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과 레슬링.. 힘 세진 녀석들, 이젠 겁난다 [키우며 자라는 아빠]

우철훈 기자 2019. 6. 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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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양수열(39)씨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초등학생인 큰아들 시우(10)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막내 시환(6)이다. 덩치가 만만치 않은 두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 아빠와 함께하는 침대 레슬링이다. 침대 위에서 달려드는 두 아이를 보면 이제는 조금 겁이 날 정도로 힘도 세졌다.

침대 레슬링을 하는 양수열와 아이들

아빠의 등에 올라타 기세를 올리는 두 녀석에게 빠져 나갈 방법은 단 하나. 수염 공격이다. 따가운 턱수염으로 아이들 볼을 부비면 게임은 끝난다.

아빠의 수염공격에 항복하는 시우

어느덧 아빠와 힘겨루기를 할 정도로 성장한 아이들을 보며 양수열씨는 3년 전의 육아 휴직 결정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큰 아들 시우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아내 강연숙(39)씨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아이들 점점 커지는데 아빠와 같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이제는 다시 못 올 순간들인데····· 일년 정도 육아 휴직을 해보는 건 어때?” 엄마에게만 매달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무거웠던 양씨는 아내의 제안에 용기를 얻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보낸 일년의 시간이 양씨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들이 되었다. 두 아들이 기억하는 아빠의 모습과 양씨가 기억하는 두 아들의 모습 사이에 존재하는 틈은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수 있겠지만 그들 사이를 연결하는 끈은 한층 더 많아지고 두터워진 느낌이다.

퇴근 무렵, ‘아빠 언제 오냐’는 작은 아들의 전화에 또 한바탕 힘겨루기를 예감한 양수열씨의 어깨는 무겁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오늘은 일요일 집 근처 마트에 왔다. 오늘 점심은 아빠표 스파게티다.
집으로 가는길 둘째 시환이는 아빠 손을 꼭 잡고 가지만 첫째 시우는 저만큼 떨어져 걷는다. 자기는 이제 다 컸다는 얘기다.
집에서 후딱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많이 해본 솜씨다. 치즈 가루도 뿌려주고 .
밥먹고 둘째 방을 치운다. 어제 친구들이 놀러와 잔뜩 어질러 놓았다. 장난감이 많아 치워도 치워도 표가 안난다.
장난감 치우기가 귀찮은 시우는 쪼르르 자기방 책상에 앉아 버린다.
주방에 팽이 전투장 개설
아이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까지 한참을 공놀이를 했다.

우철훈 기자 photo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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