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영원한 적은 없다” 힘 모으는 완성차 회사
-현대차·GM 포괄적 협력 위한 맞손
-공동으로 주요 원자재 구매, 공급망 관리 수월
-급변하는 시장 대응, 다른 브랜드와의 협력도 기대
지난주 현대차와 제너럴모터스(GM)의 포괄적 협력 발표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대응을 목표로 두 회사가 힘을 합쳤을 때 나타날 시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3위(현대차)와 5위(GM)가 동맹을 맺은 만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설까지 나돌고 있다. 서로의 이익 기대가 맞물린 협력인 만큼 시선은 이제 ‘어떻게?’로 모아진다.
현대차와 GM의 협력은 단순히 중국 전기차 방어용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진짜 의미는 두 회사가 가진 방대한 인적, 물적 자원을 기반으로 한 협업 효과다. 대표적으로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다양한 제품의 공동 개발 등이다.
가장 먼저 제기된 시너지 효과는 각종 원자재 및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에 따른 비용 절감이다. 각 나라가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점차 공장이 있는 곳에서 모든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때 공동 구매에 나서면 그만큼 조달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차 미국 공장과 GM 공장이 각각 사용하는 철강을 통합 구매하면 그만큼 비용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곧 부품 관세 압박을 벗어나는 것이어서 해외 생산 이익도 증대할 수 있다. 동시에 안정적인 부품공급, 원자재 공급망 확보로 이어져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서로의 공장에서 위탁 생산도 예상된다. GM의 캐나다 공장에 현대차가 생산을 맡길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GM은 자신들이 현대차에 매각한 인도 공장에서 GM 제품의 위탁 생산을 요구할 수도 있다. 특히 미래 자동차 부문을 교류하면 전환 비용이 크게 낮아지기 마련이다. 나아가 니켈 등 배터리 필수 원료 등을 공동 구매해 도입 단가를 낮출 수도 있고 국내 배터리 업체와의 확장성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신차 공동 개발 가능성도 높아진다. 빠르고 합리적인 가격에 차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만큼 하나의 차종을 여러 가지 브랜드로 출시하는 리배징 전략을 앞세워 양사 모두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비용을 크게 아껴야 하는 GM 역시 득이 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적극적인 협력이 최근 현대차가 인수한 GM 인도 공장이 발판이 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난해 GM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현대차가 인수하면서 미래 자동차 산업 대응과 시장 협력 방안을 모색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 지금과 같은 에너지 전환기를 견뎌내지 못하면 결국 자동차산업 부문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잘 알고 있어서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차의 협력 확장이 GM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GM 뿐 아니라 현대차는 토요타와도 협력을 확대하려 한다. 특히 수소 부문에서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동력 전환 시대를 주도하려 한다. 결국 자동차 제조업이 가야 할 또 다른 길은 수송 부문의 에너지 주도권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이달 모터스포츠를 계기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토요타그룹 아키오 회장이 만날 수 있다는 소식도 결국은 수소 부문의 협력이 필요해서다. 미래의 이동 산업은 단순한 제조가 아니라 에너지 공급과 그에 걸맞은 동력
수단을 함께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에 다가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완성차 회사들 간의 협력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질 예정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떠나 중국의 신생 브랜드가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차지하는 만큼 기존 완성차기업은 시장을 지켜야 하는 절박함이 다가오는 중이다. 오랜 시간 라이벌이었던 회사들이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다시 원 팀으로 힘을 합쳐 지금의 변화를 극복하려는 노력이다. 오랜 시간 각 회사들이 다져놓은 판매와 생산 인프라, 즉 ‘규모의 경제’ 이점을 온전히 누리기 위한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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