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핀셋' 공략하는 카드사.."혜택 축소" 지적도
업종 전체 대신 특정 가맹점 위주로 혜택 제공 카드사 비용 절감 효과…소비자는 혜택 축소

최근 카드사가 소비자 개개인이 자주 이용하는 특정 브랜드, 특정 서비스 등에 혜택을 집중한 카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교통·통신·쇼핑 등 가장 보편적으로 소비하는 업종의 혜택을 카드 한 장에 한꺼번에 담아 불특정 다수를 공략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소비자 입장에선 특정 가맹점 관련 혜택을 집중해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여러 업종에 걸쳐 폭넓게 받았던 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단점도 있어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단순 업종이 아닌 유명 가맹점을 특정해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가 늘어나고 있다. 신용카드 비교·분석 플랫폼 카드고릴라의 고승훈 대표는 "교통·통신 등 생활필수혜택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커피·쇼핑· 식품배송 등은 주로 사용하는 개별 가맹점 위주의 혜택을 추가해 실용성을 높이는 게 요즘 추세"라고 말했다. 쇼핑 업종을 예로 들면, 예전엔 백화점·대형마트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유니클로, 자라, H&M 등에서의 할인을 명시한 카드가 생겨나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소비자의 구매 관련 데이터 덕분에 이같은 개인별 맞춤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의 빅데이터 분석 능력이 향상되면서 소비자 개개인이 주로 찾는 가맹점은 어디인지, 원하는 혜택은 무엇인지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엔 혜택을 덩어리째로 제공하다보니 소비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혜택도 많았는데, 소비자가 원하는 개별 가맹점 위주로 혜택을 제공하니 더욱 알뜰하게 소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카드 하나를 혜택별로 잘게 쪼개 출시하는 추세"라며 "소비자 개개인의 소비 패턴을 면밀하게 분석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의 ‘탭탭O’ 카드가 대표적이다. 이 카드는 공항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여행카드와 CU·배달의민족 할인이 가능한 카드, 어디서나 적립이 가능한 카드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자취생이라면 CU·배달의민족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편의점 CU에서 월 4000원, 배달의민족에서 월 6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탄탄대로 미즈 앤 미스터 티타늄’ 카드는 결혼을 준비하는 연인과 신혼부부를 공략했다. 새집 인테리어가 한창일 이들을 위해 이케아·무지·까사미아에서 20% 할인 혜택을 넣었고, 맞벌이 등으로 직접 요리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배달의민족·배민찬·마켓컬리 2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특정 가맹점의 이름을 딴 ‘전용 카드’도 나오고 있다. 하나카드가 신세계백화점과 손잡고 출시한 ‘시코르카드’의 경우 출시 4개월만에 신규 가입 회원 5만여명을 확보했다. 시코르는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브랜드로, 시코르카드를 이용하면 전국 15개 시코르 매장에서 상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인기상품과 시코르 자체 브랜드 상품, 균일가 상품 등도 최대 80%까지 할인된다. 최근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각각 ‘리그 오브 레전드’, ‘메이플스토리’ 등 게임 제작사와 손잡고 1020 남성을 타겟팅한 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카드사들이 특정 가맹점 위주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업종 전체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가맹점 연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마케팅 비용을 균등하게 부과하는 데 제동을 걸었다. 마케팅 혜택을 많이 가져가는 가맹점일수록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정 가맹점 위주로 카드 혜택을 제공하면 카드사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 산정이 훨씬 수월해진다"며 "영세 가맹점 카드수수료가 인하되는 상황에서 추가적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특정 가맹점 위주의 카드는 소비자 입장에선 오히려 손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 카드에선 업종만 같으면 여러 가맹점에서 똑같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특정 가맹점에 혜택을 몰아주는 카드는 해당 가맹점 외에는 크게 효용이 없다"며 "마케팅 비용 산정 체계 개편에 따라 점차 카드 혜택 범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소비자는 자신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최대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카드를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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