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앤컴퍼니그룹 체제 아래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온시스템이 지난해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84% 이상 끌어올리며 외형적 회복을 입증했다. 조현범 회장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약 10년에 걸쳐 구축해 온 열관리 기술 포트폴리오가 성과로 연결됐다는 평가다.
다만 본업에서 창출한 이익이 막대한 금융비용에 잠식되는 취약한 수익 구조와 3년 만에 반토막 난 신규 수주 실적은 여전히 풀어야 할 구조적 과제로 남아 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0조883억원, 영업이익 271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184.5% 증가했다. 3분기(3.5%)와 4분기(3.4%) 연속으로 영업이익률 3%대를 유지했고 운영 효율성의 핵심 지표인 원가율도 2분기 연속 90% 미만을 기록하며 수익 구조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자 부담은 여전히 영업 성과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이자비용 배수는 5배에 달했다. 이를 역산하면 연간 순이자비용은 약 2024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718억원)의 74.5%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자 비용이 연간 영업이익을 2.4배나 웃돌았던 2024년과 같은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벌어들인 이익의 대부분이 금융권으로 유출되는 구조다. 재무 부담 완화를 위해 유상증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는 한온시스템의 포지션은 뚜렷하다. 한온시스템은 조현범 회장의 전략적 판단 아래 내연기관(ICE)부터 하이브리드(HEV), 순수전기차(B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수소전기차(FCEV)에 이르기까지 전 차종을 아우르는 열관리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 검증을 마쳤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미래 성장성을 가늠하는 신규 수주 실적이다. 2022년 18억9800만달러에 달했던 신규 수주액은 2025년 8억8500만달러로 3년 만에 53% 급감했다. 한온시스템 측은 정책 변경과 관세 영향으로 고객사의 사업 운영 계획이 조정되며 수주 가시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실적은 과거 수주 물량이 뒷받침하고 있지만 최근 수년간 이어진 수주 공백은 2~3년 뒤 외형 축소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이처럼 수익성과 성장성 양측에서 구조적 부담이 이어지자 한온시스템은 단기적인 재무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차입 부담을 줄이고 재무 지표를 방어하기 위한 선택지로 자본 확충이 부상한 것이다.
한온시스템은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을 통해 지배주주지분을 2조8533억원에서 3조7894억원으로 늘리며 재무 지표를 방어했다. 순차입금 비율을 0.75%까지 낮추는 성과를 거뒀지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전년 대비 31.4% 감소한 9242억원에 그쳤다. 수치상 레버리지는 개선됐지만 실질 유동성은 오히려 약화됐다는 의미다.
이수일 대표이사(CEO·부회장)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 펀더멘털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한국앤컴퍼니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기업문화 혁신과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는 축적된 열관리 기술력을 기반으로 내실 경영과 연구개발 역량 강화,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을 통해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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