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 BMW 더 뉴 7 시리즈

조회수 2023. 1. 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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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


BMW The New 7

7세대로 진화한 BMW 뉴 7 시리즈는 차원이 다른 사용자 경험으로 놀라게 했다.

독일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다. 알파벳으로 정리하면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순이다. 브랜드 순서가 뭐 그렇게 중요하냐 싶겠지만, 브랜드 입장에선 다르다. 이들은 이미 수십 년째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령하기 위해 전쟁 중이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선보이며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자 힘쓴다. 물론, 특정 브랜드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른 브랜드에서 모방해 대체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건 시간문제다. 따라서 모두가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특징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새롭게 등장한 BMW뉴 7 시리즈도 이런 맥락을 관통한다.

7 시리즈는 지난 45년 역사에서 존재감 있는 대형 세단의 상징이었다. BMW의 디자인 방향성과 기술력, 프리미엄 브랜드 철학까지 여기서 시작된다. 과거 모델이 중후하면서 약간 스포티한 이미지를 꾀했다면, 신형은 최첨단 기술로 발전한 미래적 럭셔리 감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코드네임 G70, 7세대 모델로 진화한 신형은 첫인상이압도적이다. 전체적인 모습은 그룹의 상위 브랜드, 롤스로이스처럼 크고 웅장한 이미지다. 이전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키드니 그릴에 시선이 꽂힌다. 굴곡 없이 직각으로 떨어지는 앞 펜더 디자인은 과감하다.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에 어색해 보이는 게 정상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차의 모든 디자인이 곧 눈에 익는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디자인의 변화는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면 이해가 된다. 7 시리즈는 1977년 등장한 1세대를 기준으로 3세대까지 비슷한 디자인이었다. 2001년 파격적으로 변신한 4세대를 시작으로 지난 6세대까지가 또 하나의 디자인 언어안에서 발전했다. 그리고 7세대에 이르러 디자인은 완전히 변했다. 제품 역사상 세 번째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셈이다. 동시에 미래에 등장할 후속 모델을 고려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헤드라이트는 상하 두 부분으로 분리됐다. 위쪽은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범퍼 좌우에 ‘ㄱ’ 자 형태로 들어간 BMW 크리스털 헤드라이트 아이코닉 글로우(옵션)는 헤드라이트 불빛에 따라 내장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반짝이며 마치 살아있는 생명처럼 생동감넘친다. BMW를 상징하는 버티컬 키드니 그릴은 역대 7시리즈 중 가장 크다. 그릴 전체 외각 라인에 라이트가 들어오면서 미래형 콘셉트처럼 시선을 집중시킨다. 측면 모습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수평 캐릭터 라인과 두꺼운 C-필러 등 대형차의 특성을 잘 유지한다. 휠은 20인치가 기본이고, 트림이나 옵션에 따라 21인치까지 선택할 수 있다. 후면 모습도 간결하면서 존재감 있다. L자 디자인의 얇은 테일램프를 위쪽에 배치하고, 범퍼 하단에 볼륨감으로 무게감을 더한다. 일부 스포츠 모델을 제외하면 테일 파이프도 눈에 보이지 않는 매립형 디자인을 기본으로 스포티한 모습을 최대한 덜어냈다.

신기술과 균형을 이룬 최적화

7세대는 특히 실내 변화가 크다. 앞/뒷좌석 구분 없이 최첨단 기술을 대거 투입해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경험을 선사한다. 버튼을 누르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실내에서 자동으로 닫을 수 있다. 운전석의 경우 의자에 앉아 브레이크 페달을 꾹 밟으면 문이 자동으로 닫힌다. 실제로 써보니 꽤 유용한 기능이다. 차에 탄후 동작이 간소화될 뿐 아니라 커피나 가방 등을 손에 들었을 때도 편했다.

신형의 계기반은 12.3인치, 중앙 정보 디스플레이는 14.9인치 디스플레이를 쓰고 두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되는 커브드 디자인이다. 운전석 중심부터 센터패시아 중앙까지 화면이 일정한 시야 간격으로 펼쳐진다. 운전자가 오른쪽으로 눈을 살짝 돌리면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운전자 중심이라는 설명에 적합하다. 차의 모든 제어 방식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했다. 이전에는 ‘i드라이브’라는 통합 컨트롤러를 이용해 많은 기능을 제어했다. 반면 신형은 디지털 인터페이스에서 많은 기능이 결정되고, 스크린 터치 등 직접 입력이 가능하다. 그만큼 통합 컨트롤러 기능도 회전과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로 간단하게 변했다. 덕분에 물리적인 버튼을 센터패시아에서 대거 삭제할 수 있었다. 기어 레버 우측에는 홈, 미디어, 내비 등 모든 제어 기능의 가장 상위 카테고리만 물리적 버튼이다.

‘MY MODES’는 자동차 성격을 버튼 하나로 바꿀 수 있다.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뿐만이 아니라 실내 분위기까지 단번에 변한다. 앰비언트 라이트 컬러의 극적인 변화는 느긋한 주행과 따듯한 실내 분위기로 연결된다. 시어터 모드에서는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기능 최적화에 집중한다. 뒤쪽 모든 창문에 블라인드가 올라오면서 천장에서 커다란 와이드 스크린이 내려온다.

뒷좌석에 달린 31.3인치 BMW 시어터 스크린은 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천장에서 슬라이드 형태로 펼쳐져 내려오는 방식. 32:9 울트라 와이드 비율에 8K 해상도를 구현한다. 아마존 파이어 TV 및 유튜브 영상 스트리밍 같은 자체앱을 구동할 수 있어서 외부 디지털 콘텐츠를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사운드 시스템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시승차였던 740i sDrive의 경우 18개 스피커 655W급, 바워스&윌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달았다. 사운드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는 감성적인 영역. 주관적으로 평가한다면, 음향이 선명하고 공간감 위주의 사운드에 최적화된 것을 확인했다.

뒷좌석이 평평하게 펴지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도 플래그십 대형 세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도어패널에 달린 디스플레이 컨트롤에서 시트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완전히 평평해지는 모드를 선택하면 조수석이 자동으로 앞으로 밀려나면서 발 받침대가 올라온다. 그리고 뒷좌석 다리를 지지하는 시트가 올라오면서 등받이가 살짝 누워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게 해준다. 완전히 눕는 게 아니라 등받이 각도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은 혹시 모를 추돌 사고에 따른 안전 확보를 위한 것이다.

새로운 7 시리즈는 안전 및 편의장비 면에서도 대단한 진보를 이뤘다.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은 전면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에 좌/우회전 같은 경로를 화면에 직접 띄워서 한층 직관적으로 경로를 이해할 수 있다. 전방 카메라로 세차장 입구 주행 라인을 확인할 수 있는 ‘자동 세차장 보기’나 ‘카메라 클리닝’ 같은 기능도 상황에 따라 유용하게 쓰이겠다. BMW 앱으로 주차, 혹은 사전에 지정한 경로에 따라서 스스로 주차하는 메뉴버 어시스턴트도 신기하다. 집에서 주차를 예로 들면, 퇴근 후 집 근처까지 운전한 후 자동 주차를 누르면 된다. 그럼 이전에 기록된 경로에 따라 차가 스스로 정해진 공간에 주차를 시도한다. 지면으로 모두 설명하지 못하는 이런 많은 기능을 경험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최적화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기술을 채워 넣는 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 관점에서 최적화를 이뤄냈다. 예컨대 BMW 자체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크게 개선됐다. 홈화면 위젯 배치를 시작으로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 중심으로 변했다. 과거 ‘왜 이렇게 불편해?’라고 생각했던 요소가 신형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손가락으로 눌러 위아래 좌우로 움직일 때 변화하는 아이콘 모션이나 스크롤 맨 아래에서 아이콘 간격이 벌어지는 애니메이션 등 수치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직관적인 디지털 경험이 녹아있다. 자체 구동되는 한국형 내비게이션도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과 더해지면서 사용성이 아주 좋아졌다. 앞좌석 시트를 뒤로 밀면 뒷좌석 BMW 시어터 스크린이 자동으로 밀려나기도 하고, 뒷좌석을 열고 승객이 탈때 시어터 스크린이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그만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시스템 최적화가 뛰어나다.

안정적이면서도 담백한 운전 감각

뉴 7시리즈는 한국에서 크게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구분된다. 740i sDrive는 직렬 6기통 트윈 터보 엔진과 8단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 출력은 380마력(55.1kg·m)이다. 순수전기 모델인 i7 xDrive 60은 두 개의 전기모터와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101.7kWh 고전압 배터리가 조화를 이룬다. BMW의 5세대 eDrive 시스템이 바탕이고 최고 출력 544마력(75.96kg·m)을 발휘한다. 이번에 경험한 시승차는 740i sDrive M 스포츠 패키지였다. 이 차를 운전하는 경험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급스럽다’고 설명할 수 있다. 시동을 걸면 엔진의 잔 진동이나 아이들링 소리가 실내로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무게 2.2톤인 차체가 속도에 상관없이 요트처럼 부드럽게 흘러간다.

3.0L 트원 터보 엔진의 응답성은 크게 나무랄 부분이 없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변속기가 빠르게 개입해서 예상보다 민첩하게 반응한다. 터보 레그가 초반엔 살짝 있다가 이후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 뒤, 왼쪽다운 시프트 레버에 부스트 버튼을 길게 누르면 10초간 순간적으로 터보 오버부스트를 허용하며 더 빠른 가속력도 제공한다.

덩치카 크다는 것을 제외하면 운전 과정은 무척 편하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은 가볍다. 운전석에서 바라본 외부시야도 좋은 편이다.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주행 모드에 따라 확실하게 승차감을 변화시킨다. 릴랙스 주행 모드와 스포트 모드에 서스펜션 감각 차이가 확실하다. 이 차를 타는 운전자가 실제로 이런 주행 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740i는 도로나 날씨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든지 부드럽고, 빨랐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 감각이 훌륭했다. 묵직한 주행 감각에 부족하지 않은 엔진 출력으로 스트레스가 없다. 탁월한 외부 소음 차단 능력까지 더해져서 심리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종합적으로 뉴 7시리즈는 앞뒤 자리를 구분할 필요 없이 장거리 주행에 어울리는 차였다. 신형의 변화를 안팎으로 경험해보고는 대단한 성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전자장비에 맞춰 곳곳에 따뜻한 감성을 부여해서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공간을 구현해 냈다.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제품이 아니었다. 과거에서 이어진 전통적인 내연기관 기술과 미래적인 전자제어 기술이 최대치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제시한다. 그런 관점에서 뉴 7 시리즈는 독일 대형 세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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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40i sDrive

레이아웃 앞 엔진, RWD, 4인승, 세단   엔진 V6 3.0L 트윈 터보   최고 출력 381마력/5,200~6,250rpm   최대 토크 55.06kg·m/1,850~5,000rpm   변속기 8단 자동   휠베이스 3,215mm   길이×너비×높이 5,390×1,950×1,545mm   복합연비 10.7km/L   무게 2,205kg  기본 가격 1억 7,300만 원(퓨어 엑설런스 이그제큐티브) 1억 7,630만 원(M 스포츠)




김태영(모터 저널리스트)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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