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뉴욕증시 급반등...비트코인도 8만3000달러 회복

나스닥 12% 치솟아...일간 상승폭 역대 두 번째
비트코인은 하루 사이 10% 이상 급등 반전

미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90일 상호관세 유예 선언으로 9일(현지시간)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반등하며 마감했다. 또 비트코인 가격이 8만3000달러를 회복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도 동반 랠리를 나타냈다.

2025.4.9(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가 주가지수가 표시된 전광판을 보며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7.87% 오른 4만608.45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52% 급등한 5456.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무려 12.16% 치솟은 1만7124.9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까지만해도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장세를 보였던 뉴욕증시는 이날 오후(미 동부시간 오후 1시 18분)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간 연기한다는 글이 올라오자 수직상승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자료(2차 세계대전 이후 통계 기준)에 따르면 이날 S&P 500 지수의 상승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0월 13일(11.58%)과 같은 달 28일(10.79%) 이후 세 번째로 컸다. 특히 나스닥 지수의 상승 폭은 2001년 1월 3일(14.17%) 이후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상호관세 발표 이후 주가가 폭락했던 대형 기술주들은 하루 만에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애플이 15.3% 급등하며 다시 시총 1위 자리를 되찾았고 테슬라는 22.6% 폭등했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18.59%)를 비롯해 메타(14.55%), 아마존(11.98%) 등 주요 빅테크들이 두 자릿수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주식시장이 하루만에 급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미중 간 무역전쟁이 확전일로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바이탈놀리지(Vital Knowledge)의 아담 크리사풀리 설립자는 "관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관세율은 현재 세 자릿수에 달하고 있으며, 이 일시적 관세가 종료되는 90일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한편 뉴욕증시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도 동반 랠리를 연출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5시 44분(서부 오후 2시 44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8.33% 오른 8만3337달러(1억2121만원)에 거래됐다. 전날 7만40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10% 넘게 상승한 것이다.

가상화폐. / pixabay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1666달러)은 13.97% 치솟았고 엑스알피(리플·2.07달러)는 15.33% 급등했다. 이밖에 솔라나와 도지코인도 각각 12.23%와 13.78% 상승했다.

가상화폐 펀드 스플릿 캐피털의 설립자인 자히르 에브티카르는 "지난 2주간 행정부는 매일 관세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는데, 대통령이 이렇게 빨리 관세에 대한 입장을 바꾸는 것은 분명히 유연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시장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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