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50년간 노부부 둘이서 만든 꽃밭이에요?" 1만 평 크기의 수선화·동백꽃 정원

노부부의 50년 집념이 꽃피운
노란 기적 거제 공곶이

1만 평 대지에 새겨진 수선화의 향연과 333개의 동백 터널 1969년부터
맨손으로 일궈낸 계단식 정원

지난 시즌 거제 공곶이 수선화/출처:한국관광공사

바닷바람 속에 여전히 겨울의 잔재가 남아 있는 2026년 3월, 거제도의 남쪽 끝자락 '공곶이'에는 누구보다 이른 봄이 도착해 있습니다. 바다를 향해 궁둥이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온 지형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한 노부부의 평생이 응축된 '삶의 정원'입니다.

1969년부터 강명식·지상악 부부가 황무지였던 산비탈을 맨손으로 개간해 일궈낸 1만여 평의 꽃밭. 이제는 거제시가 그 숭고한 경관을 이어받아 위탁 관리하며, 매년 봄이면 전국의 여행자들에게 노란 수선화의 물결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333개 돌계단과 붉은 동백이
안내하는 '천국의 문'

공곶이로 향하는 여정은 예구마을에서 시작됩니다. 마을 뒤편 고개를 약 20분 정도 오르면, 비로소 공곶이의 입구인 '333 돌계단'을 마주하게 됩니다.

거제 공곶이 동백터널 /출처:한국관광공사

동백 터널의 환대: 일명 '천국의 계단' 이라 불리는 이 가파른 구간 양옆으로는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초봄이면 계단 위로 툭툭 떨어진 붉은 동백꽃잎들이 레드카펫 처럼 깔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묘한 정취를 자아냅니다.

거제 공곶이 333 계단 동백터널 /출처:한국관광공사

시야가 터지는 순간: 동백 터널을 지나 계단 끝에 다다르면, 갑자기 시야가 확보되며 계단식 산비탈을 빼곡히 채운 노란 수선화 군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짙푸른 남해 바다와 노란 꽃밭이 한 화면에 담기는 이 순간은 공곶이 여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1만 평 대지를 물들인 50여
종의 생명력

공곶이 수목원에는 수선화뿐만 아니라 부부가 50년간 정성으로 심어온 50여 종의 나무와 꽃들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거제 공곶이 수선화/출처:한국관광공사

수선화의 변주: 3월 초부터 고개를 내미는 조생종 수선화를 시작으로 미니 수선화와 나팔 수선화가 차례로 만개합니다. 3월 중순이면 노란 꽃물이 절정에 달하며, 은은한 천리향의 향기가 종려나무 사이사이를 메웁니다.

바다와 맞닿은 정원: 수선화 밭 너머로 는 동글동글한 돌들이 깔린 몽돌해변이 이어집니다. 파도가 몽돌 사이를 빠져나가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수선화를 감상하다 보면, 이곳을 일궈낸 노부부의 땀방울이 얼마나 정직한 결실을 맺었는지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함께 즐기는 거제의 봄
내도와 와현 해변

공곶이 앞바다 너머로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내도'는 공곶이와 함께 묶어 여행하기 좋은 최적의 코스입니다.

거제 내도 풍경 /출처:한눈에 거제 홈페이지

신비의 섬 내도: 구조라 선착장에서 도선을 타고 들어가는 내도는 섬 전체를 도는 약 3km의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공곶이에서 내도를 바라본 뒤, 직접 섬으로 들어가 숲길을 걷는 것은 거제 봄 여행의 정석과도 같습니다.

수선화 축제: 매년 3월 중순이면 예구항 일원에서 수선화 축제가 열려 공연과 체험 부스 등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합니다. 인근 와현 모래숲 해변과 구조라 해수욕장을 연계하면 하루를 꽉 채운 알찬 여행이 완성됩니다.

거제 공곶이 이용 및 가이드

거제 예구항 /출처:한국관광공사

위치: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94-2 (내비게이션 '예구항' 입력)
이용 시간: 상시 개방 (야간 조명 시설 없음, 일몰 전 방문 권장)
이용 요금: 입장료 및 관람료 무료
주차 정보: 예구마을 및 예구선착장 인근 공영 주차장 이용

도전 코스: 능선을 넘어 333개 돌계단과 동백 터널을 경유하는 길 (다소 가파름)
편안 코스: 해안 탐방로를 따라 평탄하게 왕복하는 길 (보행 약자 추천)

방문 에티켓: 수선화 화단 무단출입 및 채화 절대 금지,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기

지난 시즌 거제 공곶이 수선화 /출처:한눈에 거제 홈페이지

거제 공곶이는 우리에게 '인내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50년 넘는 세월 동안 묵묵히 호미질을 멈추지 않았던 노부부의 손길이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날 이 눈부신 노란 바다를 만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번 주말, 333개의 돌계단을 딛고 내려가 남해의 푸른 파도와 노란 수선화가 맞닿는 풍경을 마주해 보세요.

출처:자연으로가는길,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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