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이헌희 PD, 이토록 감사한 '도전 꿈의 무대' [인터뷰]

이호영 기자 2019. 3. 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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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도전꿈의무대 이헌희 PD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노래하고 싶지만, 기회조차 없어 제풀에 지쳐버린 이들이 허다하다. '아침마당' 이헌희 PD는 그들의 절실함을 알아채 도전의 장을 마련했고, 꿈의 무대가 펼쳐졌다. 이토록 감사한 기획의도가 또 있을까.

가수 진달래부터 임영웅, 박서진, 천재원, 성국, 한여름까지 KBS1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 수요일 코너 '도전 꿈의 무대' 출신 가수들이다. 이들은 최근 값진 꼬리표를 훈장처럼 달고서 트로트 신예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음악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과 '가요무대' 등에도 출연해 성인가요의 세대교체를 이루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 '도전 꿈의 무대'에 올라 우승한 '이름값' 덕분이다. 다시 말해 '도전 꿈의 무대'를 연출한 이헌희 PD와 만난 덕택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헌희 PD는 '절실한 자가 이긴다'는 진리를 알고 있었다.

이헌희 PD는 "외주제작 프로듀서로서 실력을 과소평가받고, 기회를 박탈당하며 설움을 겪어봤기에 꿈의 '절실함'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진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며 "그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었다. 매주 청계산을 오르며 고민했다. '절실한 사연을 지닌 이들이 누굴까', '절실함을 녹일 프로그램은 무얼까', '만들고 싶다'고. '도전 꿈의 무대'는 그렇게 '절실함'이라는 단어로부터 출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시장통을 전전하며 노래하는 무명 가수들이 이헌희 PD 눈에 들어왔다. 그는 "'도전 꿈의 무대'의 메타포(metaphor)는 무명 가수였다. 이들은 무대 자체가 절실한 이들이다. 성인가요가 주를 이루는 프로그램은 줄어드는 추세다. 방송이 적으니 대중의 관심도 적어졌다. 돈을 벌 수 있는 행사마저 사라져 가고 있으니, 차비나 간신히 벌며 연명하는 이들이 정말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에는 노래하고, 저녁에는 밥벌이를 위해 다른 일을 하더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무대를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헌희 PD는 출연진들이 더욱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연출자적 관점을 덧대는 영민함도 발휘했다. 방송은 봉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무조건 노래 실력만 고집하는 경연 프로그램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아침 시간대 주부 시청층을 고려해 흥겨운 혹은 한 서린 트로트가 제격이더라. 장르는 그리 정했다"며 "노래만 하면 재미가 없다. 사연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생 좀 해본 이들을 모아두니 저마다의 사연 역시 절절했다. 각자 노래하기 전 살아온 곡절로 심금을 울리는 시간을 줬다. 그렇게 '꿈의 무대' 형식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대신 '무명 가수'라는 뼈대는 지켰다. 이헌희 PD는 "음악 프로그램은 정말 많다. '도전 꿈의 무대'의 차별점을 묻는다면, 자신 있게 '무명 가수만 나온다'고 말할 것"이라며 "갖춰진 인기 가수가 단 한 명도 없는 무대는 유일하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의도대로 각양각색 사연과 월등한 노래실력을 갖춘 이들이 지원했고, '도전 꿈의 무대'는 수요일 고정 코너로 자리 잡았다. 최근 4회분 시청률은 11~1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훌쩍 넘기며 고공행진 중이다.

이헌희 PD는 "엄청나게 많은 이들이 지원했다. 아직도 책상에 지원 서류가 수북할 정도다. 대부분이 먹고 살 걱정에 꿈을 포기하려던 이들이다. 실제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가 방송을 보고서 다시 꿈을 붙잡은 이들도 있다"고 자랑했다.


'도전 꿈의 무대'는 침체기를 겪고 있는 성인 가요계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남진, 하춘화, 설운도 등 원로 가수들도 흔쾌히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제작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헌희 PD는 "대부분의 원로 가수들이 제안을 받으면 한달음에 달려와 준다. 그들은 트로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대에 호황을 누리던 세대다. 그에 비해 후배들이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깝던 찰나 우리 프로그램이 생겨난 것이다. 모두가 입을 모아 고마운 방송이라 말해주고, 후배들을 위해 성심성의껏 조언하고 챙겨주더라. 아주 흐뭇하다"고 말했다.

이헌희 PD가 '도전 꿈의 무대'를 기획 연출하며 가장 보람찬 순간은 첫째도 둘째도 출신 가수들의 탄탄대로를 지켜보는 일이라고. 그는 "출연진 한 명 한 명의 사연이 가슴 찡하다. 내 이야기처럼 와 닿는다. 누구하나 남 같지 않더라. 솔직히 털어놓자면, 우리 프로그램을 거쳐갔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노래하는 그 순간 모두가 행복하게 열창한다. 이후 승승장구하지 못하더라도, 이전보다 두배로 행복하게 노래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그뿐이면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도전 꿈의 무대'의 유의미함은 빛을 발한다. 단순하게 무명인을 유명인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절실한 누군가에게 꿈의 발판을 갖춰주고, 행복을 배가 시킨다. 연출을 하는 이헌희 PD 역시 얻어간다. 하면 할수록 그들의 열정이 옮아 재차 삶의 의지를 깨닫고 산단다. 지켜보는 시청자는 일석이조다. 뜨거운 열기에 탄복하고, 울려 퍼지는 흥겨운 리듬에 덩달아 어깨를 들썩이기 때문이다. '도전 꿈의 무대'를 향한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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