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창개발, 계약금만 내고 3년 버텨…LH, 4개 블록 전면 해지 검토
[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주상복합단지 시행사와 맺은 토지 계약 해지를 검토 중이다. 시행사 인창개발이 토지 계약금만 납부하고 중도금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달까지 중도금 연체 이자 등을 납부하지 않아 사업이 좌초할 경우 1300여 명의 사전청약 당첨자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H는 운정신도시 주상복합단지 1·2·5·6블록의 시행사인 인창개발이 이달 말까지 중도금 납부를 이행하지 않으면 해약 절차에 돌입한다.
인창개발은 2021년 12월 LH로부터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 및 업무복합 용지를 7260억원 낙찰 받고 계약했다. 그중 약 3000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계약금만 납부하고 3년이 넘도록 중도금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동주택용지 해지는 사업자가 대금을 6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거나 연체이자가 계약금을 초과했을 때 가능하다. 지난달 이 기준을 충족하면서 LH가 계약 해지를 검토 중이다. 계약이 해지되면 계약금은 LH에 귀속된다. 계약금은 4개 블록 총 726억원이다. 연체 이자는 약 830억원으로 추산한다.
인창개발이 매입한 4개 블록은 LH가 공고한 공급 예정금액(4513억원)보다 66.7%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후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악화 등의 이유로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서 중도금과 연체 이자를 납부하지 못했다. 게다가 해당 부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는 공공택지로 분양가를 높여 사업성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인창개발은 최근 3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인창개발이 낙찰 받은 파주 운정신도시 주상복합단지는 사전청약을 받은 단지다. 수요자가 입주 지연 등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토지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사전 청약 당첨자 지위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사전청약 공급물량은 1블록 392가구, 2블록 250가구, 5블록 332가구, 6블록 340가구 등 총 1314가구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운정중앙역과 인접한 역세권 단지로 2021년 사전청약 당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LH 관계자는 “계약 해지가 이뤄질 경우 재매각 공고를 즉시 올릴 계획이다”고 했다.
글=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