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기술은 한국뿐, 좌절감 든다"...美조지아 "韓기술자 제발 돌아와"토로

미국 조지아주 고위 관료들이 한국 기술자들에게 애타는 구애를 보내고 있습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이민 단속을 지지하던 이들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기술자 316명이 단숨에 본국으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제 조지아주는 한국의 기술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 "우리는 한국에 의존하고 있다"


트립 톨슨 조지아주 사바나 경제개발청장이 17일 지역 매체 '사바나 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은 절박함 그 자체였습니다.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는 한국인 기술자의 복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재입국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의 말에는 한국 기술력에 대한 인정과 함께 좌절감이 섞여 있었습니다.

"정교한 배터리 장비 설치는 고도로 숙련된 한국인 인력만이 가능하다"며, "특정 인력만이 설치할 수 있는 독점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한국뿐이라는 점이 좌절감을 준다. 우리는 한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일, 미국인으론 대체 불가능


필립 라이너트 경제개발청 대변인의 설명은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단순 인력이 아니라 장비 설치와 교육을 맡은 전문 기술자"라며 이들 없이는 건설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문뇨수 사장도 이번 단속 여파로 공장 준공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는 "대체 인력을 미국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털어놨죠. 이는 한국 기술자들의 전문성이 얼마나 독보적인지를 보여주는 증언이기도 합니다.

현대차 경영진도 "충격과 놀라움" 감추지 못해


톨슨 청장은 최근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과 함께 디트로이트에서 현대차 경영진을 만나 사태를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현대차 측은 충격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며 "우리는 끝까지 프로젝트를 지지할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조지아주 정부가 얼마나 다급한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주 정부 고위 관료들이 직접 나서서 현대차 경영진을 달래고 있는 것이죠.

지난 4일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 317명 중 316명이 한국 정부 전세기를 통해 귀국하면서 현장은 사실상 공백 상태가 되었습니다.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의 180도 돌변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인 것은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 주지사입니다.

초반에는 트럼프 행정부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을 적극 지지했던 그가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난 10일 "한미 파트너십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으로 완전히 선회했습니다.

조지아주 정부는 지난 9월 15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한국을 '최대 투자 국가'라고 공식 언급했는데, 이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런 극적인 태도 변화는 한국 기술자들의 경제적 가치를 뼈저리게 실감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해법 찾기, 조지아의 미래가 달린 문제


현장 관계자들은 한국인 인력 복귀 없이는 공사 정상화가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결국 조지아 경제개발청과 현대차, 그리고 주정부가 내놓을 해법이 향후 사업 전개를 좌우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위해서는 한국의 첨단 기술과 숙련된 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외국인 투자 유치라는 경제적 필요성 사이에서 조지아주가 어떤 해법을 찾아낼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