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그린피 20만 원.. 코로나 때 통했지만 "나갈 수 밖에"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 26. 13: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XGOLF, 2022 골프 이용 현황.. 당일예약은 ’수도권‘
골프투어 ‘강원도’ 선호.. 제주 “비용·접근성 등 단점”
서울(20만 원) > 제주(17만 원) 등 "그린피 수준 높아"
고물가, 고비용 등 진입 장벽 한계.. 20~30대 이탈 뚜렷
‘5만 원대’ 일본 골프, 변수 잇따라.. 경쟁력 제고 과제

"5만 원이면 되는 골프를, 굳이 어렵게 기다리고 예약해서, 또 눈치보고 쫓기면서 20만 원 이상 주고 칠 필요 있나요. 모처럼 해외 나들이도 할 겸, 나가 보는거죠“ (40대 김 모씨·서울·개인사업)

“항공권 구하기도 어렵고 비싼데, 또 막상 가보면 카트비에 캐디피까지 나갈 돈이 더 많은데.. 일본이나 태국 , 베트남 쪽의 골프 패키지 상품이 괜찮다고 해서 알아보는 중이에요” (30대 이 모씨·경기·직장인)

“너도나도 치길래 호기심 삼아 시작했는데 그린피가 많을 때 30만 원, 캐디피도 15만 원까지 올라 부담이 커졌어요. 기초 배웠으니 됐고, 제값 받을 때 용품들 팔고 다른 운동 하려구요” (20대 신 모씨·서울·대학생)


지난해 골프장들의 그린피가 최고 20만 원 선을 웃돌아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국내 골퍼들의 발길이 이어졌던게 올해 사정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침체 속에도 고비용 구조를 고수한 탓에 코로나19 펜데믹에 맞물려 늘어났던 20대 등 골프 입문 수요 이탈을 부추기는데다 빨라지는 해외 골프시장도 위협요소로 떠올랐습니다.

대중형 골프장 역시 약효를 기대하지 못해 지역마다 서둘러 가격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닥쳐서야 효과를 기대하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의 입지는 빛이 바래는 양상입니다. 

골프 메카 대신, ‘비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탓에 안팎으로 수요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 골프 부킹 플랫폼, 당일예약-골프패키지 이용현황 분석

오늘(26일) 국내 최대 골프 부킹 플랫폼 엑스골프(XGOLF)가 2022년 지난 한 해 골프장 당일예약과 골프투어 이용현황 결산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자체 웹과 앱을 통한 예약 완료 건을 토대로 2022년 골프 이용현황을 분석했는데, 이용 형태에 따라 1일 라운드인 ‘당일예약’과 2일 이상 라운드와 숙박 등을 패키지로 구성한 ‘골프투어’로 분류했습니다.


■ 당일예약, 전체 62% ‘수도권’.. 그린피 20만 원 넘어

지난해 지역별 당일예약 이용은 수도권이 61.8%로 가장 많은 골퍼들이 찾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린피가 낮은 것도 아닙니다. 평균 20만672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린피 수준은 차치하고, 우선 ‘접근성’이 수도권을 비롯한 인근 내륙 수요를 끌어들이는 장점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이어 골퍼들이 많이 찾은 지역은 충청도(21.8%), 강원도(10.8%) 순입니다.

다음 그린피가 높은 지역은 제주로 17만3,749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어 강원도 16만8,578원, 충청도가 15만7,425원 순입니다.

당일예약은 성별 기준으로 남성이 85.4%, 여성이 14.6%로 남성의 예약 비중이 높았습니다.

요일별로 16.3%를 기록한 일요일이 라운드를 나서는 인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주로 라운드를 예약하는 연령층은 40대(40.5%)가 1위, 50대(39.3%) 2위, 60대(9.8%)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 높은 그린피 여전.. 제주 '17만 원'대 경쟁력 "옛말"

사실 제주지역 그린피는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17만 원 선이면, 대중제 그린피 평균 수준입니다.

2021년 제주도청의 지역내 골프장 이용료 조사자료만 봐도 도외 내장객 주중 그린피가 13만 원대로 전년(12만 원대)보다 올랐고 도민 요금이 11만 원대로 전년(8만 원대) 수준을 크게 넘습니다. 그러던게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이용료(그린피)가 회원제 주중 18만 원, 주말 22만 원대 그리고 대중제는 주중 14만 원, 주말 17만 원 안팎까지 계속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수요가 몰리고 공급이 한정된 상황에선 통할지 몰라도, 현 시장 상황에선 사실 가격 경쟁력을 담보하기가 어렵다는게 전반적 시각이기도 합니다.


■ 패키지 등 골프투어 3명 중 1명 '강원'

지역별 골프투어 1위는 강원도가 33.8%를 차지했습니다.

골프투어에 나선 골프 관광객 3명 가운데 1명 이상 강원도를 찾는 셈입니다.

다음으로 충청도(23.6%), 전라도(16.4%) 순으로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의 이용객 비율이 높았습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73.5%로 예약 비중이 높고, 골프투어를 가장 많이 떠나는 요일은 휴일 전날인 금요일(18.7%)로 나타났습니다.

주 이용 연령층은 50대(48.7%)가 뚜렷하게 높았습니다.

■ 사라진 2·30대.. "이탈 뚜렷"

20대와 30대를 찾아볼 순 없습니다.

당일예약만 해도 20대 비중이 1.6%, 30대는 7.7%로 합쳐도 10%가 안됩니다.

골프투어는 더 비중이 미미해 20대 0.2%, 30대 2.8%로 2,30대 비중이 3%에 그칠 정도입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각종 실내 활동이 제약을 받으면서 야외 레저 활동 중 하나로 ‘2030’ 젊은 층의 골프 수요가 늘고 이른바 '골린이'라 불리면서 골프 붐이 불 정도로 종전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골프의 대중화 조짐까지 보였던게,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는 얘기입니다.

골프장업계 한 관계자는 "이어지는 고물가 추이 속에, 경기 침체로 소비재인 골프용품값은 계속 오르는데다 그린피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아 진입장벽을 높인게 가장 큰 이유"라며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빼앗으면서 결국 20대를 중심으로 젊은 골퍼들의 이탈이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 해외골프 회복세.. '5만 원' 골프까지 캐디 선택제 등 강점

더구나 글로벌 개방 추이까지 맞물려 가격 경쟁까지 가시화되면서, 국내 골프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대중 골프장 주중 그린피가 17만3,700원으로 일본 5만5,800원(5,621엔(¥))에 비해 3배 이상 비싼 것으로 파악됐을 정도입니다.

2011~2022년 2년 사이 주중 그린피가 우리나라 대중 골프장이 60% 상당 오른 반면, 일본은 오히려 15% 내려, 가격 경쟁력 비교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더구나 해를 넘어 중국 정부의 한국인 단기비자 발급 중단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해외여행 보복소비'는 지속 증가세인데다 주요 여행업계에 따르면 해외 골프 수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겨울 성수기(12~1월) 출발 기준 해외 골프여행 예약률만 해도 전달보다 2,3배 늘고 태국 등 동남아와 일본행이 증가세입니다.

실제 일본만 해도 셀프 플레이가 일반화되고 캐디 동반 때 캐디피만 1인당 3,000엔(2만8,000원) 수준, 카트비도 거의 받지 않아 골퍼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관련해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골프 인구가 일본을 추월했지만, 골프장 그린피는 일본보다 3배 이상 비싸다"며 "우리나라에 골프가 진정한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선 그린피 인하와 함께 캐디 선택제 등 확산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 부랴부랴 도민 할인.. 비수기에 '반짝' 과연

반면 지난해 하반기 들어 제주만 해도 골프장 내장객이 지난해 10월 기준 29만85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1만1,711명)보다 6.7% 감소했고, 이중 도외 골퍼와 외국인이 18만5,091명으로 17.3% 줄었습니다.

반면 감소세를 보이던 도민 내장객이 10월 10만 명대로 올라서고, 골프장마다 종전 도민 대상 할인 혜택을 살리고 각종 요금 인하를 통해 내부 수혈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겨울 비수기 해외 유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 도민 등 내수 끌어안기엔 더욱 비상이 걸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A'골프장 관계자는 “비수기에 팀 수가 많이 줄어든 건 맞다. 정상가 13만 원대지만 도민 대상으로 10만 원대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인근 다른 골프장이 1만 원을 내린다고 하면 당장 그쪽으로 빠져버리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도 논의를 해서 요금 할인을 더 들어가는 부분을 계속 협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거듭되는 이용료(그린피) 부담 속에, 급기야 정책 차원의 대중형 지정 등 제도 개선책이 나왔지만 이 역시 수도권 등 일부 지역 외에는 사실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국내 수요들을 빠져나가게 만든 건 환경도 환경이지만, 업계 책임도 분명히 있다. 일관된 요금체계 개선과 자구 노력 없이는 상황 타개가 어렵다는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