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필드서 펼쳐진 전설들의 맞대결...도르트문트, 리버풀과 2-2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레전드 위크’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목요일, 로테 에르데 슈타디온에서 열린 벤피카 리스본과의 레전드 매치에서 1-1로 비긴 도르트문트는, 토요일 안필드에서 6만 1천여 명의 만원 관중 앞에 리버풀 레전드 팀과 맞붙었다.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친 도르트문트는 후반 들어 반격에 성공하며 결국 2-2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매진된 안필드에서 열린 이번 친선경기에서 리버풀은 스티븐 제라드, 피터 크라우치, 티아고 알칸타라 등 세계적인 스타 출신 선수들을 대거 내세웠다. 또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역시 벤피카전과 비교해 일부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 예르크 하인리히와 노비 디켈이 이끄는 도르트문트 레전드 팀에는 폴란드의 두 전설, 야쿱 블라시치코프스키와 우카시 피슈체크도 새롭게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킥오프 전부터 안필드 그라운드에서는 감동적인 재회 장면이 이어졌다. 리버풀의 사령탑으로 터치라인에 선 위르겐 클롭은 경기장 점검 도중 과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함께했던 인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또 양 팀 팬들이 하나 되어 ‘You'll Never Walk Alone’을 함께 부르는 순간은 경기 전부터 진한 전율을 안겼다.



전반전은 홈팀 리버풀이 주도했다. 공격의 중심에는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한 티아고 알칸타라가 있었다. 현역 은퇴 후 불과 2년밖에 지나지 않은 티아고는 34세의 나이로 이날 그라운드에서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선수이기도 했다. 그리고 리버풀의 선제골도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티아고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도르트문트 골문을 열며 리버풀에 리드를 안겼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공격 전개에 질서를 잡으려 했지만, 리버풀의 촘촘한 수비 조직을 상대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전반 34분에는 리버풀의 상징적인 인물 스티븐 제라드가 로만 바이덴펠러와 일대일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바이덴펠러가 환상적인 선방으로 위기를 막아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은 전반 38분, 제이 스피어링이 강력한 중거리 슛을 골문 상단 구석에 꽂아 넣으며 리버풀이 2-0으로 달아났다.



후반전에는 양 팀이 대거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모든 선수들에게 고르게 출전 시간을 부여했다. 분위기를 바꾼 쪽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였다. 도르트문트는 한층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기 시작했고, 후반 18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모하메드 지단이었다. 벤피카전 득점에 이어 이번 ‘레전드 위크’ 두 번째 골을 기록한 지단은 침착한 마무리로 1-2를 만들었다.

경기 막판 도르트문트는 동점골을 위해 거세게 밀어붙였지만, 발데스와 라이트너가 잡은 좋은 기회들이 잇따라 무산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후반 36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모리츠 라이트너가 절묘하게 올린 크로스를 신장 2m 2cm의 얀 콜러가 머리로 받아 넣었고, 그는 현역 시절을 떠올리게 하듯 멋진 헤더 골로 2-2 균형을 맞췄다. 다만 이날 경기는 승부 그 자체보다, 축구를 향한 순수한 즐거움과 익숙한 얼굴들의 재회, 그리고 양 팀이 보여준 깊은 상호 존중이 더욱 돋보인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