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IPO에 345兆 ‘뭉칫돈’…지수 조기 편입에 ‘되먹임 고리’ 경고
![스페이스X. [AP/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0/dt/20260610154235409kuno.jpg)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에서 목표의 3.5~4배 수준에 이르는 뭉칫돈을 끌어 모았다. 글로벌 투자 흥행이 예정되자 나스닥 등 주요 지수 제공 업체들이 조기 편입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 조기 편입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되먹임 고리(reflexive loop)’를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상장 공모에 약 2500억달러(약 345조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스페이스X는 이번 공모에서 750억달러(약 113조원)를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소식통은 장기 투자 펀드들이 상당한 규모의 주문을 넣었다고 전했다. 일부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막판에 청약하는 경우가 있어 11일 오후 최종 확정 시 청약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이번 공모에서 클래스A 보통주 5억5555만5555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례적으로 공모가격을 주당 135달러로 확정했다. 다만 공모가격을 변경할 수는 있다.
이번 스페이스X IPO는 조달 규모와 시가총액 모두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사업이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축으로 거론된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나스닥, FTSE 러셀, MSCI 등 주요 지수 제공 업체들은 스페이스X를 지수에 조기 편입하기로 했다.
지수 편입 예측 전문 업체 인트로픽에 따르면 스페이스X 상장 후 15일 만에 유통 주식의 30% 정도가 패시브 펀드 손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조기 편입이 안 됐다면 이 비율은 약 4% 수준이다.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매수 수요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펀드들의 물량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주가 상승 압력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일론 머스크나 스페이스X 상장, 인공지능(AI) 열풍과 맞물려 지수 상품 자체가 결국 자신들이 사들여야 할 주식의 값을 끌어올리는 역설적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패시브 펀드는 현재 미국 주식형 펀드의 약 60%를 차지한다.
마르코 새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스페이스X를 이토록 빠르게 지수에 편입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지수 간의 암묵적 경쟁 때문”이라며 “지수 편입 규칙이 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례”라고 경고했다.
새먼 교수는 조기 편입 시 차익거래자들이 물량을 축적할 시간이 줄어 패시브 자금의 가격 충격이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별도 연구에 따르면 조기 편입 종목이 편입일 직전까지 5%포인트 초과수익을 내지만 이후 3주 안에 되돌아오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는 결국 고점에 매수할 수밖에 없는 패시브 펀드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비용을 구조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를 일종의 ‘그림자 세금’(shadow tax)이라고 표현했다.
지수 편입 수요가 IPO 공모가격 자체에도 영향을 미쳐 상장이라는 가장 중요한 시점에 적정 주가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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