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분양이 미뤄졌던 서울 대규모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분양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청약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고 납부할 지일 것입니다. 리얼캐스트가 중도금 대출규제 완화로 자금마련에 여유가 생긴 단지를 모아봤습니다.
중도금 대출 규제 완화, 기존 분양 단지도 남은 중도금 회차부터 대출 가능

지난 10월 정부가 신규 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기준으로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했습니다. 이미 분양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남아있는 중도금 회차분에 대해 분양가 12억원을 기준으로 보증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청약 당첨자의 기존 주택 처분 기한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어납니다.
이는 과도한 규제로 인해 부동산 거래가 위축돼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과 주거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인데요. 이에 따라 분양가가 9억원에서 12억원 사이에 책정된 단지에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져 계약자의 자금 마련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분양대금 중 계약금은 분양가의 10~20%, 중도금 60%, 잔금 20~30% 수준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그동안 분양가 9억원 이상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불가해 분양가 전액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완화된 대출을 적용 받으면, 분양가의 절반 이상인 60% 정도를 대출로 마련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난 1월 분양한 서울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의 경우 대출 기준이 변경되면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진 단지인데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9억2,700만원에서 10억3,100만원으로 분양가 9억~12억원 사이인 단지입니다. 지난 5월, 11월 1, 2차 중도금 납부에서는 대출이 불가능했지만 내년 5월 중도금 3차 납부분부터는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분양되는 단지의 분양가는 국평(전용면적 84㎡) 기준 12억원을 넘는 곳도 많아 모든 단지가 이번 규제 완화의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도 전용면적 59㎡는 중도금 대출이 허용되지만, 전용면적 84㎡는 12억원 이상이라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습니다.
수도권 연내 중도금 대출 완화 수혜 예상되는 분양 단지는?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 자료에 따르면 연내 서울 등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은 48개 단지 6만819가구(총가구수 기준)로,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2만8,336가구입니다. 이 중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 9억원 초과 12억원 이하인 단지들이 중도금 대출규제 완화에 대한 수혜가 기대됩니다.
서울에서는 지난 11월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를 주목할 만 합니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전용면적 84㎡ 일반 분양가 중 최고가가 10억2,350만원, 전용 97㎡ 최고 분양가는 11억9,830만원입니다.
따라서 전 타입이 분양가 12억원 이하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단지가 된 것인데요. 특히 중도금 이자후불제 조건으로 공급돼, 계약금 10%를 납부하면 중도금 50%는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입주 시까지 자금 부담이 없습니다. 이러한 계약 방식은 계약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휘경3구역),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공덕1구역) 등이 12월 분양을 앞두고 있습니다. 두 단지의 경우 입지와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장위자이 레디언트에 비해 일반 분양가 수준이 높아 전용면적 59㎡ 정도가 대출 완화의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도에서는 광명시 철산동 주공8, 9단지를 재건축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와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광명10R구역), 베르몬트로 광명(광명2R구역)이 예정돼 있습니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23개 동, 3,804가구 중 일반분양은 1,640가구가 예정돼 있고, 베르몬트로 광명은 총 3,801가구 중 일반분양만 700여 가구 이상이 연내 분양 대기 중입니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경우 예상 일반 분양가가 3.3㎡당 2,800만원 선으로 전용면적 84㎡ 이상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물량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모든 주택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2억원까지 중도금 대출 허용, 분양시장 분위기 바뀔까
분양가 12억원 이하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계약자의 자금 부담이 줄게 돼 수도권 주요 단지 청약률이 당초 기대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는데요. 하지만 워낙 주택 경기가 침체된 분위기인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7%에 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 있다 보니 청약시장에 수요가 몰리기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보다는 인기 지역으로 이사하거나 중대형 타입으로 넓히기를 원하는 수요가 그동안 대출 제한이 있어 좌우, 상향 이동이 어려웠던 수요에게 갈아탈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이번 규제 완화가 청약 대기자의 마음을 돌려 분양 시장에 바람을 불게 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