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처음 한국 배우 이름을 불렀다" 여우주연상 안긴 그 영화

사진=영화 '밀양'

2007년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의 이름이 처음으로 호명됐습니다. 여우주연상이었습니다. 그전까지 한국 영화는 감독상과 심사위원상을 받은 적은 있어도 배우 부문 수상은 없었죠. 그 벽을 넘은 작품이 이창동 감독의 '밀양'입니다.

한국 배우 최초의 칸 여우주연상

전도연은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한국 배우가 칸에서 연기상을 받은 첫 사례였습니다. 앞서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경쟁부문 수상을 기록했지만, 배우 부문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박찬욱 감독의 심사위원상, 이창동 감독의 각본상, 송강호의 남우주연상으로 이어지는 흐름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한국 영화와 칸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순간입니다.

사진=영화 '밀양'

밀양이라는 도시로 내려간 사람

이야기는 남편을 잃은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가면서 시작됩니다. 새로 시작해 보려 하지만 그곳에서 또 한 번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겪게 되죠. 영화는 그 이후 그가 신앙에 기대고, 다시 무너지고, 스스로를 어떻게 추스르는지를 따라갑니다. 위로를 쉽게 건네지 않는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밀양이라는 지명의 뜻을 떠올리면 제목부터 다르게 읽힙니다.

사진=영화 '밀양'

전도연이라는 배우

이 작품에서 전도연은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무너지는 과정을 그대로 노출합니다. 울음과 웃음의 경계가 사라지는 장면들이 특히 많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칸 심사위원들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수상 이후 그는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지금까지도 그 이름으로 불립니다. 한 작품이 배우의 경력을 바꿔 놓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진=영화 '밀양'

송강호가 만든 균형

이 작품에는 송강호도 출연합니다. 그가 연기한 종찬은 주인공 곁을 맴돌며 어설프게 마음을 표현하는 동네 카센터 사장입니다. 무거운 이야기 속에서 유일하게 숨 쉴 틈을 만들어 주는 인물이죠. 두 배우는 이후에도 여러 작품에서 다시 만났고, 각각 칸에서 연기상을 받은 배우가 됐습니다. 종찬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견디기 훨씬 어려웠을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조연의 역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합니다.

사진=영화 '밀양'

쉽지 않지만 남는 영화

이 작품은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는 아닙니다. 러닝타임이 길고 감정적으로도 소모가 큽니다. 다만 한 번 보고 나면 오래 남는 쪽에 가깝습니다. 용서라는 단어를 두고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파고드는 한국 영화는 지금도 많지 않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집중해서 보기를 권합니다. 현재 여러 OTT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사진=영화 '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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