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지는 피부를 잡는 방법을 연구하다 결국…
- 닥터영 대표 채경아 -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닥터영의 채경아 입니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석사 이후, 마케팅 리서치, 온라인리서치, 잡지사 마케터, 서치펌의 헤드헌터, 화장품 마케터 등 좋게 말하면 다양한, 나쁘게 말하면 일관성 없는 경력을 배경으로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보니 다시 공부가 필요해서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향장학을 공부하기도 했고요.
코스메틱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말 우연하고도 아주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사건이었어요.
어린 시절 저는 “피부는 참 좋은데” 라는 ‘피부 빼고는 볼 것 없다.’는 어른들의 잔인한 평가를 자주 듣던 감수성 예민한 여자아이였어요. 대학 생활이 시작되어 신나게 화장을 접하면서 화장품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뭔가를 바르면 바를수록, 혹은 단순한 세안제로도 피부가 뒤집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자꾸 일어났죠. 게다가 대학원 시절 처음 가본 이태리에서 햇빛 알레르기까지 처음 겪으면서 온갖 피부 알레르기를 두려워하게 되었어요. 트러블 없이 제 피부에 딱 맞는 화장품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내 피부에 잘 맞는 화장품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진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이 제가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였죠.
이런 경험은 내게 어떤 성분이 피부에 자극적일 수 있고, 어떤 것들이 피부 관리나 피부 표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지 시대보다 더 빨리 눈뜨게 해주었죠.
‘닥터영’의 주요 제품은 무엇인가요?
닥터영의 가장 유명한 제품은, ‘모공지우개’란 별명으로 화장 좀 아는 분들은 다 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유명한 모공 프라이머, “포어 이레이저밤”이지요. 겟잇뷰티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유명해 진 스테디셀러 제품이지요.
또한, 자극없이 편안하고 촉촉하게 피부를 환하게 만들어주는 “비타민C 화이트닝 안티링클 앰플”을 주요 제품이라 꼽을 수 있어요. 보통 비타민C 제품이라고 하면 피부가 따갑다든가 금방 산화된다든가 해서 집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제품이었어요. 그러나 이 제품은 그런 모든 단점은 완벽하게 극복하고 비타민C의 장점은 가득 채우고, 단점을 덜어낸 제품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 주요제품을 꼽는다면, 악건성의 온갖 피부 트러블에 쉽게 노출되는 제 피부까지도 끈끈함과 유분기없이도 촉촉한 수분으로 피부결을 꽉 채워주는 “센텔라스카 크림”이에요.
착한 화장품, ‘닥터영’의 타 코스메틱 제품과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타 코스메틱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내가 쓸 제품을 만들겠다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다 보니 닥터영 브랜드는 피부에 편안하고 착한 제품, 안정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용할 제품이니 그럴 수밖에 없겠죠. 엄마가 가족의 밥을 차리는 것과 맘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그리고, 저도 주변인들도 다 하루하루 성숙(?)해 가고 있는데, 시간의 흐름 속에 피부가 well-aging 할 수 있으려면, 수분 공급과 자외선 차단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정말 너무 뻔하고 당연 한 기본을 뻔하지 않은 상품에까지도 똑같이 적용시키고 있어요.
가끔은 제품의 매력도가 떨어지더라도 이 제품이 아니면 쓸 수 없다는 소비자들 때문에 사양을 못 바꾸는 경우도 생기곤 해요. 예를 들어 현재 우리가 만들고 있는 닥터영의 선크림은 자극이나 피부 불편감 없이 피부가 참 예뻐 보이거든요. 근데 선크림의 유행에 맞추려면, PA를 좀 더 높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지만, 이 제품이 아니면 사용할 제품이 없는 분들을 위해 사양을 그대로 유지해 생산하고, 판매 욕심을 조금 내려놓았어요.
화장품은 충성 고객군이 중요할 것 같은데, 고객의 의견을 제품 개발에도 반영하는 편이신가요?
가능한 충성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으려 노력하고 제품 개발에 많이 반영하지요. 저 또한 닥터영의 충성 고객이기 때문에 매일 제품을 사용하면서 문제점과 만족하는 점들도 찾고, 이렇게 사용하면 더 좋구나 하면서 개선도 하고요. 닥터영 고객군도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기에 더욱 그분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겠죠.
코스메틱 브랜드의 포화라고 할 만큼, 신규 브랜드, 중소 브랜드들이 많이 생겼다 없어지는 것 같은데, 브랜드를 16년동안 운영하며 어려운 점은 무엇이고, 오랫동안 브랜드를 유지해 올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2008년에 닥터영을 런칭했으니 벌써 16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솔직히 너무 이룬 것이 없는 작은 브랜드라 잘 운영했다고 감히 이야기는 못하겠네요. 운이 좋게 처음 론칭할 때, 국내와 해외를 같이 시작할 수 있어서 초기 시장에서의 생존이 크게 어렵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때는 중소기업 한국 브랜드가 해외를 잘 안 나가던 시기라 시장 기회가 더 있었던 거겠지요.
지난 15년간 해외시장도 국내시장도 화장품 시장 전체가 엄청난 격변기를 겪었고, 그 사이에 멋진 실적을 거둔 브랜드들이 너무 많았기에 오래 버틴 것 만으로는 스스로에게 좋은 성적을 줄 수는 없네요. 다만,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닥터영을 고집해 주시는 소수의 로열 고객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닥터영이 갖고 있는 착한 이기심에 대한 동의겠지요.
앞으로의 ‘닥터영’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닥터영은 조금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라인의 느낌을 강조한 조금 올드한 제품 라인업들이 살아있었는데, 조금씩 라인업을 무너뜨리고 제품의 얼굴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업그레이드 작업을 시작했어요. 얼마 전 새로 업그레이드 된 아이젤을 필두로 기존의 제품도 새로운 제품도 조금씩 진화될 예정이에요. 그러나, 닥터영의 착한 이기심을 지키면서 편안하고 안전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에요. 그래서 조금은 우직하고 둔탁한 뚝심이 묻어있는 제품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대표님 개인적인 ‘커리어’의 방향성, 장래희망(?)은 무엇인가요?
‘닥터영’이란 브랜드를 이끄는 사람답게 건강하고 아름답게 늙고 싶어요. 건강한 피부, 나이가 파악 안 되는 젊은 피부를 만드는 데에는 좋은 화장품은 필요조건이지만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거든요. 결국 건강한 생활 습관, 즉 식습관, 운동 습관, 수면 습관, 사회적 관계,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전체가 영향을 주지요.
우리의 고객들과 함께 서로 소통하면서 좋은 제품과 건강함 삶을 공유하고 만들어 나감을 통해 아름답게 well-aging 하는 행복한 미래가 닥터영의 꿈이기도 하고 저희 꿈이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