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한국국제대 캠퍼스 활용 방안 왜 어렵나

임명진 2025. 12. 1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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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크고 외곽 위치, 적정 가격도 문제…"공적 자원 활용" 목소리도 나와
사립대인 한국국제대학교는 2023년 7월 학교법인의 파산으로 문을 닫았다. 경남 지역 4년제 대학 중 최초의 폐교 사례라는 불명예는 '교육의 도시'를 표방하는 진주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도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국제대 폐교는 학령인구 감소와 잇따른 정부 재정지원 제한 평가 탈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지만, 그 결과는 지역사회 전체가 짊어져야 할 문제가 됐다.

현재 관계기관들이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가 구성돼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폐교가 낳은 지역의 부정적 이미지=대학 한 곳이 사라진 것은 단순한 학교의 폐쇄를 넘어 지역사회 전반에 걸친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진주시의회는 4년제 대학 1곳이 가지는 지역경제 기여도가 대기업 유치 효과와 유사하다는 경제학적 분석을 인용하며, 폐교가 지역사회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진주시가 한국국제대 부지와 건물을 매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민간 학교법인이 파산한 것을 시민 세금을 들여 매수하는 것이 맞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진주시가 한국국제대가 민간의 영역에서 매각될 수 있도록 적극 돕거나,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등 새로운 활용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면적 넓고 외곽 소재 매각 어려움=한국국제대 부지와 건물 매각이 어려운 이유는 부채가 많은 데다, 지리적 여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각에 성공한 폐교 대학보다 규모 면에서 상당히 크다. 도심 외곽 지역에 위치해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주변 상권이나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교육용 외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선 진주시, 경남도와 소통해 용도를 변경해 신속하게 매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로선 이러한 절차를 감수하면서 매입할 만한 요소가 적다. 진주시 관계자는 "매각에 성공한 다른 폐교 대학의 경우 캠퍼스 규모가 작고,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아 충분히 리모델링해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한국국제대는 접근성도, 건물도 너무 많아 추가로 막대한 리모델링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얼마나 적정 가격에 매각하느냐도 관건이다. 한국국제대는 교직원의 체불 임금이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부채는 체불임금 200억 가량에 총 380억 원 규모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법인 자산을 일부 정리하면서 세금을 비롯한 부채 규모도 다소 줄었다.

하지만 체불임금 규모는 갈수록 그 규모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파산 직후 160억 가량이었는데, 이미 지연이자가 30억 이상 불어나 있다.

현재 한국국제대 부지·건물, 진주학사를 제외한 나머지 법인 자산은 모두 매각됐다. 하지만 가장 규모가 큰 한국국제대 부지와 건물이 적정 금액에 매각돼야 변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공공적 자원 활용도 여의치 않아=한때 4000여 명에 달했던 학생들이 사라졌다. 지역사회에서는 단순히 매각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진주시와 경남도가 폐교 부지를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공공적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전남 강진군 등 지자체가 공모사업 등을 통해 폐교 대학을 매입해 청년층 거점 공간이나 4차 산업 기술 융합 시설로 탈바꿈하려는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2024년 11월 말 기준, 전국의 폐교 대학은 총 30개교. 이들 폐교 대학의 매각 자산은 32건이다. 이 중 8개 대학이 보유한 12건의 부지와 건물 매각이 완료됐다. 한국국제대를 비롯해 12건은 매각이 진행 중이며 나머지 8건은 매각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서남대학교는 1991년에 개교해 2018년에 문을 닫았다. 4년 간의 매각 기간을 거쳐 2024년 건설사와 지자체인 광주시, 남원시와의 지속적인 협의와 합리적인 토지 매수제안으로 매각에 성공했다. 매각 후 아파트 부지, 5·18민중항쟁 사적지, 전북대 캠퍼스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충북 음성군에서 2008년 문을 닫은 개혁신학교는 11년 만에 민간업체에 공장용지로 매각됐다. 해당 부지는 진입로가 없는 맹지로 진입로 확보를 위해 인접 부지를 추가 매입 후 자산 활용 가치를 높여 매각에 성공했다.

◇상설협의체 기대 크지만 낙관 일러=지난 9월께 창원지방법원은 진주시, 경남도, 교육부, 한국사학진흥재단 등 관계기관과 함께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했다.

한국국제대 캠퍼스의 활용 방안 논의를 위해 열린 첫 회의였다. 민간 매각 가능성이 낮은 부지를 지역사회 자원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과 용도 변경을 통한 분리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타 폐교 대학의 매각 사례를 찾아보고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상설협의체에 관계기관들이 모여 분기마다 논의를 시작했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파산관재인은 지난 10월께 법원의 허가를 받아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매수자를 찾기 위해 전문 부동산컨설팅 업체를 선정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
 
한국국제대 정문. 경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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