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원가 전문 기술사가 말하는 건축비용 제6강

건설공사비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예비 건축주들이 각종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예방적 차원에서 건설원가 전문가인 류보현 기술사가 나섰다. 건설 공사 현장의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노무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정산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 상생채권신탁의 장단점을 짚어본다.

체불로 인한 공사 중단, 소모적인 정산 분쟁은 이제 그만합시다.

얼마 전 출장 중 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차량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전원속의 내집> 독자분이시고, 제가 기고한 연재 글을 보신다는 말씀과 더불어 본인은 강원도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인데, 최근 신축으로 주택을 나름대로 깔끔하게 마무리해 드렸고, 건축주는 입주까지 했지만 당초에 서로 약속했었던 공사 대금 중 남은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하자라고 하기에 ‘그렇다면 하자 보수 이행증권을 발행해 주시고 건축주가 요구한 하자는 처리해 드리면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건축주는 다양한 이유를 들어 법률적 분쟁으로 유도하고 있어, 참으로 난감한 실정이라고 하며 계약제도의 문제점을 의논하였습니다.

이에 우리 기술법인 마스원에서 진행 중인 업무를 도와주는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김순태 박사께 자문하였더니 ‘상생채권신탁’에 대한 정보를 줬습니다. 이미 일부 건설 현장에서 시행하고 있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건설사업장에서는 대부분 몰라서 적용을 못 했던 것이었습니다.

‘상생채권신탁’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우선 도급 상생채권신탁이 있습니다. 발주자(건축주)가 수급인(시공업자)에게 매월 기성금을 지급할 경우 도급 상생채권신탁만 진행가능합니다. 다음으로는, 하도급 상생채권신탁이 있습니다. 상생 채권 하도급 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거래 당사자 간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이 시스템은 하도급업체가 보유한 채권을 신탁하여, 공사 대금의 지급을 보장하고 경영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어서 상생채권신탁의 장단점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생채권신탁은 기업 간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설계된 금융 상품으로, 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을 신탁 형태로 관리하는 방식이지만, 이를 NH투자증권에서는 발주자와 수급인 그리고 하수급인, 노무자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제도로 확대하였습니다. 다음과 같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1. 발주자와 수급인 간의 거래에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으며, 발주자가 수급인에 대한 채권을 신탁함으로써, 수급인의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거래 관계를 강화할 수 있어 신뢰성을 향상하는 제도입니다.
2. 수급인은 상생채권신탁을 통해 발주자의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이는 수급인의 자금 유동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됨에 따라 자금조달이 용이합니다.
3. 신탁을 통해 채권이 관리되므로, 채권의 회수 위험이 분산됩니다. 이는 수급인이 발주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4. 이 제도는 발주자와 수급인 간의 상생 협력을 촉진함으로 경제 전반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상생채권신탁은 수급인의 부실로 인한 각종 채무 불이행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지만, 몇 가지의 선행되어야 할 점들과 단점이 존재합니다.

1. 상생채권신탁은 위탁자인 수급인과 신탁 기관 간의 복잡한 계약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2. 신탁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수수료와 관리 비용이 발생합니다.
3. 상생채권신탁이 법적으로 완벽하게 보호받지 못할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좀 더 자유롭게 발주자와 수급인 간 상생채권신탁 운영이 가능하도록 개선한 것이 있어 이번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NH투자증권‘에서 현재 운영 중인 ‘도급 상생채권신탁’이 바로 그것입니다. 채권신탁을 수급인이 직접 운영할 때 가장 큰 문제가 수수료와 관리비이며, 이 부분은 건설노동자 중개 플랫폼 ‘가다’와 ‘NH투자증권’에서 상호 업무협약을 맺음으로써 ‘가다’에서 상생신탁운용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수급인의 부담을 덜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맺음말에서 언급해 드리겠습니다.

도급 상생채권신탁은 발주자와 수급인 그리고 하수급인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신탁사가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해줌으로써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모두에 안정성 확보를 담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도급 상생채권신탁은 수급인, 하수급인 그리고 노무자 등 모두의 금전적 리스크를 신탁사에 맡김으로 안정성 확보를 통한 경영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분쟁의 시작은 상당 부분이 공사비(금전)로부터 시작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다툼이 파생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탁사를 통한 채권 관리를 맡기고 운영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미래에 발생할 분쟁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이며, 이 부분에 대한 주제로 필자가 그동안 진행했었던 다양한 분쟁 사례를 상생채권신탁과 매칭해 말씀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그림은 도급 상생채권신탁에 관한 사항으로 발주자와 수급인이 계약서를 작성할 때, 표준계약서 제42조(특약사항) 기재 시 ‘상생채권신탁’ 명문화를 통하여 가입하도록 한다면 건설 현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얼마 전 수행했던 분쟁이 바로 그 예라 할 것입니다. 경기도 모 지역에서 의뢰받은 용역을 토대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현장은 수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서 의뢰인은 저희에게 분쟁과 관련하여 ⓐ수급인에게 지급되어야 할 기성고 비율(%)을 정하고, ⓑ하자 보수를 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 비용, ⓒ재입찰에 필요한 설계내역서 작성, ⓓ혹시 모를 설계서 검토, ⓔ설계 수량을 다시 검토해 줄 것과 ⓕ새로 발주 시 필요한 잔여 공정을 기반으로 공사 예정 공정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수급인 계약 초기 하수급인과의 계약에서 불공정한 부분이 있어 현장에서 기성과 납품 대금으로 소란이 빈번히 발생하였고, 예정된 공정표상 공사가 지연되는 등 문제 조짐이 일기 시작하였습니다. 발주자는 사전 방지를 위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현장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선급금 집행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발주자와 수급인 간 불신이 커질 무렵, 현장에 제3채권자가 가압류 통보를 법원으로부터 받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수급인과 하수급인 등 공사 관계자들과도 공사비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었던 것입니다.

이 경우 수급인이 ‘상생채권신탁’ 계약을 체결했다면 제3채권자는 직접적으로 본 현장에서 권리행사를 못 하게 되었을 것이며, 현장 관련 작업자뿐 아니라 납품, 중기 등 대금 수령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심지어 작업 중단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문제가 많은 수급인을 배제하고 하수급인 등 직접 신탁수익금을 직불 처리할 수 있어 좋지 않았을까요?

그나마 발주자는 수급인이 더 이상 공사를 이행하지 못할 것이 예측되어 표준도급계약서에 있는 제34조(도급인의 계약해제 등) ‘① 도급인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 조항을 근거로 공사 해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수차례에 걸쳐 내용 증명과 각종 매체를 통하여 통지하게 되었고 최종 공사 계약의 해지 통보를 하게 되었습니다. 수급인과 계약 해지로 마무리하게 되면서 정상적으로 공사가 이행되었다면 입지 않았을 준공기일 지연에 따른 이자 손해액, 정상 준공 시 얻게 될 재화, 공사 중단에 따른 이미지 손실 등의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발주자와 수급인 간 준공 시점에서 서로의 관점 차이가 큼에 따라 정산 합의가 안 될 경우 상생채권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좀 더 유연하게 정산 합의를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설계변경과 기성금 청구 등 사전에 신탁사를 통하여 전문가의 도움(감정)으로 정산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까닭입니다.

다음 사례는 지난 호에 언급된 분쟁으로, 준공 시점에 발주자와 수급인 간 정산금의 갭이 너무 큰 관계로 준공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사건입니다. 허가 도면으로 발주자와 수급인이 계약을 체결하였고, 착공 시점에 추가된 실시 도면(시공 도면)을 토대로 시공하면서 각종 민원과 현장의 여건 등 많은 부분에서 설계변경이 이루어졌습니다. 변경 당시 설계변경에 따른 시공 방법, 품질, 공사 기간, 전체 현장에 미치는 영향 등 공사비 차액까지 비교 검토하여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기성금 지급이 되었다면 이렇게까지 서로 불신을 키우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장에서 신탁사를 통한 상생채권신탁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신탁사의 역할 중 하나인 제3자 입장에서 기술적, 원가의 판단을 통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는 대형 프로젝트나 소규모 건축물이나 매한가지입니다. 상생채권신탁을 건설 현장에 도입하게 된다면 체불로 인한 공사 중단, 소모적인 정산 분쟁을 예방하여 공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출장길에 전화 주신 지방에서 건설업을 운영하는 대표님의 전화를 받고 여러 방법을 모색하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채권신탁에 들어가는 비용을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 건설산업에 필요한 제도로, 발주자와 수급인 모두 손해 볼 것이 없다고 여겨집니다. 단지 현장에 투입될 일용직 노무자를 건설 일용직 알선 플랫폼 ‘가다’를 통하여 이용하시면 되는 것입니다. 몇 명을 불러 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 필요한 만큼 인력 파견이 가능합니다. 큰 현장은 아무래도 많은 인원이 들어가고, 신탁과 관련된 업무량도 많을 것이고, 작은 소규모 현장은 그 나름대로 적은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이기에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상생채권신탁 업무에 소요되는 비용을 NH투자증권과 업무협약을 맺은 ‘가다’ 업체에서 일체 부담하는 구조로,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을 숙지하시고 독자 여러분이 진행하시는 사업장에 적용하셔서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상생채권신탁 시 제공되는 서비스를 정리한 표입니다.

상생 채권 및 건설 분쟁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사항이나 더 자세한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이 계시면 이메일(cost345@naver.com)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자료_ 류보현 소장 : ㈜마스원기술사사무소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석사를 졸업하고, 現 ㈜마스원기술사사무소 대표 기술사로, 계명문화대학교 겸임교수, 전국 10개 법원 감정인, 대한상사 중재원 건설 분쟁 중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6천 건 이상의 수량 산출 및 공사비 산정 등의 경험이 있으며 각종 법원 감정 및 사감정(설계 변경, 기성고, 하자보수, 돌관비,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비, 공사비 적정성 검토 등 10여 년간 150건 이상)을 진행했다. 닉네임 ‘적산의 신‘으로 카페 및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공학회 및 기술사회에서 적산 관련 강연을 하고 있다. https://cafe.naver.com/marsone

구성_ 오수현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12월호 / Vol.310 www.uujj.co.kr

전원속의 내 집(2024년 12월호)

저자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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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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