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의를 향한 변호사 42명의 여정…‘법조인의 길’
세대별 변호사의 경륜·지혜·열정 담겨
여기, 3만여개의 길이 있다. 3만6005명. 지난 10일 기준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돼 있는 전국 변호사 수다. 그만큼 변호사의 길이 있을 것이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매달 발행하는 회보에는 사회적 울림이 담긴 소중한 인터뷰를 발굴해 생산하고 있다”며 “이러한 콘텐츠를 더 많은 국민과 공유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단행본을 발간하기로 결정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변호사의 역할이 다채롭게 변모하고 있는 가운데, 경험과 열정을 두루 갖춘 변호사들의 생생한 활약상은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성권 서울지방변호사회 회보편집위원회 위원장은 “원로 법조인의 경륜과 청년 변호사의 열정, 중견 변호사의 지혜가 귀한 인터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중 변호사 10명의 인터뷰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이름 가나다 순).
─김보미(변호사시험 11회) 사단법인 선 변호사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에너지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가장 큰 축을 차지해야 하는 것은 생명 다양성 보존입니다. … ‘기후 문제는 인권 문제’라는 것에 공감하며 기후 정의 활동가들의 캠페인에서 변호사가 필요할 때, 거뜬히 제 몫을 다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김소영(사법연수원 19기) 전 대법관(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후배 변호사들에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권 단체 등과 연대해 활동하는 기회를 가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민간 인권 단체는 아직도 열악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고, 변호사들이 같이 연대할 기회를 갖지 못한 단체도 많이 있습니다.”
─박순철(사법연수원 24기) 전 서울남부지검장(법무법인 흰뫼 변호사)
“법률가는 전문 분야가 있어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검찰에서 늘 상법과 금융 분야에 관심을 두고 일을 해 오다 보니 어느덧 금융 분야에 전문성이 쌓이게 된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40대 후반에 박사 논문을 썼는데, 그 당시에는 박사 과정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늦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니 가장 빠른 선택이었습니다.”
─이성보(사법연수원 11기)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작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나중에 큰일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세워 둔 목표를 위해 준비하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사건의 크고 작은 경중을 따지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
─이예은(변호사시험 4회) 통일부 변호사
“개인적으로 현재 대한민국에 있는 많은 문제의 근본은 남북의 분단으로부터 비롯됐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극단의 이념적 대립과 경쟁 등이요. 자녀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주고 싶은지 생각해 봤을 때, 평화롭고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떠올려요.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주언(사법연수원 41기)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저는 요즘 ‘다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첫 번째는 튼튼한 두 다리로 뛰어다니는 공익법 활동가를 뜻합니다. 두 번째는 공익법 활동을 연결하고, 촉진시키는 다리의 역할입니다. 공익법 지원이 필요한 인권 단체 또는 소수자, 공익법 지원이 가능한 변호사 등 전문가들을 이어 주는 체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정진수(사법연수원 23기) 하이브 변호사(최고법무책임자(CLO)
“저보다 훌륭한 분이 항상 많다는 것을 삶의 전제로 삼고, 스펀지처럼 그분들의 장점을 많이 흡수하자는 마인드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 변호사의 가장 좋은 점은 연차가 올라갈수록 자기가 판단해서 결정하고 의견을 내는 상황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리서치는 인공지능(AI)이 훨씬 더 잘할 텐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판단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그 판단을 설득하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정찬우(필명 정지우·변호사시험 10회) 법무법인 새별 변호사(작가)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장 좌절한 순간에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들고 변호사를 찾아와요. 타인의 문제에 대해 내가 어디까지 개입해서 도와줄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것도 귀한 경험이에요. 그렇게 보면 변호사로서 남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특권이자 때론 감사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최완주(사법연수원 13기) 전 서울고법원장(법무법인 KNC 변호사)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의 편향적인 면이 있습니다. 감정 이입이 시작되면 균형 감각을 잃기 쉽게 되는데, 법관을 포함한 모든 법조인은 정확한 업무 수행을 위해 전문가로서 이런 균형 감각을 갖추는 것이 가장 기본적으로 필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윗집男 칼부림에 1살 지능된 아내”…현장 떠난 경찰은 “내가 찔렸어야 했나” [사건 속으로]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39만원으로 결혼해요”…건배는 콜라·식사는 햄버거?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