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웹툰 되는데 게임만 왜… "사전 검열 폐지" 21만명 헌법소원
뉴단간론파V3 등급거부 단초...동일 논리론 오징어게임도 문제
"게임 고유 검열 기준...창작 자유, 문화 향유권 제한에 해당"

'게임'을 다른 콘텐츠와 차별하지 말라며 게임 이용자 21만명이 뭉쳤다. 이들은 게임을 사전에 검열하고 유통을 원천 차단하는 게임산업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과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의 김성회씨 등은 지난 8일 서울 안국동 헌법재판소에서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2항 3호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번 헌법소원에는 21만751명이 모였다. 이는 헌법소원 사상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08년 6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위생 조건에 대한 위헌확인 청구인 9만5988명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이용자들이 문제 제기를 한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2항 3호는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해 범죄심리나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게임물을 제작 또는 반입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이용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계기는 '뉴단간론파V3' 게임의 등급분류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2017년 이 게임의 등급을 매기는 것을 거부해 이용자들은 합법적으로 게임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청구인들은 미국, 유럽, 일본, 대만 등 각국에서 통과된 이 게임의 심의를 왜 거절했는지 판정 이유를 알기 위해 회의록을 요청했으나 비공개 처리돼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8월 '김성회의 G식백과' 유튜브 채널에서 회의록이 공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등급위원들은 살인을 즐기는 게임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성인이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보고 7인의 위원들이 거부 판결을 했다. 그러나 '뉴단간론파V3'와 같은 논리를 영상 콘텐츠에 적용하면 '오징어게임'도 방영이 힘든 수위의 콘텐츠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성회씨는 "이들이 말한 검열 이유는 게임은 영화, 드라마, 웹툰과 달리 직접 조작 가능한 특수한 콘텐츠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로 문제가 된 게임 내 폭력적인 장면은 직접 조작 불가능하고 오직 관람만 가능한 장면으로, 이 사례는 게임 검열위원들의 비전문성과 제멋대로 검열에 대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오징어 게임' PD가 드라마가 아닌 게임 디렉터였다면 그는 위대한 창작자가 아니라 범죄자가 됐을 것"이라면서 "'망치를 든 자에겐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외국 속담이 있는데, 게임물관리위는 게임을 튀어나온 못으로, 게임 이용자를 예비 범죄자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임과 달리 영상물등급분류는 위원회의 등급 심사에 따라 시청 가능한 연령을 제한하지만, 폭력성·선정성·사회적 행위 등의 표현이 과도해 인간의 보편적 존엄, 사회적 가치, 선량한 풍속, 국민 정서를 현저하게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제한 상영가' 등급을 부과한다. 해당 등급으로 지정된 영화는 지정된 곳에서만 상영할 수 있고 홍보가 불가능하다. 제한적으로 상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 검열 이후 유통이 원천 차단당하는 게임과 다르다.
청구인 측은 이러한 제한은 영화, 드라마, 웹툰 등에는 없는 게임만의 검열 기준으로, 이는 게임업계의 창작의 자유, 이용자의 문화 향유권을 제한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조항의 모호함은 국민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심의자에 따라 해석이 바뀔 수 있어 헌법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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