속 박민영처럼 온몸을 가리고 다니지는 않는다. 오히려 홈마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생길까 싶어 신경 써서 꾸미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C는 "연말 시상식, 예능 스케줄 출, 퇴근길을 찍기도 한다"고 말했다.

◆ 스케줄 공유는 이렇게

음악 방송, 팬 사인회, 행사 등의 공식 스케줄은 소속사의 공지를 참고한다는 공통된 답변이 나왔다. 특히 A는 "사실 8할이 인맥이다. 팬덤에도 업계 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받는 경우가 많다"며 인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B의 경우에는 SNS 검색을 생활화 한다고. "공식 스케줄이 뜨기도 전에 검색을 통해 행사 정보를 미리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 빠르게 자리를 구할 수도 있고, 교통편을 구하기도 편하다"는 경험담을 밝혔다. C는 "고정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을 경우 녹화일이 보통 정해져 있다. 일정을 유추해 무작정 기다려 출근, 퇴근하는 순간들을 잡는다"고 답했다. 또한 홈마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밝혔다.

공항 입, 출국 정보를 얻는 일은 더욱 까다롭단다. 목적지로 가는 항공편이 많지 않다면 유추를 통해서도 충분히 스케줄을 짐작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관계자 인맥에 의존한다. A는 "최근에는 출입국 정보를 구매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SNS를 통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이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매매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다.


◆ 1년 활동, 비용은 얼마나 들죠?

A : "2000만원 안팎." / B : "1500~2000만원." / C : "1000만원 이상."

A는 "2세대 아이돌은 서포터즈라는 개념이 존재해 다 함께 돈을 모아 촬영 현장에 서포트를 하거나 선물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생일 선물이 고가로 들어가는 경우를 포함해 서포트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방송 스케줄의 경우 스태프가 100명이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처음 카메라를 들 때는 장비를 마련하고 유지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교통비, 식비, 방청 티켓 구매 등의 비용을 포함하면 1년에 2000만원 정도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3세대 아이돌을 좋아하는 B는 "팬 사인회는 앨범을 구매해 응모권을 얻고 추첨을 받는 식이다. 당첨 안정권에 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또한 뮤지컬, 드라마 등 개인 활동이 시작되면 그에 따른 촬영장 서포트 비용도 발생한다. 콘서트, 교통비, 해외를 오가는 비용을 포함하면 활동이 많은 시기에는 1년에 1500만원 이상이 든다"고 밝혔다.

"해외 스케줄에 많이 가지 않아 비교적 돈이 적게 들었다"는 C 역시 팬 사인회에서 회 당 100만원 안팎의 비용을 사용해 음반을 구매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에는 연말 가요 시상식 티켓을 암표로 파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굉장히 비싸져 그 비용도 무시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C는 1년에 1000만원 안팎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 굿즈 팔아 남는 장사? 오해입니다!

A는 흔히 '시즌 그리팅'이라 판매하는 달력, 엽서, 콘서트에서 사용할 응원봉 등을 만들어 판매했었다. 판매 비용은 전액 아이돌을 위한 서포트 비용, 선물 비용으로 사용됐다. A는 "서포트를 위해 굿즈를 만드는 셈"이라며 "적자는 고스란히 개인의 카드 값으로 충당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적자를 내지 않기 위해 여러 아이돌 그룹의 홈마로 활동하며 굿즈가 잘 팔리는 아이돌에게서 수익을 내 다른 그룹의 아이돌을 서포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B는 스티커, 메모지 등 간단한 팬시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소속사에서 초상권 위반을 엄중히 단속했기에 따로 굿즈를 만들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B는 "굿즈를 만드는 이유가 곧 서포트다. 고가의 선물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내 아이돌의 이름으로 스태프들을 위한 서포트를 할 수 있는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판매를 한다"고 말했다. 수익이 정말 많이 남는 경우도 100만원이 채 되지 않았으며, 나머지 서포트 비용은 개인의 돈으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 B는 "홈마가 금수저라는 환상은 극히 일부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저 일하고, 일하고, 일해서 비용을 충당할 뿐"이라고 답했다.

C 역시 달력을 제작했다. 특히 "콘서트 시즌에는 멤버의 이름이나 응원 문구를 담은 슬로건을 제작해 판매했다"고 밝혔다. "요즘은 직접 찍은 사진으로 여는 전시회가 대세"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C는 "수익이 크게 남지 않는 데다가, 설령 남는다 해도 굿즈를 구매한 팬들이 홈마가 서포트를 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가지고 있기에 함부로 수익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 "홈마는 가수를 알리고 싶은 사람, 사생은 나를 알리고 싶은 사람"

A는 "대부분의 홈마들은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그저 사진을 찍어서 업로드하고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사진을 남겨오는 행위에 가장 집착한다. 하지만 사생 팬은 오빠가 나를 알아줘야 한다. 그래서 관심을 받기 위해 아이돌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앞길을 막아 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 역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무대에서 예쁘니, 그 순간을 남기고 싶어 시작한 일이다. 무대 아래에서의 사생활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며 "결국 사생과 홈마의 결정적인 차이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B는 "사생과 홈마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공항 사진 등을 통해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B는 "홈마가 사생 팬처럼 구는 경우도 있다. 공항 입, 출국장 내부에서 무분별하게 사진을 찍는 경우나 해외 스케줄에서 일부러 같은 비행기를 타거나, 숙소를 일부러 같은 곳에 잡는 등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 홈마로 사는 이유는?

A는 "결국은 내 아이돌이 좋아서"라고 말했다. 체력적인 어려움도, 금전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 카메라를 드는 이유는 아이돌이 좋은 '팬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B 역시 "사진을 찍어서 올렸을 때의 개인적인 만족감, '오늘도 이 사람의 하루를 공유했다'는 만족감이 있다. 또한 내 아이돌이 스타로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하는 기쁨도 있다"며 모든 활동의 기반에는 아이돌을 향한 애정이 깔려 있음을 강조했다.

C도 "무대 위 내 가수가 반짝거리는 순간들이 재밌다. 그 친구들이 성장하는 순간들, 남들에게 그 반짝이는 장면이 알려지는 순간이 재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그래픽=황서연 기자]

그녀의 사생활|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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