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송건희 "분량 욕심 없어, 작품이 먼저" [인터뷰]

문수연 기자 2019. 1. 1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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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희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14회 만에 무려 15배나 시청률이 상승하며 화제의 중심에 선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 미적지근한 반응 속에 스타트를 끊었지만 첫 회부터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단숨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모든 사건의 기폭제가 된 '영재 사건', 그리고 영재 역을 연기한 배우 송건희가 있었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영재는 서울대 의대에 진학해 모두의 부러움을 받았다. 하지만 영재는 돌연 가출을 했고, 그 이유가 성적 압박을 준 부모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엄마 이명주(김정난)는 자살했다. 영재 역의 송건희는 짧은 등장에도 복잡하고 어려운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내 주목을 받았다.

'SKY 캐슬'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으로 제대로 인사를 하게 된 신인 송건희는 "이렇게 좋은 드라마를 하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고 웃음 지으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질문 하나하나에 답변을 이어갔다. 오디션을 통해 출연하게 됐다는 그는 "입시 관련 이야기다 보니 시놉시스도 흥미롭게 읽게 됐다. 1차 오디션에서는 영재 서준(김동희) 기준(조병규) 우주(찬희) 역할을 모두 열어놓고 봤는데 저는 대본을 보니 영재가 너무 좋더라. 엄마와 가을(이주연)이에 대한 얘기를 하는 신이었는데 가슴이 아팠고, 읽자마자 하고 싶었다. 그래서 특히 영재 역할을 더 열심히 준비했다. 또 1차 오디션 때는 고등학생 역할이라 어려 보이고 싶어서 교복을 입고 갔다"고 밝혔다.

영재가 살아왔을 힘든 삶을 표현해보고 싶었다는 송건희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2차 오디션은 영재 역할로 보게 됐기 때문이다. 송건희는 영재와 엄마의 관계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며 오디션을 준비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합격 연락을 받았던 때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송건희는 "지하철역에서 화장실에 들어가는 중이었는데 그때 합격 연락을 받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주위 사람들이 깜짝 놀랐는데 그것도 모르고 너무 좋아서 헤벌레했다. 부모님께 제일 먼저 연락을 드려 소식을 전했는데 '이제 진짜 시작하는 거냐'고 엄청 좋아하시고 집에서 맛있는 음식도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송건희 / 사진=팽현준 기자

처음으로 맡는 큰 역할인 데다 어려운 캐릭터였기에 부담감이 컸던 송건희지만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기 시작했다. 보편적으로 겪기 어려운 일들을 겪은 영재를 이해하기 위해 비슷한 사례의 기사를 찾아보기도 하고, 직접 영재가 돼보기도 했다. 송건희는 "영재가 돼서 경험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지만, 영재가 혼자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처럼 저도 혼자 방에서 지내보기도 하고 화를 삭여보기도 했다. 또 제가 평소에 일기를 쓰는데 저도 영재처럼 제 감정들을 정말 솔직하게 적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혼자 이렇게 지내니까 외로워지더라. 하지만 이런 감정들이 영재가 겪는 감정이라고 생각했고, 일상에 지장이 가지 않기 위해 연기와 일상을 구분 지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19살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4년째 일기를 쓰고 있다는 송건희의 일기장에는 어느새 영재가 되기 위한 다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입시 학원에서 연기 일지를 쓰면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습관이 돼서 20살 때부터는 일기를 쓰게 됐다. 지금은 일기를 두 개나 쓴다. 하나는 그냥 일기, 하나는 감정 일기인데 기록하고 싶었던 감정을 기록한다. 'SKY 캐슬'을 준비하면서부터는 영재 이야기를 쓰다 보니 우울한 감정이 많았고, 영재한테 일기도 쓰기도 했다. '잘해보자' 이런 식의 내용도 썼던 것 같다"고 밝혔다.

영재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은 방송 후 빛을 발했다. 연기 호평과 송건희라는 배우에 대한 관심이 쏟아진 것이다. 다만 분량이 적었기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시청자들이 많았지만 송건희는 분량 욕심보다는 작품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신인인데 적은 분량이 아쉽지 않았냐'는 질문에 송건희는 "제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게 아닌 것 같다. 영재가 필요할 때 잠깐 나오더라도 저는 그것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잘 보여드리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얼굴을 많이 비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제 얼굴을 보이는 것보다 작품 안에서 영재가 보이는 게 먼저다"라고 말했다.

촬영 일정이 빡빡하지 않기에 송건희는 매주 본방사수를 하고 있다. 그는 "너무 신기하고 이게 꿈인가 싶기도 하다. 첫 방송은 가족들과 같이 봤는데 너무 재밌게 봤다. 나름 열심히 준비해서 첫 시작을 영재로 보여드렸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급상승 중인 시청률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아무래도 첫 작품이다 보니까 궁금해서 시청률도 많이 찾아보게 됐는데 너무 급격하게 오르니까 이게 가능한 건가 싶기도 해요. 시청률이 올라가는 걸 보며 더 열심히 영재에 임했고,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송건희 / 사진=팽현준 기자

영재 역을 연기하는 송건희를 보고 있자면 '이렇게 신선한 마스크에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가 어디서 왔을까' 싶다. 현재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서 연기를 배우고 있는 송건희는 중학교 졸업식 날 선생님이 보여준 영상이 연기를 시작한 계기가 돼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영상 속 류승룡 선배님이 '좋아하는 것에 꼭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내가 좋아하는 게 뭐지?'라는 생각을 해보니까 연기더라. 이후 고등학교 1학년 때 연극부에 들어가게 됐고, 관객들 앞에서 연극을 하는데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기가 더 하고 싶어져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연극영화과 진학을 위해 송건희는 부모님에게 연기에 대한 꿈을 털어놨다.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엄마와 달리 안정적인 직업을 갖길 원한 아빠를 설득하기 위해 송건희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묻자 송건희는 "왜 배우가 되고 싶은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와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배우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직접 이미지도 찾고 기사도 하나하나 스크랩했다. 또 배우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어떤 대회에 나갈지 적어서 보여드렸더니 아버지께서 '네가 좋아하는 거 잘 해봤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주셨다"며 웃어 보였다.

송건희 / 사진=팽현준 기자

가족들의 응원과 노력 속에 한 걸음씩 배우라는 꿈을 위해 달려온 송건희는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고 이제 더욱더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 활동 계획에 대해 묻자 송건희는 "더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 오디션도 계속 보고 있다"며 2018년처럼 올해도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갔으면 좋겠다. 2019년에는 다양한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고 전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열정 가득한 신인 송건희는 어떤 배우를 꿈꾸며 달려가고 있을까. 그는 "나중에 제 필모그래피를 돌아봤을 때 다양한 색으로 채워져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 들어서도 꾸준히 공부하고 고민하고 배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처럼 늘 열심히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웃음 짓더니 마지막까지 'SKY 캐슬'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고 전했다. "이제 6회 남았는데 앞으로 훨씬 더 스펙타클할 예정이니 꼭 많이 지켜봐 주시고, 영재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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