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과 레슬링.. 힘 세진 녀석들, 이젠 겁난다 [키우며 자라는 아빠]
[경향신문] 양수열(39)씨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초등학생인 큰아들 시우(10)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막내 시환(6)이다. 덩치가 만만치 않은 두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 아빠와 함께하는 침대 레슬링이다. 침대 위에서 달려드는 두 아이를 보면 이제는 조금 겁이 날 정도로 힘도 세졌다.

아빠의 등에 올라타 기세를 올리는 두 녀석에게 빠져 나갈 방법은 단 하나. 수염 공격이다. 따가운 턱수염으로 아이들 볼을 부비면 게임은 끝난다.

어느덧 아빠와 힘겨루기를 할 정도로 성장한 아이들을 보며 양수열씨는 3년 전의 육아 휴직 결정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큰 아들 시우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아내 강연숙(39)씨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아이들 점점 커지는데 아빠와 같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이제는 다시 못 올 순간들인데····· 일년 정도 육아 휴직을 해보는 건 어때?” 엄마에게만 매달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무거웠던 양씨는 아내의 제안에 용기를 얻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보낸 일년의 시간이 양씨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들이 되었다. 두 아들이 기억하는 아빠의 모습과 양씨가 기억하는 두 아들의 모습 사이에 존재하는 틈은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수 있겠지만 그들 사이를 연결하는 끈은 한층 더 많아지고 두터워진 느낌이다.
퇴근 무렵, ‘아빠 언제 오냐’는 작은 아들의 전화에 또 한바탕 힘겨루기를 예감한 양수열씨의 어깨는 무겁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우철훈 기자 photo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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