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플 달아도 손 못써".. 댓글 흙탕물 만드는 '해외 미꾸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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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낙태를 많이 해 불임이라 아이 못 갖는 것 알고 있냐."
일부 해외 거주자들이 한국 수사기관의 추적이 쉽지 않은 점을 이용해 인터넷에 허위의 글을 올려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은 명예훼손 글 작성자가 해외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일단 기소 중지를 한 뒤 '입국 시 통보'가 되도록 조치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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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한 유명 연예인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한 누리꾼이 “유언비어 유포로 고소당하는 것 아니냐”는 댓글을 달았다. 이 댓글을 본 다른 누리꾼은 “해외 응딩이잖아”라는 댓글을 남겼다.
‘해외 응딩이’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외 거주자’라는 의미로 쓰이는 은어다. “해외 응딩이잖아”라고 댓글을 단 누리꾼은 ‘허위사실을 유포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해도 외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처벌받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이다. “어디 사는 응딩이기에 (허위 사실을) 막 내뱉을 수 있냐”는 댓글을 단 누리꾼도 있었다. 유명 연예인의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10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베스트 글이 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가수 정준영 씨(30·수감 중) 등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유포된 불법촬영 동영상에 유명 여배우 등이 등장한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7명을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7명 가운데 3명은 해외 거주자였다. 여배우와 관련된 허위사실을 최초로 작성한 A 씨는 한국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였다.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와 ‘디시인사이드’에 허위의 글을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에 있으면 추적이 쉽지 않을 걸로 생각해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보인다”며 “A 씨의 신원은 특정했지만 소재 파악이 쉽지 않아 일단 기소 중지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제형사기구(인터폴)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살인이나 거액 사기 등의 중범죄가 아니면 인터폴의 수배 협조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일부 해외 거주자들이 한국 수사기관의 추적이 쉽지 않은 점을 이용해 인터넷에 허위의 글을 올려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일부 해외 거주자들은 유명인에 대한 악성루머를 유포하거나 비방하는 글을 남기면 조회수가 급상승한다는 점을 노린다. 자신을 ‘미국 응딩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걸그룹 멤버에 대한 비방글을 남기면서 “나는 고소를 당해도 적발되지 않는다”고 쓰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나 대신 ○○○ 욕하는 글을 대신 좀 올려 달라”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누리꾼이 ‘해외 응딩이’에게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경찰은 명예훼손 글 작성자가 해외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일단 기소 중지를 한 뒤 ‘입국 시 통보’가 되도록 조치해 둔다. 국내로 들어오면 그때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한국에 안 가면 그만이다”,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정도로 경찰이 찾아오지는 않으니 걱정 말라”는 등 해외 거주자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글들이 있다.
해외에서 악성 댓글을 달았다가 신고를 당했다는 한 누리꾼은 “(한국에) 입국할 때 처음에는 신경이 쓰였는데 무사히 입국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4∼2017년 4년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은 됐지만 검거되지 않은 피의자가 해마다 1000명 이상이었다. 법무법인 송담의 신현호 변호사는 “해외에서 명예훼손 글을 올린 누리꾼이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벌금형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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