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희의 맛있는 술 이야기>핀란드 무기였던 '몰로토프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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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 마티니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이뤄진 첩보전을 모티브로 쓰인 소설 속에서 나오는 술이라면, 마실 수는 없지만 핀란드와 소련의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되며 이름을 떨친 칵테일이 있다.
거기에 핀란드군의 몰로토프 칵테일 세례까지 받아 소련군의 전차는 피해가 갈수록 커졌고 스키부대의 게릴라식 전투에 소련 육군의 전투 피로도는 점차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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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 마티니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이뤄진 첩보전을 모티브로 쓰인 소설 속에서 나오는 술이라면, 마실 수는 없지만 핀란드와 소련의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되며 이름을 떨친 칵테일이 있다. 바로 몰로토프 칵테일(Molotov Cocktail)이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1939년 8월 23일에 히틀러와 스탈린은 상호불가침조약을 맺는다.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으로도 불리는 이 조약은 공식적인 내용 외에도 북유럽과 동유럽을 서쪽은 히틀러가 차지하고 동쪽은 스탈린이 차지하기로 하는 비밀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스탈린은 히틀러가 폴란드의 서쪽에서 밀고 오는 동안 폴란드의 동부를 점령하고 발트 3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어 주둔권을 얻은 뒤 병력을 배치했다. 소련의 다음 목표는 핀란드였다. 소련은 핀란드와 1935년에 맺은 불가침조약을 무시하고 1939년 11월 30일 새벽에 47만여 명의 육군 병력과 탱크로 핀란드 국경을 넘어 핀란드의 마지노선인 만네르헤임선을 향한다. 몇 시간 뒤에는 에스토니아에 배치됐던 소련의 폭격기들이 이륙해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향해 날아갔다. 목표에 접근한 소련의 폭격기들은 무차별적으로 폭탄을 투하해 민간인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이때 소련군이 공습에 사용한 폭탄은 큰 폭탄 안에 작은 폭탄들이 들어 있는 소이탄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비난 여론이 커지자 소련 외교장관이던 몰로토프는 소련의 국영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소련 공군기들이 핀란드에 투하한 것은 폭탄이 아니라 굶주리는 핀란드 사람들에게 빵을 투하한 인도적인 일이었다고 선전한다. 이러한 변명에 핀란드군은 소련군에 저항하기 위해 만든 화염병에 몰로토프의 이름을 붙여 몰로토프 칵테일이라고 부르며 소련에서 받은 빵에 대한 보답으로 칵테일을 주는 상호교류를 시작한다. 핀란드 내의 술을 독점 판매하는 국영기업인 알코(Alko)에서 만든 45만여 개와 사제로 만든 10만여 개는 대전차 무기가 없던 핀란드군이 소련군 전차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몰로토프 칵테일 공격은 후미가 약했던 소련군 전차에 많은 피해를 줬다. 화가 난 소련군이 핀란드의 유리병 공장을 폭파해 버릴 정도로 피해가 컸다. 초기에 승기를 잡으려고 전력을 집중했던 소련은 거칠고 빈약했던 핀란드의 도로망으로 인해 난관에 봉착했다. 거기에 핀란드군의 몰로토프 칵테일 세례까지 받아 소련군의 전차는 피해가 갈수록 커졌고 스키부대의 게릴라식 전투에 소련 육군의 전투 피로도는 점차 가중됐다. 소련과 핀란드는 빵과 칵테일을 서로 주고받으며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전투가 계속되면서 핀란드는 군수물자가 부족해지기 시작했고 스탈린도 추가 병력을 증원했음에도 전선에 별다른 변화가 없자 봄이 오기 전인 1940년 3월 6일 서둘러 평화협정을 맺는다.
이러한 핀란드의 예상 밖의 선전은 2차 세계대전의 향방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상황을 조용히 관전하던 히틀러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소련을 거대한 불곰이라 생각하고 양면전쟁을 막기 위해 폴란드를 침공하기 직전에 스탈린과 불가침조약을 맺었었다. 핀란드를 상대하는 소련을 지켜보며 종이불곰이라고 판단한 히틀러는 소련 침공을 결심한다. 서부전선에서 프랑스를 점령한 히틀러는 영국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결심을 실행함으로써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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