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새 많은 '깻잎 줄기'

여름이면 쌈 채소를 평소보다 더 즐겨 먹는다. 더운 날씨 탓에 구이류 반찬이 많아지고, 기름기를 잡아주는 채소를 곁들이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깻잎은 향과 맛이 고기와 잘 어울려 식탁에 자주 오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깻잎의 잎만 떼어먹고 줄기는 잘라 버린다. 거칠고 질기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깻잎 줄기는 항산화 성분과 무기질이 집중돼 있어 여름철 식욕부진과 피로감을 덜어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깻잎 줄기는 손질법만 익히면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고, 활용도도 높다. 볶음부터 장아찌, 차, 튀김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맛볼 수 있다.
손질만 잘하면 좋은 깻잎 줄기

깻잎 줄기에는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루테올린 같은 항산화 성분이 잎보다 더 진하게 분포돼 있다. 외부 자극에 직접 노출되는 부위인 만큼 세포 보호 역할을 하는 생리활성 물질이 줄기에 더 많이 축적된다. 줄기에서 나는 강한 향도 이런 성분들과 관련이 있다.
루테올린은 기관지 염증, 알레르기, 위염에 반응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줄기에는 식이섬유가 다량 포함돼 있어 장내 연동운동을 돕고, 여름철 복부 팽만감, 불규칙한 배변 활동 개선에 좋다.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 증식에 도움이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역할도 한다. 실제로 깻잎 줄기에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높이고, 대장 내 노폐물 배출에도 관여한다.
줄기 속에 포함된 마그네슘, 칼륨, 칼슘은 각각 신경 안정, 나트륨 배출, 뼈 밀도 유지에 필요한 성분이다. 마그네슘 부족은 여름철 피로와 근육경련, 수면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칼륨은 짠 음식 섭취가 많은 식단에서 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하다.
깻잎 줄기 고르는 방법과 보관법

깻잎 줄기를 고를 땐 굵고 색이 선명한 것이 좋다. 줄기 끝이 까맣게 변했거나 물러 있는 경우는 피해야 한다. 너무 가늘거나 마른 줄기는 식감이 떨어진다.
보관할 땐 깻잎에서 줄기만 떼어내 키친타월로 감싼 뒤 밀폐용기에 넣는 것이 가장 좋다. 신문지에 싸서 세워두는 방식도 있지만 여름철엔 금방 무르기 쉽다. 장기 보관을 원할 땐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그늘에서 바짝 말려 냉동 보관한다. 말릴 때는 통풍이 잘 되는 곳을 택하고, 직사광선은 피해야 색이 변하지 않는다.
줄기 표면에는 잔류 농약이 남을 수 있으므로, 베이킹소다나 식초를 탄 물에 5분 정도 담근 뒤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낸다.
깻잎 줄기 먹는 법과 활용법

가장 간단한 조리법은 깻잎 줄기 볶음이다. 줄기를 4~5cm 길이로 썬 뒤 굵은 소금에 10분 정도 절이면 질긴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물기를 꼭 짜낸 뒤 마늘 기름에 볶고 들기름과 깨소금을 더하면 향이 살아 있는 반찬이 된다. 양파나 풋고추를 함께 볶으면 감칠맛이 훨씬 깊어진다.
장아찌로도 만들 수 있다. 간장, 식초, 설탕, 물을 같은 비율로 섞은 절임 물을 한 번 끓였다가 식힌 후 깻잎 줄기를 넣고 냉장 숙성하면 된다. 2~3일 뒤면 알싸한 향과 짭조름한 맛이 어우러져 여름철 입맛을 살려주는 밑반찬이 된다.

된장국에 넣는 방법도 있다. 된장을 풀기 전에 깻잎 줄기를 먼저 넣고 살짝만 끓이면 향이 깊어진다. 줄기는 오래 끓이면 질겨지기 때문에 10분 이내 조리를 마치는 것이 좋다.
데친 줄기는 무침이나 비빔용으로도 활용된다. 끓는 물에 소금을 살짝 넣고 30초 정도 데친 뒤 찬물에 헹구면 색이 선명해지고 식감도 부드러워진다. 고추장, 마늘,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밥반찬으로 손색없다.
줄기를 잘 말려 차로 끓여 마셔도 좋다. 팬에 한 번 덖어주면 잡내가 줄고 고소한 향이 올라온다. 물 500mL에 줄기 5g 정도 넣고 5분 끓이면 향긋한 깻잎 차가 완성된다. 뜨겁게 마시면 속이 편하고, 차게 식혀 냉장 보관을 하면 여름철 수분 보충용으로도 좋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