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국 일본, 다시 군사국가로...방위비 예산 편성 미-중 이어 세계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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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상 최대 방위예산 편성…미사일·드론 강화로 ‘군사 대전환’
사진 : Prime Minister's Office of Japan

일본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예산을 편성하며 전후 안보 기조의 중대한 전환에 나섰다.

미사일과 무인 전력 확충을 핵심으로 하는 이번 예산안이 확정될 경우, 일본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군사비 지출국으로 올라서게 된다.

일본 내각은 지난 20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2026년 4월 시작) 방위예산으로 9조 엔(약 49조 원)을 넘는 예산안을 승인했다.

이는 전년 대비 9.4% 증가한 규모로, 일본이 추진 중인 ‘방위비 2% 증액’ 5개년 계획의 네 번째 해에 해당한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대신은 “전후 가장 엄중하고 복합적인 안보 환경에 직면한 일본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조치”라며 “국민의 생명과 영토를 지키기 위한 방위력 강화”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일본이 평화를 중시하는 국가라는 기본 노선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위예산안은 총 122조 3000억 엔 규모의 국가예산안에 포함돼 있으며, 내년 3월까지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방위비 2% 조기 달성…세계 3위 군사비 국가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2%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법인세·담배세 인상에 이어 2027년부터는 소득세 인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방위비 증액의 배경으로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대만해협, 동중국해를 둘러싼 긴장 고조를 들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행사할 경우 일본이 관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언급해 파장을 낳았다.

일본은 2026년 말까지 기존 국가안보전략과 방위정책도 전면 재검토해 보다 공세적인 군사 태세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장거리 미사일·무인 전력 대폭 확충

이번 예산안의 핵심은 장거리 타격 능력과 무인 전력 강화다. 일본은 2022년 개정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최대 전략적 도전’으로 명시하며,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공식화했다.

정부는 사거리 약 1000km에 이르는 개량형 국산 ‘12식 지대함 미사일’ 도입에 1770억 엔을 배정했다. 해당 미사일은 일본 남서부 구마모토현에 내년 3월부터 배치될 예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졌다.

고령화와 병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무인 무기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해안 방어를 위해 1000억 엔을 투입해 공중·수상·수중 드론을 대규모로 배치하는 ‘SHIELD’ 체계를 2028년 3월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터키나 이스라엘산 장비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의 긴장 고조…상호 비난

최근 중국 항공모함이 일본 남서부 해역에서 훈련을 벌이고, 일본 항공기에 레이더를 조사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양국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중국 항공모함 2척이 동시에 이오지마 인근 해역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다카이치 정부 출범 이후 일본의 군사 확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며 “일본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평화 발전의 길에서 벗어나 위험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방산 협력 확대…영국·이탈리아와 차세대 전투기 개발

일본은 방산 육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일본은 2026년에 영국·이탈리아와 공동으로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데 1600억 엔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당 전투기는 203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며, 인공지능(AI) 기반 무인기와의 연계 운용도 연구 중이다.

또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호주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사업자로 선정돼, 모가미급 호위함을 기반으로 한 개량형 함정을 공급하게 됐다. 이는 일본 방산업계에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번 방위력 증강이 동북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주변국과의 외교·군사적 긴장 관리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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