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커피 마셔?"…난리 난 '초록 음료' 젠지들 꽂힌 이유 [트민자]
[편집자주] 트민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의 줄임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미국 뉴욕시의 고급 주거지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사는 엠마(12)는 학교가 끝나면 일주일에 한두 번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블랭크 스트릿 커피다. 엠마는 부모님 카드를 빌려 이곳에서 산 7달러(약 9600원)짜리 아이스 말차 음료를 들어 보이며 "처음엔 안 좋아했는데 이제는 좋다"면서 "예전에는 여기가 뭔지 몰랐는데 틱톡에서 보고 알았다. 유행이 됐다. 고등학생들이 많이 주문한다"고 말했다.

말차는 커피보다 카페인이 적지만 L-테아닌 성분으로 천천히 몸에 흡수돼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하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덕분에 커피의 긴장감은 줄이고 각성 효과는 오래 가져가는 대안으로 젊은 층의 주목을 받게 됐다. 팝스타 두아 리파, 블랙핑크 제니, 셀레나 고메즈 등 Z세대 스타들이 일상에서 말차를 소비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유행을 부채질했다.
시각적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말차의 선명한 초록색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며 SNS(소셜미디어)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 커피 대신 말차 가루를 체에 내리고 대나무 거품기로 가루를 녹이고 짙은 말차가 우유와 부드럽게 섞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나 사진에 '좋아요'가 쏟아진다. 일본 다도에서 비롯된 깊은 문화적 배경 덕에 빨리 소비되고 잊히는 유행과 다른 결을 만들어낸다는 분석도 있다. 말차를 마시는 행위가 Z세대에게 순간을 음미하는 작은 의식이자 문화적 경험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일본학과 레베카 코벳 교수는 NBC를 통해 "사람들이 말차가 건강해진다고 좋아하는데 그건 사실"이라며 "1200~1300년대에도 일본 사람들은 말차가 숙취 해소에 좋다며 말차를 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보면 말차의 선명한 초록색이 시각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여기에 '쿨 재팬'으로 불리는 요소, 세련된 미니멀리즘의 미학이 더해졌다. 이런 모든 게 말차를 중심으로 포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멀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무장해 말차 메뉴를 내세운 소규모 카페들 역시 안락한 분위기가 대부분인 미국식 카페와 대비되며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 SNS에서 유명한 LA 커뮤니티굿즈는 테이블이 몇 개 없는 작은 매장이지만 시그니처 메뉴인 마차(MATCHA, 말차의 일본식 발음) 아인슈페너를 맛보기 위해 매일같이 긴 줄이 늘어선다. 저스틴 비버 부부가 자주 찾는 동네 카페로도 알려져 있다.
말차 음료 가격은 상승세다. 결제 처리회사 스퀘어에 따르면 말차 라떼 한 잔의 평균 가격은 6.15달러로 지난해 5.84달러에서 올랐다. 그런데도 수요가 줄기는커녕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다. 말차 생산 국가인 일본의 기록적인 폭염과 재배 농가 감소 여파다. 세계일본차협회에 따르면, 2000년~2020년까지 일본 차 농가 중 80%가 재배를 중단했다. 2023년 말차 제조에 사용되는 전용 찻잎 생산량은 약 4600톤(t)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요리용 마차 대신 다도에 사용되는 최고 품질의 마차에 몰리고 있다. 2023년 라스베이거스에 문을 연 카페 '어번말차'의 알프레드 챈 매니저는 NBC에 "보통 말차를 주문하면 한두 달 사이에 도착했지만 이젠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털어놨다.
스퀘어의 식음료 담당 책임자 밍타이 후는 "아주 저렴하고 단순한 것엔 최소한만 쓰고 특별한 경험에 과감하게 지출하는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면서 "말차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들은 계속 구매할 것이다. 말차는 색상, 맛, 건강 면에서 모두 매력을 갖고 있다. 이런 요소는 오래도록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고 진단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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